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사람들도 잘 모르는 근거리 섬
인천 신시모도 코스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 속하는 신도, 시도, 모도를 줄여 신시모도라 부르기도 한다. 영종도에서 배를 타고 10분여 만에 도달할 수 있으며, 각 섬은 모두 연도교로 이어져 있어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하다. 섬 내에는 통행하는 차량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쾌적한 힐링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거리는 총 25km 이다.
editor 인유빈 photo 이성규 rider 배경진, 인유빈
신시모도는 어떤 곳?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 속하는 신도, 시도, 모도를 합쳐 ‘신시모도’라 부른다. 이 삼형제 섬은 각각을 이어주는 다리가 놓여져 있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큰 섬인 신도로 배가 다니며, 인천 영종도의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10분여 만에 건너 갈 수 있다. 신시모도 내에는 통행하는 차량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쾌적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으며, 도로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또한 알다시피 영종도에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다. 영종도까지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기에 서울이나 인천 지역의 접근성도 좋다. 운서역에서 내려 삼목항까지 자전거로 이동해도 되고, 공항화물청사역에서 내려서 가도 된다. 자전거와 함께 이동이 편리하기에 당일치기 섬 나들이로 부담스럽지 않으며, 총 25km 정도의 코스 길이가 나온다.
삼목선착장 도착
우리는 코스 촬영을 평일에 진행하기에 지하철이나 공항철도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서 차에 자전거를 싣고 삼목선착장까지 곧장 갔다. 선착장 입구에서는 매표소 직원이 나와 주차를 할건지 차량과 함께 건너갈 것인지 물었다. 가장 빠른 배편도 함께 안내해주었다. 우리는 차는 두고 자전거만 챙겨 이동할거라 답했더니, 주차장으로 안내해주었다.
매표소는 세종해운과 한림해운 총 두 군데서 운영하고 있다. 배 시간대를 잘 몰라도 직원이 출항시간에 맞추어 친절하게 안내를 도와주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표를 보니 각 해운별로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이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30분마다 신도로 떠나는 배가 있다. 이전 배를 놓치더라도 시간차가 크지 않아 좋았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을 때는 신분증이 필수라 챙겨가야 한다. 장봉도행에 신도를 경유하는 배를 타게 되는데, 신도까지 일반여객 요금은 편도로 2천원이며 인천시민은 50% 할인이 된다, 자전거는 별도로 1천원이 추가되며, 승용차는 배기량이나 인승으로 나누어 8천원부터 1만원 대까지 다양하다.
배에 오르다
우리는 오전 11시 10분에 출항하는 배를 탔다. 수 십대의 차량을 선적할 수 있는 생각보다 큰 규모를 보였다. 1층 공간은 모두 차량을 선적하는 공간이었으며, 이를 피해 자전거는 차량이 닿지 않는 양쪽 사이드에 세워둘 수 있었다.
삼목항에서 신도까지 약 10분이면 간다고 했는데, 체감상 10분도 안걸리는 듯 했다. 사실 영종도에서 바라본 신도는 코앞으로 매우 가깝다. 그러나 차량만으로 이동하는 것 보다, 짧은 시간이지만 배를 타고 이동하기에 조금 더 일상에서 벗어나는 느낌이었다. 가장 좋았던 건 갑판 위에서 바닷바람을 맞을 때. 바람과 함께 스트레스가 저 멀리 날아갔다.
배 안에서는 새우깡을 팔고 있었다. 평소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과자인데 이날만큼은 왜 이리 먹고 싶은지, 결국 사먹었다. 이따금씩 몰려드는 갈매기들에게도 몇 개 던져주었는데, 노련한 친구들은 채가는 솜씨가 대단했지만 초보 친구들은 손가락과 새우깡을 구분하지 못해 몇 번이나 손가락을 물렸다. 호호거리며 아파하고 있을 때쯤 선장님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신도에 도착하였습니다. 승선객 중 신도에....” 순식간에 신도에 도착하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으나 재미있던 시간이었다. 참고로 선박 내에 새우깡과 커피는 현금에 판매되니 현금을 소정 챙겨가는 것이 좋다.
삼형제 섬 중 가장 큰 신도
1층에 세워뒀던 자전거를 챙겨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해는 쨍쨍했지만 섬은 섬인지라 내륙에서 맞는 바람보다 차 조금 춥게 느껴졌다. 이곳에 온다면 평소보다 복장을 갖춰 보온에 신경쓰는 것이 좋겠다.
