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강이 몸을 섞는 합수점에 내 마음도 섞었네.
▲회룡대에서 바라본 회룡포.
◐ 프롤로그 ◑
문수기맥 끝자락, 삼강 합수점, 회룡포를 만나는 날!
쏟아낼 땀방울을 생각하니 설렘이 한가득 차오릅니다.
땀방울은 맨 끝의 웃음 위해 기꺼이 뿌려야 할 밑거름.
그 거름 씨앗삼아, 장구한 산맥 끝의 상징을 읽으렵니다.
상징을 읽어내면 부분으로도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법,
상징을 캐내기 위해선 마음밭을 비워야 함도 잘 압니다.
뭘 새로 만들기보단 있는 것 덜고 빈 자리 마련하여,
거기에 거울 하나 걸어놓고 뽀드득뽀드득 닦아보렵니다.
혹 압니까, 지나던 세월이 거울 앞에 서서 아는 척 할는지.
◐ 산행 얼개 ◑
☞ 언제 : 2018년 11월 18일.
☞ 누구랑 : 대전한겨레산악회 여러분과 함께.
☞ 어디 : 동막고개-만촌고개-나부산-마산고개-사림봉-사림재
-용포대-합수점-회룡대-회룡포 (18.63km, 6시간 4분 소요).
▲넉 달간의 마루금 여행이 열매를 맺는 날!
값진 땀을 흘릴 마음의 준비를 하며 앞 길을 바라봅니다.
▲마루금은 가장 높은 지대를 연결하는 선.
저 앞의 화살표 부근이 더 높은 지대.
그런데 왜, 누가 나무판의 화살표를 이쪽 방향으로 돌려놓았을까.
▲마루금을 제대로 따라가는 길이 오늘은 무척 외롭기만 합니다.
▲오늘도 유쾌 상쾌 통쾌하게 거리낌 없이 즐겨 보리라.
▲감탄할 정도로 깊고 높은 산은 아닐 지라도,
쓰다듬고 싶을 만큼 정겹고 부드러운 우리 땅 산줄기들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려 왔다가 아름다운 산길에 마음을 빼앗겨 버립니다.
▲마음이 잘 통하는 소울메이트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내 마음 빼앗아가는 산줄기는 소울 메이트를 넘어서는 소울 강탈자.
▲또박또박 점을 찍듯이 한 걸음 한 걸음 밟아나갑니다.
▲목재이정표의 화살표 방향(왼쪽)으로 출발했다면 여기서 합류.
▲폭신폭신한 솔잎길은 내 마음 속 국보급 선물.
▲뒤돌아보기. 지난 구간 동막고개로 내려온 산길이 보이네요.
▲신비감을 뿜어내고 있는 낙동강 건너편의 비봉산.
▲사랑을 하면 젊어진다고 하지요.
산사랑에 푹 빠졌으니 점점 젊어지는 일만 남았습니다.
▲여기 쯤이 279m봉.
▲기울어지고 꺾인 산길의 풍경이 산자락의 자유분방를 말해주고.
▲산은 정치나 종교로부터 독립된 순수한 세상. 현대판 샹그릴라.
▲멋진 비봉산이 바탕화면을 깔아주는 풍경.
▲ 고원평지에 열매를 맺기 위한 거름이 뿌려져 있네요.
땀이라는 거름이 뿌려지면 행복이라는 열매가 열립니다.
현명한 사람은 땀을 더 흘리려고 시간을 쓰고, 어리석은 자는 땀을 덜 흘리려고 시간을 죽인다.
▲만촌 저수지.
▲만촌고개.
▲산길을 걷다 보면,
생각이 비워지면서도 가벼운 생각들이 채워지기도 합니다.
성공은 희귀하고 실패는 흔한 게 세상사. 그러니 성공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겠지요.
▲큰 행복을 기다리느라 작은 행복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는 않으리.
