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홍감독님을 지독하리만치 좋아하고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감독님의 선수생활할 때부터 감독님이 있어서 언제나 든든했거든요. 그리고 코치시절을 거쳐 청소년대표팀을 맡으셨을 때나 지금 올림픽 국가대표팀을 맡아 조련하실 때나 뭔가 반드시 해내시리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감독님은 해내셨습니다. 비록 금,은은 아니더라도 동메달을 조국의 품에 안기는 놀라운 역사를 쓰셨습니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스웨덴에게 12:0으로 지고 왔던 것을 생각하면 천지가 개벽하는 사건입니다. 그때 수문장을 하시던 홍(이름은 기억을 못합니다만)선생님이 어느나라인가에 큰 점수차로 지고 자고 일어나서 신문을 봤더니 한국의 키퍼가 아주 골을 잘 막아냈다고 대서특필을 했더랍니다. 비가 와서 가죽공이 물을 먹어 돌같이 무거운데 볼을 잡아 골킥을 하면 하프라인을 넘어가지 못하고 상대방 힘좋은 공격수들이 그 볼을 골문으로 몰고 와서 슡을 하는데 불과 2,3분이 안 걸리더랍니다. 전후반 90분에 그 많은 슈팅을 그 정도로 막아낸 것은 대단한 골키퍼라는 것이죠.
각설하고 제가 감독님께 그리고 소위 기자라는 작자들에게 불편한 것은 다름아니라 김기희선수에 대한 처신이 좋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김선수를 출전시킬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하셨고, 병역혜택이 주어지는 동메달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종반 몇 분을 남겨두고 출전을 시키려 했다는 것입니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한 골차로 이기면 출전을 안 시키려 했다고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18명의 선수들의 기량차이가 그렇게 많이 났다는 것입니까? 불과 몇 분도 김기희가 들어가면 못 버틸 정도로 김기희는 허약한 선수인데 런던까지 데리고 가셨습니까? 감독님이 선발한 선수는 어떤 경우든지 쓰시기 위해 선발했고 그 뙤약볕에 진땀을 빼고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을 터, 온 국민들의 관심사가 온통 김기희의 출전여부에 달려 있을 때에 감독님이 직접 선발하여 조련하고 데리고 간 선수를 못 믿어서 언론에 미덥지 못했던 선수기용에 대해 이리저리 말씀하신 것은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김기희선수가 되어보거나, 그의 부모가 되어보거나 했을 때에 그들이 받을 마음의 상처를 생각해 보셨습니까? 기량도 모자란 것이 마치 군대에 안 가려고 억지로 따라가서 여러사람들에게 폐를 끼친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전 국민의 관심사가 걸려 있는 일이라 감독님은 작은 의리보다는 큰 국면을 생각하셨겠죠. 그래서 김기희선수를 기용하지 못할 경우가 생기게 되면 그리해야죠. 그런데 김기희선수는 전국의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국가대표로 발탁이 18명 중 한 선수아닙니까? 그런 선수를 마치 기량이 현저히 모자라서 기용이 위험하다는 것처럼 비쳐진 것은 감독님의 배려가 부족한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김기희야, 너 군대 가거라, 당당하게 군대 갔다와서 다시 시작하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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