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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장,
시(市) 북동부의 윌슨산(1,740m)에는 지름 254cm의 천체망원경으로 유명한 윌슨산 천문대(天文臺)가 있고, 남쪽 40km 지점의 애너하임에는 디즈니랜드가 있다.
김형우는 그랜드케년과 유니버살 스트디오 그리고 스타의 거리를 둘러보고 나서 도시 기원의 상징인 올베라 스트리트거리를 간다.
로스엔젤로스에서 최소로 생긴 약 200미터 정도의 좁은 길로 플라자에 이어 있다.
이곳은 멕시코인의 거리로서 벽돌을 깐 포도 양쪽에는 진기한 멕시코 토산품을 파는 가게와 정통 멕시칸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여행을 하면서 즐거움 중의 하나가 그 나라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포함이 된다.
주말에는 레스토랑들이 매우 붐비며 광장과 거리에 음악이 넘쳐흐르는 곳이다.
마침 그들은 주말에 그곳에 들리게 된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넘치는 가운데 두 사람은 넘쳐흐르는 음악에 따라 흥을 돋우며 그들과 함께 즐기며 음식을 먹는다.
그렇게 두 사람은 그 누구의 구애도 간섭도 받지 않고 나름대로의 여행을 즐긴다.
민희는 가는 곳마다 아들들과 며느리들 그리고 손자와 손녀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비싼 것은 아니더라도 마음이 담긴 정성스러운 것들이다.
그렇게 이십여일이 눈깜빡하는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
귀국은 하는 날이다.
유혜영은 시부모님들께서 귀국을 하시는 날임을 알고 있지만 태연하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
성민주는 오전중에 유혜영에게 전화를 한다.
"형님!
오늘 부모님께서 돌아오시는
날이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그럼 나더러 뭘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내가 손을 걷어 부치고 대대적인 환영회라도 준비하라는
말인가?"
"그런 것이 아니고 그래도 뭐라도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요.
돌아오시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가 뵙지 않을수가
없지요."
"알아서들 해!
난 그 여자를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일세!"
"형님!
그러시지 마세요.
그동안 고생을 하고 사신 분이니 더욱 잘 해 드리면 고마워하실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자네가 모시고 가서 해 드리면 되겠네!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괘씸하다는 생각이야!"
성민주는 한숨을 내 쉰다.
아버님을 생각해서라도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형님!
다른 것은 생각지 마시고 아버님만 생각을 하세요.
아버님이 얼마나 서운해하시겠어요?
시간이 되어 음식을 주문이라도 해 놓으세요.
저희들이 시간이 되어서 가겠습니다.
제가 음식값을 드릴게요."
"알았어!"
유혜영은 마지못하다는 듯 대답을 한다.
아버님께 미움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정도는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성민주는 한숨을 내 쉰다.
그래도 명색이 시부모님이시다.
더구나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시는 부모님을 위해서 최소한의 며느리의 도리는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직장에 매인 몸으로서 형님만을 믿고 따를 수 밖에는 없다.
된장국과 김치뿐인 밥상이라도 손수 정성을 다해서 차려드리는 것이 며느리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자신의 입장으로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성민주는 유혜영의 통장으로 입금을 시킨다.
손수 밥상을 차려드리든 음식을 주문해 드리든 형님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도리는 해야겠다는 성민주의 마음이다.
성민주는 퇴근을 하고 큰집으로 간다.
남편은 아직 비행에서 돌아오지 않아서 참석을 할 수 없기에 혼자서라도 참석을 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는 생각을 하며 큰집으로 가는 성민주다.
막내 성철과 조은숙이 도착해있다.
"작은형님!
어서
오세요."
조은숙은 생글거리며 성민주를 반긴다.
"작은 형은
못오시죠?"
"네!
내일이나 되야 오게 될 것입니다.
아버님은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으신가요?"
"비행기에서 내리셔서 오고 계시는 중입니다.
큰 형님이 모시러 공항에
나가셨지요."
"네!