한 걸음씩의 값진 땀의 행복이 쌓이면 정상의 조망이라는 큰 행복이 열리는 법.
▲산길이 생각을 줍니다.
돈을 쫓는 모습은 자본주의의 기본.
그러나 극단적으로 돈을 쫓는 모습을 보면,
죽지 않기 위해 버티는 실험적 도구 같아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 산길을 걸으면서
허허로운 욕망을 가지쳐 낼 수 있다면 다행이겠다 싶네요.
▲누구나 큰 줄기는 모른 채 곁가지만 붙들고 발버둥치고 싶진 않으리라.
산을 오르면서, 산자락을 훑으면서, 큰 가지를 보는 안목을 기르려 애를 씁니다.
▲산풍경과 잘 어울리는 거목 한 그루.
▲아들은 아버지의 그림자, 밤풍경은 달의 그림자, 산꾼은 산의 그림자.
▲미세먼지 영향으로 뿌연하지만 태양은 구김살이 없고,
진행방향 오른쪽 멀리, 미세먼지를 뚫고 대간은 의연하기만 합니다.
▲당겨서 하늘금을 감상합니다.
국사지맥의 주봉 국사봉도 반갑고, 대승사를 품은 공덕산·사불산도 그립고.
▲숱한 음택들을 지나칠 때마다 느끼는 소회가 있습니다..
인생이 뭐냐고 물으니, 다 살고 땅에 묻혀봐야 알 것 같다고 대답하는 것 같아서....
땅에 묻히기 전에, 정답은 아닐 지라도 세상 구경한 보람을 찾고 싶을 뿐입니다.
▲어떤 아포리즘이 이야기 해 줍니다.
행복한 사람은 '경험'을 사는데 돈을 쓰고, 불행한 사람은 '물질'을 사는데 돈을 쓴다고...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아포리즘이 산속에는 박혀 있습니다. 그 보석 캐기 위해 산에 듭니다.
▲산길에서 만나는 고개들은 저마다 하나의 변곡점.
산풍경 속에 고여있는 맑은 물로 목을 축이면서 힘을 냅니다.
▲한마디 한마디 변곡점을 통과할 때마다
출발하는 마음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듯 종착역은 다가오더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산불초소가 짠 하고 나타났습니다, 녹색 다이아몬드처럼.
▲하늘과 마루금이 만들어내는,
멋진 하늘금이 시야를 시원하게 세척해 줍니다.
▲만산을 굽어보는 산불초소가 부럽기만 하네요.
덩달아, 그 안의 산불감시원도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이 고스락에 뿌리박고 서있는 나무도, 발 딛고선 돌탑도, 그저 부러움의 대상.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들 하지만, 지면 어떤가요. 지는 게 이기는 거라는 말도 있지요.
▲여긴 만물이 눈맞춤하는 곳.
산제단이, 서 있는 돌부리가, 눈 아래 산자락이, 아랫마을 사람들 삶이....
▲저 멀리 우리들 눈이 지향하는 곳은 우리들만의 이상향, 山國.
그 산이 건네는 말이,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에 집착하지 말라고 합니다.
눈 앞에 펼쳐진 산자락의 명함들을 구슬 꿰듯 맞춰보는 행복도 집착이 될까요.
▲(나부산 조망 1).
학가산과 검무산을 기점으로 조망의 오르가즘으로 빠져듭니다.
▲(나부산 조망 2). 학가산 줌인.
▲(나부산 조망 3). 검무산 방향 줌인.
▲(나부산 조망 4).
▲(나부산 조망 5).
이름과 상관없이 세상은 온통 음양의 조화 속.
나부산이라는 지명도 원래는 裸婦에서 왔다고 합니다.
낙동강 건너편의 비봉산이 나부산 음곡에 정신이 팔리는 형국이라네요.
▲(나부산 조망 6).
▲(나부산 조망 7). 갑장산 방향 줌-인.
▲(나부산 조망 8).