선착장에서 100m 거리에는 자전거 렌탈 숍이 있었다. 자전거를 챙겨가기 힘들다면 이곳에서 적당한 자전거를 빌려 타도 괜찮다. 주로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있지만, 코스가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라이딩을 즐기기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선착장 부근에서는 같이 들어온 차량 때문에 도로가 잠시 복잡했으나 그 차들을 모두 먼저 보낸 뒤에는 도로를 거의 전세 낸 듯 사용할 수 있었다. 좀 더 마을로 들어가자 삼거리가 나왔다. 우리는 우측인 공항초등학교 방향으로 먼저 갔다. 이쪽으로 가면 신도를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셈이다.
고요한 도로와 매연없는 상쾌한 공기 그리고 노랗게 익어가는 벼가 있는 논두렁을 보며 마음도 함께 차분해졌다. 그렇게 얼마간 달리다보니 교회를 기점으로 완만한 경사가 쭉 이어지는 1km 구간의 업힐이 나왔다. 초보자들도 무난히 올라갈 수 있는 구간이었다. 이밖에도 크고 작은 언덕들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가는 길에는 신도저수지도 만나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 작았지만 아름다웠다. 저수지 위로 만들어 놓은 데크를 달려보았는데 오직 한사람만을 위한 비밀 수중정원 같았다.
이밖에 신도에는 정상까지 길이 잘 닦인 산악자전거 코스가 있는 구봉산(해발 178m)이 있어 산악 유저에게도 인기가 있다. 필자는 사이클을 탔기에 시야가 탁트여있다는 구봉정에 올라보지는 못했다.
나머지 형제섬, 시도와 모도
저수지를 지나 신도3리의 마을길을 거치니 시도로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나왔다. 시도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드라마 촬영이 이루어진 곳이다. 현재는 드라마 슬픈연가, 풀하우스 촬영 세트장이 있다. 그러나 세트장 주변 경관이 좋아 볼만했지만 세트장 자체에는 큰 기대를 하면 안 될 것 같다. 이중 풀하우스 촬영지인 수기해변의 경관이 볼만했다. 신시모도 중 바다를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수기해변은 전망대 데크도 있어 시도에서는 꼭 가볼만하다. 그러나 수기해변을 만나기 바로 전, 짧고 강력한 업힐을 넘어야 하니 알아두면 좋겠다.
해변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 모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모도 또한 연도교가 있어 금세 도달할 수 있었다. 건너자마자 좌측 도로로 가니 식당 몇 군데가 있어 점심식사를 했다. 별 기대없이 1만 2천원짜리 회덮밥을 시켜 먹었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콩나물국도 함께 주었는데 시원한 국물이 끝내주었다.
빵빵한 배를 두드리며 좀 더 천천히 달려보기로 했다. 모도에는 많은 이들이 사진을 남기고 가는 포토 스팟인 ‘모도(MODO)’ 설치물과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유명하다. 모도 설치물이 있는 곳으로 먼저 발걸음을 돌렸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바다와 함께 사진에 담으니 만족스러웠다.
배미꾸미 조각공원은 모도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사유지라 들어가는데 입장료가 2천원이었다. 안에는 카페와 펜션 그리고 각종 조각들이 잔디밭과 모래밭에 널려있었다. 별도의 입장료에 음료 값이 좀 나가는 편이지만 한번쯤은 가볼만하다. 그러나 조각공원 입구까지 비포장도로로 되어있기 때문에 접근이 불편한 점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모도는 시도보다 더 규모가 작았고, 이 두 곳을 돌아보니 모도를 다 둘러본 것이나 다름 없다.
집에 돌아가자
우리는 아쉬운 마음에 갈 때 보다 좀 더 천천히 신도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돌아갈 표를 끊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어 신도 수변공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수변공원은 총 1.65km의 산책로로 구성되어있는데, 걸어서 간다면 한 바퀴를 도는데 25분정도 걸린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고 가 보았으나, 모래나 흙 구간이 부분적으로 있어 다 둘러보지는 못했다. 초입부분만 둘러보았지만 수변공원답게 경관이 끝내주었다. 시간이 된다면 걸어서라도 천천히 둘러보고 오면 좋을 것 같다.
슬슬 배 시간이 되어 신도선착장으로 되돌아왔다. 저 멀리 장봉도에서 오는 삼목행 배가 보였다. 삼목선착장으로 건너와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후 4시 30분경.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역시 신시모도는 당일치기 그리고 힐링할 수 있는 섬 여행으로 적합한 것 같다. 다만 장거리 투어나 치열한 지형의 코스를 즐기고 좋아하는 라이더에게는 심심할 수 있겠다. 자전거 뿐만 아니라 걷거나 등산하러 오는 이들도 많으니 한번 쯤 자전거를 놓고 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