헌데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는
모양이에요?"
"왜 없겠어?
자네가 돈을 보내주었는데 아무것도 없으면 되나?"
유혜영이 주방에서 나오면서 말을 한다.
"집에 거의 도착하실 때가 되면 중국요리를 주문할 것이야.
이미 그 집에 연락을 해서 메뉴를 정해 놓았으니 시간에 맟추어서
전화를 하면 돼!"
"집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고요?"
"중국요리면 되지 다른 것이 뭐가
필요해?"
"그래도 아버님은 밥하고 국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난 그런 것은 몰라!
그리고 그런 것을 준비하는 것도 힘들고 귀찮아서 못해!
밥이야 항상 먹는 것이니 이런날 우리도 입맛을 즐겨야
하지않겠어?"
유혜영의 말에 성민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아무리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대로 따라주는 형님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성민주다.
시간이 거의 되어서 유혜영은 음식을 주문하는 전화를 한다.
음식이 도착하기 전에 김형우는 아내를 데리고 도착한다.
"아버님!
어머님! 어서
오십시오."
조은숙이 재빠르게 나가 인사를 한다.
"모두들 모인
것이냐?"
김형우는 흐뭇한 시선으로 자식들을 바라본다.
잠시 이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 입고 내려와 자식들의 인사를 받는다.
"여행은
즐거우셨습니까?"
성철의 말이다.
"오냐!
참으로 즐겁고 보람된 여행이었다.
모두 너희들
덕분이다."
민희는 무엇이라 말을 하지 못하지 않고 웃음으로만 자식들을 본다.
참으로 대견하고 든든한 모습들이다.
그들이 모든 인사들을 거의 끝나가고 있을 때 주문한 음식이 도착한다.
김형우는 음식이 오는 것을 보고 기분이 상한다.
며느리가 셋씩이나 되면서 신혼여행 다녀오는 날 음식을 주문한 며느리들이 참으로 못마땅스러운 것이다.
"집에서 간단하게 밥하고 국이나 끓여서 먹으면 되는 것을 주문한 음식이라니........"
"아버님!
죄송합니다.
저희들이 못나서 그런
것입니다."
성민주가 마음이 상하신 시아버님에게 사죄를 드린다.
김형우는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다.
아내를 보기에도 참으로 민망스럽고 낯이 뜨겁지만 워낙에 부엌일이라면 뒷걸음을 치고 있는 큰며느리의 성품을 알기에 눌러 참는다.
해외에서 느끼한 음식을 먹으면서 집에 돌아가면 된장과 김치를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
지고 온 김형우였다.
"김치라도 내 오너라!"
유혜영은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온다.
역시 주문한 김치다.
그러나 김형우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그대로 저녁식사를 끝내고 이층으로 아내를 데리고 올라가 버린다.
"아버님이 언짢으신
모양이에요."
성민주는 마음이 편치않다.
"그러셔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어?
내일부터는 새어머니께서 입맛에 맞는 음식을 해 주실 테니 무슨
걱정이야?"
"당신은 오늘 같은 날도 꼭 이렇게 음식을 주문해야
했어?"
성일 역시 아버지의 마음이 언짢은 것에 마음이 쓰인다.
"나한테 다른 것을 요구하지 말아요.
나는 내 식대로
살아갑니다."
유혜영은 차가운 어조로 남편에게 응수를 한다.
분위기를 더 이상 형제들을 편안하게 있게 하지 않는다.
성철부부와 성민주는 슬그머니 일어나 돌아간다.
"당신 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이야?
이런 날마저 꼭 음식을 시켜다 먹어야 해?"
"그럼 나더러 어떻게 하란말이야?
내가 무슨 식모년이라도 돼?
내가 왜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그런 일들을 해야 하는
거지?"
"주부가 하는 일이 뭐야?
대체 집에서 제대로 가족들을 위해서 밥이라도
해?"
"그럼 당신은 지금까지 굶고 살았어?
우리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데 어떻게 아버님께 맟추라고 해?