▲(나부산 조망 9). 청산과 작약산 사이를 클로즈업.
이 놈의 미세먼지가 마음 먹고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습니다.
▲(나부산 조망 10).
문경의 산들이 두 팔 벌리고 정겹게 다가옵니다.
▲(나부산 조망 11). 뇌정산 뒤편으로 희양산도 있을 텐데.
▲(나부산 조망 12).
▲(나부산 조망 13).
단산과 운달산 사이에 활공장도 있을 테고, 그 뒤 참한 성주봉도 숨어있겠지.
▲(나부산 조망 14). 아, 그립다.
오정산~운달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이름하여 문경대간.
▲(나부산 조망 15).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 天柱! 멀리서도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합니다.
▲(나부산 조망 16).
아스라히 소백산 쪽 조망을 끝으로, 시선을 거두고 현실로 돌아옵니다.
▲지금은 회룡포를 향해 마음의 군불을 지펴야 할 때입니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웃으면서 산길을 바라봅니다.
목줄에 이끌려 따라가듯 산길을 졸레졸레 걸어갑니다.
▲저 앞의 봉긋한 봉우리가 원래의 나부산이라는데....
▲오늘은 학가산이 학 대신 미세먼지로 갈아타고 달려오네요.
▲비봉산을 대동한 낙동강이 드디어 제대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껏 멋을 부리면서 세월을 낚고 있는 나부산 정상 표지목.
▲길을 묻고 싶을 때는 산자락으로 파고들 일입니다.
그러다 보면 보이지 않던 길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걷고 있음을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나 여기 있소, 라고 얼굴 내보이는 세상사람들처럼
산봉우리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밀면서 나타나 자기 소개를 합니다.
▲돌아보면, 산불초소는 작은 점 하나로 남아 있고.
▲이 산길은 삼강 합수점을 향해 가는 꿈의 길.
▲어머니 품과도 같은 포근한 터앝에 낙엽이 뒹굴고 있습니다.
▲다람쥐가 밤톨을 주워 나르듯,
마루금 한자락 한자락을 주워 쌓아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내일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은 기댈 정신적 기둥이 필요하지요. 산사람들에겐 그게 산.
▲닫힌 세월에 길을 내고 싶어서 산으로 왔는데,
저 소의 선한 눈망울을 보니 그것도 욕심이겠다 싶네요.
▲산길을 걷다보면, 눈과 귀가 열리고 생각까지 열리곤 합니다.
▲산은 우리의 그늘이자 뒷심.
▲산사람은 산이라는 노른자위를 감싸고 있는 흰자위.
▲떨어져 있는 단풍과 가지에 달려있는 단풍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마산고개.
▲맥없이 지랄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디서 굴러온 지도 모르는 놈이 헛소리 할 때 쓰는 말.
산의 맥을 타는 사람들은 맥 없이 살면 안되리라 생각을 해봅니다.
▲산자락 마을에서 숨바꼭질을 하듯 후미진 골목길을 돌아갑니다.
▲토담길이 산자락을 향해 엎디어 있는 풍경.
피로감을 무장해제시켜 주는 자연의 비타민입니다.
▲'붉은 수수밭'이 아니라 말라 비틀어진 수수밭이네요.
▲뒤돌아보기.
붉은 수수밭 아래 마산마을은 평화롭게 엎디어 있고,
멀리 나부산은 여전히 멀쩡하게 잘 있습니다.
▲마루금 여행은 산과 물의 조화가 빚어내는 자연작품을 감상하는 여정.
▲비어짐으로써 강건해지는 이치를 배웁니다.
▲산은 근본이 같지만 끝자락이 다르고,
물은 골골이 시작이 다르지만 합수처에서 하나가 됩니다.
山則本同而末異하고 水則本異而末同이라.
▲아직 산에 대해서 몹시 배가 고픕니다.
밟아도 밟아도 산을 향한 이 허기는 다할 줄을 모릅니다.
