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괌 금환일식을 보고 온 기록
작년 말에 일식이 일어나는 장소와 날짜를 살펴보다가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에 금환일식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장소가 한국에서 쉅게 접근이 가능한 지역인 싱가포르와 괌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비록 개기일식이 아닌 금환일식이지만 한번 가보자 하는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5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아들내미한테 물놀이 시켜준다는 아주 그럴 듯한 핑계로 가족여행을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물놀이와 스노클링을 즐기고 일식 전날인 25일에는 남부지역으로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가장 전망이 좋았던 자리는 Merizo Bell Tower라는 곳이었고, 돌아오는 길에 베트남 참전용사 추념 공원도 플랜B의 장소로 점찍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식 당일에는 Umatac 마을이라는 곳의 마젤란기념비 앞에서 관측을 했습니다. 일본에서 단체로 일식 관광(?)을 온 팀들이 해변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집사람의 권고에 따라 급히 관측 포인트를 변경하였습니다. 바람도 세지 않고 자갈이 깔린 잔잔한 바다가 평화로운 곳이더군요. 가까운 곳에 화장실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Umatak 마을 마젤란기념비 앞 해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장비를 설치하는데 날씨는 덥고 저질체력 탓인지 애를 좀 먹었습니다.
태양에 흑점이라도 있으면 촛점을 잡는데 수월할 텐데 요즘 태양이 다들 알다시피 티 하나 없이 맑기만 해서 하는 수 없이 대충 맞추고 준비 완료. 2017년 개기일식을 준비할 때는 네, 다섯 번 리허설도 했는데 이번에는 겨우 한번 세팅해보고 관측에 나선 상황이라 좀 불안하기는 했지만 그냥 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네요.
촛점 맞출 때의 말간 얼굴의 태양 사진 한번 보시죠. 태양 필터 사용하고, FS-60Q에 캐논 70D로 찍었습니다.
일식을 관측 중인 일본 단체 팀들입니다. 70대로 보이는 노년 여성도 있고, 중년의 여성, 휠체어를 타고 온 장애인 여성들이 조용히 관측을 했습니다. 해가 저물고 나자 가벼운 탄성과 함께 박수를 치더니 한 켠에 대기 중인 관광버스를 타고 돌아갔습니다.
일식 진행 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노출 및 시퀀스 제어를 SETn'C라는 프로그램으로 했는데 관측지의 경도와 위도를 애초 계획한 곳에서 현 위치로 수정을 하는 것을 잊는 바람에 몇 초 정도 조금 일찍 촬영이 시작되었습니다.
막 링이 만들어지려는 순간의 경계를 확대해 본 것입니다. 여러 색깔이 나타나는데 이 색깔의 의미는 잘 모르겠습니다. 홍염일 가능성은 없겠죠?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 주십시오.
해가 저물면서 한 입 베어 먹은 복숭아처럼 사진이 찍혔네요.^^ 태양이 더 저물면서 경통 앞에 있던 태양 필터를 떼고 수평선으로 내려가는 태양을 찍어보았습니다.
저 장면 이후로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동영상 촬영은 사실 계획도 안 하고 있던 일이라 얼떨결에 찍기 시작했는데 태양 추적 기능을 끄지 않아서 수평선이 위로 위로 올라가는 식으로 촬영이 되었습니다. 좀 이상하게 보이는 걸 감안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이상으로 관측 기록을 마무리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