김세환 (Homepage) |
2003-06-27 15:13:28, 조회 : 65, 추천 : 2 |

잠수를 마친 후 시간이 어느 정도 경과해야 비행기를 탑승하는데 안전할까? 요즘에는 이런 질문을 하면 거의 모든 다이버들이 12시간이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사실조차 몰랐었으나 요즘에는 해외 다이빙 투어를 다녀올 때의 마지막 다이빙에는 항상 이것을 고려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장세명)가 얼마 전에 필리핀 투어를 다녀왔는데... 3일간의 다이빙중에 2일 간은 하루 4회 잠수(야간 잠수까지)를 하였으나 마지막 3일째는 3회 다이빙으로 오후 3시경에 잠수를 마쳤다. 물론 다음날 비행기를 타는 시간이 오후 3시경이었지만 3일동안 11회의 잠수를 하였기에 12시간보다는 좀더 안전하게 거의 24시간을 기다리는 편이 보수적인 의미에서 보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 그랬었다.
그럼 왜 12시간이나 24시간을 기다려야 하는가? 그것은 압력 때문이다. 제대로 교육을 받은 다이버라면 다 아는 진리 - 잠수를 하는동안 다이버들이 마시는 공기는 주위의 수압과 같은 압력의 공기를 마시게 되는데 이때 호흡을 통하여 폐 속으로 들어간 과도한 질소는 우리 혈액과 혈장 속에 녹아 들어가 신체 여러 부위에 축적이 된다. 하지만 상승을 할 때는 압력이 감소하므로 녹아있던 질소가 기체의 형태로 빠져 나와서 폐를 통하여 배출되는 것이다.
즉, 질소 기포가 생기는 원인은 잠수의 끝 부분에 수면으로 상승할 때 또는 잠수를 마쳤으나 계속해서 높은 고도로 올라갈때(비행기를 타거나 고산 지대로 차를 몰고 올라가는 등) 그 외에 잠수를 하지 않았어도 적절한 여압장치 없이 아주 높은 고도로 상승할 때 등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이빙을 마치고 난 다음에는 체내에 녹아있던 질소를 충분히 배출하여 기포가 생기는 원인을 제거한 다음 비행기를 타위 위하여 장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고도에 따른 압력과 신체의 영향을 단계별로 알아보자. 5000피트(1524m)이하 이 정도의 고도까지는 1000피트당 약 1psi의 압력이 줄어든다. 하지만 이 고도를 넘어서면 1000피트당 줄어드는 압력도 작아진다.
5000피트(1524m) 이 고도에서 산소를 호흡하면 야간 시야(night vision)가 좋아진다.
8000피트(2438m) 미연방항공국(FAA)에서 허용하는 여객기 객실내의 최대압력에 해당하는 고도이다. 여객기 승객들은 이 한도를 넘는 압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10000피트(3048m) 미공군 규범에 따르면 이 고도부터 여압장치가 없는 항공기의 승무원들에게는 산소 호흡이 필수적이다.
18000피트(5486m) 이 고도에서는 대기압이 반으로 줄어든다(0.5기압).
23000피트(7010m) 이 고도에서부터 경미한 감압병이 발생할 수 있다.
30000피트(9144m) 대기압이 1/4로 줄어들며 심각한 감압병이 발생할 수 있다.
40000피트(12192m) 이 고도에서는 호흡을 할 때 산소를 공급해주는(레귤레이터처럼) 장치로 산소를 호흡할 수 있는 최대 고도, 이 고도이 대기압은 140mmHg 이하이다.
42000피트(12802m) 미연방항공국에서 허용하는 보잉 727, 707, 더글라스 DC8 기종의 초대고도.
45000피트(13716m) 15mm 양압 산소 마스크를 이용한 산소호흡으로 올라갈 수 있는 최대한계인 고도, 이 기구를 사용해도 잘 훈련된 운동선수라도 수분밖에는 견딜 수 없다.
45100피트(13747m) 미연방항공국에서 허용하는 보잉 747의 최대 고도.
50000피트(15240m) 이 고도에서 여압장치가 고장나면 항공기 조종사들도 6-7초 정도 후에는 의식을 잃게된다. 여압복이나 압력캐빈이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63000피트(19202m) (암스트롱 라인) 이 고도에서는 섭씨 37도 물이 그냥 끓을 수 있는 압력이 47mmHg 밖에 되지 않으므로 섭씨 37도의 혈액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
수중 고압 의학학회(UHMS)이 1989년에 정하여 발표한 잠수후 비행에 대한 권장사항을 지금까지 DAN이나 다른 스쿠바 교육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일부 다이빙 그룹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반기기도 하지만, 어떤 그룹에서는 레크레이션 다이버들에게 너무 보수적인 불필요한 제한을 가한다고 불평을 하기도 한다. DAN에서 발표한 개정된 잠수 후의 비행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아래와 같다.
1. 잠수 후 여객기(객실 압력이 8000피트(2438m)에 밎추어져 있다.)를 탈 때는 최소한 12시간의 수면 휴식 시간을 가질 것.
2. 여러 날 동안 매일 다수의 다이빙을 했을 때, 혹은 감압 정지가 필요한 다이빙을 했을 때는 수면 휴식 시간을 더 늘릴 것
3. 다이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수면 휴식 시간도 더 늘릴 것.
이상의 권장사항은 스포츠 다이빙(공기를 이용한)에 해당되며 컴머셜 다이빙이나 나이트록스 다이빙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감압병의 복잡한 특성과 감압 스케줄이란 것이 워낙 검증이 불가능한 가정 하에서 만들어졌으므로 잠수 후에 감압병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확정된 지침이란 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결과를 두고 자그마한 반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레크리에이션 다이빙 때문에 감압병에 걸린 1159 케이스에 대하여 비행기 탑승이 DCS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 한번의 재압 치료로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경우 혹은 치료 후 3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에 대하여 소급하여 분석한 보고서가 있는데.......
조사 대상은 1) 비행기를 타지 않은 사람 2) 비행기를 타기 전에 증상이 있었으나 어떻게든 비행기를 탄 경우 2)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증상이 없었으나 비행을 하는 도중 혹은 마치고 난 후에 증상이 생긴 경우였다. 전체 감압병 환자중 13.9%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이미 증상이 있었던 반면 비행을 하는 도중이나 마친 후에 증상이 생긴 경우는 5.3%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비행을 하는 도중이나 후에 발생한 증상들도 비행기를 타지 않은 환자들의 증상에 비하여 더 심각하거나 재압 치료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감압병 증상이 이미 있었던 다이버가 비행기를 탔을 경우에는 재압 치료를 하였더라도 TyprⅡ DCS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거나 3개월 후에도 증상이 남아있는 등 통계적으로 중요한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즉 잠수 후에 비행기를 탄 다음 발생한 감압병은 일반적인 감압병과 별 차이가 없었으나 이미 감압병의 증상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탔을 경우에는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잠수 후에 12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일부 다이버들에게는 너무 오랜 시간이라고 불평할 수도 있다는 구실을 준다고 하겠다.
그러나 옛말에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고 했거늘 안전이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법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