▲사림봉 오르는 된비알이 진을 홀딱 빼놓네요.
▲산은 만나면 만날수록 알맹이가 더 나오고 심지가 깊어지는 끝모를 심연.
▲저간의 땀방울이 사림봉 고스락 발디딤으로 영글었습니다.
▲저 넉넉한 여유, 산에서는 누구나 도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림봉이 차려놓은 마루금 밥상.
▲(사림봉 조망 1).
멀리 학가산, 그리고 휘돌아오는 내성천변.
▲(사림봉 조망 2).
회룡포 물돌이 형국이 가슴속에 감탄의 소용돌이를 몰고 옵니다.
▲(사림봉 조망 3).
▲(사림봉 조망 4). 빨간 원은 회룡대.
원산성~회룡대로 이어지는 자연 성채 뒤로 2중의 철옹성을 구축한 문경의 산들.
▲(사림봉 조망 5). 제2뿅뿅다리와 연결되는 용포마을 모습.
▲자연과 장군멍군 주고 받으면서 마루금 오솔길을 걸어갑니다.
▲적석봉 갈림지점.
▲혼자 울면 외롭지만 함께 울면 견뎌내는 게 삶이 아닐까요.
▲행복은 감정이라서 물질처럼 저축이 되지는 않지만,
산에서의 감동이 쌓이다 보면 행복이 드나드는 출입구가 넓어지지 않을까.
▲사림재.
▲'기막힌' 산길이 누에 입에서 실이 나오듯 술술 이어집니다.
▲지금 걷는 이 산길은, 강의 역사와 함께 가는 길.
▲용포대.
▲(용포대 조망 1).
지나온 산을 바라보는 시선에 간절함을 담아봅니다.
아는 길도 다시 한번 더 물어보고 확인하는 심정으로.
▲(용포대 조망 2).
▲(용포대 조망 3). 학가산이 내성천을 몰아오는 기세가 느껴집니다.
▲합수점이 가까워지니까,
신발에 바퀴가 달린 것처럼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 좋은 산길을 걸으면서,
내 속의 마음을 방생하여 자유로운 상태로 만듭니다.
▲범등(삼강 앞봉)과 회룡대 갈림 지점.
산길이 그런 것처럼, 우리네 삶은 단선철도가 아니지요.
교차로도 있고 환승역도 있고. 중심을 잡고 변화에 적응해 나가야겠지요.
▲범등으로 향하는 산길이 의외로 탄탄합니다.
▲범등.
▲범등 전망대.
▲(범등 조망1).
삼강마을과 낙동강이 철철철 가슴으로 흘러 들어오고.
▲(범등 조망2).
당겨보니, 청산 좌측의 갑장산 윤곽이 잡히네요.
▲합수점으로 향하는 산길. 낙엽이 꽃처럼 깔려 있습니다.
▲단전으로부터 새어나오는 묘한 울림과 떨림이 감지됩니다.
▲합수점 갈림지점. 푹 익은 가을이 다가와 기다리고 있네요.
▲마루금이 평양하게 잦아들다가 합수점을 이루는 현장입니다.
▲잡풀이 아무리 무성할 지라도 만세 한번은 불러야 하는 자리입니다.
문수마루금 100여km를 달려 오느라 흘린 땀방울이 그 자격을 부여합니다.
▲삼강교 건너 삼강주막 마을.
▲산맥은 백두산을 조종으로 사방으로 뻗어 갈라지지만,
물은 사방에서 모여들어 합수점이 되고, 더 나아가 바다에서 한 몸이 됩니다.
▲백두대간의 기운이 삼강 합수점 근처로 모여드는 그림.
▲운달지맥이 맺음하는 달봉산 끝자락.
▲강물이 다른 데서 출발했다가 이 두물머리에서 합쳐지듯 ,
우리는 여기서 하나 되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 하나되는 때를 또 기다립니다.