난 절대로 그렇게 하지
못해!"
두 사람의 언성은 높아져 간다.
성일은 이층에 계신 부모님이 들으실까 방으로 피해서 들어간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 민희는 주방으로 들어간다.
아침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주방에서 뭐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유혜영은 민희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줄 알면서도 남편과 아들들과 함께 아침식사로 빵을 먹으며 모른 척 한다.
"에미야!
아침을 하려고 하는데 뭐가 어디 있는지 통 모르겠네!
쌀이 어디 있는지 알려
주지."
그러나 민희의 말을 못들은 척 해 버린다.
"여보!
어머니께서 쌀을 찾아달라고
하시잖아?"
"눈 뜬 소경인가요?
찾아보면
되는 것을 일일히 묻고 그래요?"
유혜영은 귀찮다는 듯 마지못해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고 일어나 싱크대 밑에서 봉지에 담겨져 있는 쌀봉지를 꺼내어 바닥에 놓는다.
"된장은
어디에?"
"우린 된장같은거 먹지 않아요.
자꾸만 묻지 말고 알아서 하시면 안
되요?"
민희는 잠시 그런 유혜영을 멀거니 바라본다.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려 하는 며느리의 태도다.
민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싱크대 여기저기를 열어보며 양념들을 찾아본다.
그러나 제대로 구비되어 있는 양념이나 장이 없다.
김치도 몇조각이 남아 있을 뿐이다.
아이들 간식거리와 음료수 빵과 우유가 냉장고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도저히 밥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민희는 이층으로 올라간다.
"아무래도 오늘 아침을 하기 힘들게
생겼어요."
"내가 그러지 않을까 싶었소.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지?"
민희는 민망스러움에 그저 고개만 끄덕인다.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아이인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소.
우리 나갑시다.
아침을 파는 곳이 참으로
많아요."
"간단하게 사 먹고 들어오는 길에 시장을 봐야겠어요.
매일 아침을 나가서 사 먹을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오늘 친정에 가야 하지 않소?
기다리고 계실 것인데 아침을 사 먹고 나서 출발을
합시다."
그들은 안성으로 내려가겠다는 말을 이미 했던 것이다.
그들은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김형우는 아내 보기가 민망스럽고 미안하다.
자신의 손으로 아침을 준비해 줄 수는 없다고 해도 해 먹을 수 있는 모든 준비는 해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니 참으로 기가막힌다.
그러나 아내가 들어온 첫날 화를 내고 큰 소리를 낼 수는 없는 일이다.
김형우는 가정식으로 아침을 파는 식당으로 간다.
"당신한테 정말 미안하오.
그래도 며느리가 준비는 다 할 줄 생각을 했는데 참으로 이해를 할
수 없는 아이요."
"마음 쓰지 마세요.
모든 것을 준비해서 시작해도 됩니다.
공연히 그 아이들이 살아온 방식을 바꾸려고 생각하지
마세요."
민희는 남편이 화가 많이 나 있음을 알고 마음을 가볍게 해 주려고 노력한다.
"아무래도 집을 얼른 시작해서 따로 나갑시다.
한 집에서 서로 마음 상하며 살아야 할 필요가 어디
있겠소?"
"조금 기다려줍시다.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그들은 아침을 사서 먹고는 백화점으로 간다.
빈손으로 갈 수는 없는 일이다.
부모님을 위해서 최고급의 한우를 준비하고 아버지가 즐기시는 술과 과일을 사서 안성으로 출발을 한다.
형제들이 모두 모이겠다는 연락을 받은 그들이다.
또한 마침 주말이기 때문에 부모님 집에서 모이기로 한 것이다.
김형우는 기분을 바꾸며 한 손으로 민희의 손을 꼭 잡고 운전을 해 나간다.
둘만의 시간이면 행복함을 감추려 하지 않는 두 사람이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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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잘봅니다..~~
굿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봤슈
정말 며느리가 문제가 있네요
감사 잘 읽었습니다
즐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