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는 살아가기 위해서 다양한 영양분이 필요하다. 이중 하나라도 심각하게 결핍이 되면 신체 균형이 깨져서 몸이 삐꺽대기 시작하고 이것이 오래되면 병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균형잡힌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하지만 시기별로 조금 더 필요한 영양분이 있다. 예를 들면 한창 성장하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등학교 시기에는 고기가 엄청 땡긴다. 군대간 조카녀석은 중고등학교때 삼시세끼 모두 고기반찬을 달라고 했을 정도니 말이다. 이것은 성장에 질소 성분이 특히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질소를 많이 함유한 단백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나면 성장기때만큼 고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뼈를 튼튼히 하려고 칼슘을 더 찾게 되는 시기이다. 시기별로 필요양분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사람이나 식물이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모든 성분이 골고루 다 필요하지만 조금더 많이 필요한 양분이 있다는 것이다. 농사를 지을때도 보면 처음에 퇴비와 비료를 많이 주고 밭을 만든다. 이것을 '기비'라고 하며 이 퇴비가 초중반까지 작물이 먹을 밥이 된다. 이때 주는 비료에는 질소 성분이 많다. 하지만 중반이 넘어가면 퇴비기가 떨어져서 추가로 더 주어야 열매를 많이 맺을수 있다. 이때 추가로 주는 비료를 '추비'라고 하는데, 이때는 열매를 맺는 시기이기 때문에 질소보다는 칼륨이나 인 성분이 많은 비료를 준다. 하지만 유기농가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천연물을 이용하여 따로 액비를 만들어놓고 사용한다. 지난번에 만든 생선액비는 질소 성분이 많은 특징이 있고, 이번에 만들 골분액비는 성장기와 결실기에 많이 필요한 인 성분이 많고, 굴껍질로 만든 패화석액비는 결실기에 많이 필요한 칼슘이 많다. 참고로 화학비료는 질소비료, N-K비료 처럼 특정한 성분만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영양분의 편향이 생길수 있다. 반면에 천연액비는 생명체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영양이 많을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모든 영양분이 골고루 있기 때문에 영양균형을 잡는면에 있어서는 장점이 있다. 농사에 있어서 퇴비는 워낙 중요한 부분이라 여유있게 만들어놓으면 두고두고 쓰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 골분액비와 패화석액비를 만들기로 했다. 일단 잘 삭으려면 미생물이 많아야 한다. 물론 그냥 둬도 삭지만 미생물을 넣어주면 훨씬 빨리 삭아서 빨리 사용할 수 있다. 요즘은 EM이란 것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특정한 몇가지 미생물만 있는 것이라 탐탁치 않다. 그래서 산에서 부엽토를 긁어서 넣는다. 부엽토는 산흙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보고이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미생물을 얻을수 있다. 일단 낙엽과 덜 썩은 부분을 모두 긁어내고 나면 완전히 썩어서 흙이 된 부분이 나온다.
이것을 호미로 긁어서 담으면 되는데 너무 많이 파서 생땅까지 긁으면 안된다.
준비가 됐으니 20kg 짜리 골분을 터본다. 잘 삭도록 잘게 파쇄되어 있어서 좋다.
이것을 200리터 통에 다 붓고 물을 가득 부은후 부엽토를 모종삽으로 퍼서 2번정도 넣는다.
그런 다음 긴 막대로 밑에 까지 잘 뒤집어 저어주면 된다.
패화석도 마친가지 과정으로 만들면 되는데 그냥 굴껍질로 하면 녹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잘게 부숴놓은 패화석을 구입했다. 닭 그림이 그려진것을 보니 닭사료에도 넣어주는 모양이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통에 넣은후 물과 부엽토를 붓고 저어주면 된다.
작물 성장 시기별로 필요한 기본적인 액비들을 어느정도 만들어 놓으니 맘이 훨씬 편하다. 이제는 다른집 농사 끝물에 따가라고 할때 토마토나 호박을 한마대씩 따와서 열매 액비를 만들어봐야겠다. * 천연액비는 주로 '자연을닮은사람들'에서 펴낸 [ 친환경유기농업 초저비용으로 가는길] 이란 책을 근거로 만들었다. 저자인 조영상님과 자닮에 고마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