一源이 萬殊요 萬法이 歸一이라, 본말의 다른 이치가 산과 물에 있음을 생각합니다.
▲마루금 나그네의 크나큰 아우라가 넘실대는 강물을 닮았습니다.
▲합수점과의 하직인사는 짧을수록 명쾌한 출발을 보장하는 거.
넘실넘실 흘러가는 낙동강물을 뒤로 하고 회룡포로 회귀를 재촉합니다.
▲손에 든 화투장을 들여다 보듯, 문수기맥의 산경도가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마음밭은 그만큼 더 넓어졌고 그 안에서 자라는 알맹이들은 더 풍성해졌겠지요.
▲모진 세월을 견디어온 합수점 언저리의 풍경들이 생생합니다.
▲자연이 만든 완벽한 위장참호.
▲주인과 객, 위와 아래를 따지지 않고,
어우러진 합수점의 풍경은 말 그대로 自然的입니다.
▲수상한 시대 관통하며 살아낼 아포리즘 하나 강력 추천.
以不變 應萬變(주역), 불변하는 진리로써 만가지 변화에 대처한다.
마루금을 걸으면서, 뚜렷한 중심을 가지고 숱한 변화에 대응하는 지혜를 장착하렵니다.
▲연초록 가을색감이 먼 길 달려온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줍니다.
▲이젠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합수점을 찍었겠다, 산벗들 같이 있겠다, 날머리 얼마 안 남았겠다....
▲원산성 거쳐 회룡대 오르는 가풀막이 마지막 시험대.
▲뒤돌아보기(원산성 들머리).
▲합수점을 찍고 덤으로 회룡대를 만나러 가는 건, 도랑치고 가재잡기나 매 한가지.
▲土石 혼합 산성의 모습이 지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산은 솟구치고, 물은 치맛자락처럼 산을 휘감아 도는,
산경의 마당에는 사람들의 온갖 이해관계가 배어있는 법. 산성도 그중 하나.
▲곪은 고름을 짜내듯 한바탕 땀을 쏟았더니, 이런 참한 산길이 놓여있습니다.
▲비룡산 봉수대.
▲비룡산 회룡대.
▲회룡대를 대하니, 심장에서 알 수 없는 환희가 여울집니다.
▲(회룡대 조망1).
전형적인 물돌이 지형 회룡포.
명승 제16호의 벼슬을 달고 발길을 꽁꽁 묶어놓네요.
▲(회룡대 조망2).
▲(회룡대 조망3). 제2뿅뿅다리.
▲(회룡대 조망4). 회룡마을.
▲(회룡대 조망5). 제1뿅뿅다리.
▲회룡대에서 용포마을로 내려가는 길.
▲산이 다하고 물이 감도는 山盡水回.
그 자리에 산으로 향한 마음 붙들어 매놓고, 사람을 향한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현실은 소설처럼 앞뒤 아귀가 맞는 게 아님을 늦게 깨달았습니다.
작가의 의도대로 결말이 나는 소설이 아닐 지라도
이 세상은 불완전한 만큼 극적 드라마를 꿈꿀 수 있는 재미진 곳임을 압니다.
▲비었던 공간에 한 사람이 들어섰을 뿐인데,
공간의 풍경과 분위기가 완전 달라보입니다. 이게 사람의 위대한 힘.
▲허허 세상을 건너가는 무지개빛 꿈을 엮어내는 징검다리려니.
▲옛 십승지의 개념은 삼재를 피할 오지로 여겼지만,
현대적 의미로는 웰빙 최적지로 재해석 여지가 있겠지요. 예를 들면 회룡포 같은.
▲신설된 뿅뿅다리는 퐁퐁 물이 올라올 틈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팡팡 다리 위를 걸으면서 튼실한 희망 한 줄기를 건져올리고 싶습니다.
▲뿅뿅다리에서 포즈를 취하신 산악회의 의리맨 봄비님.
▲회룡포 마을의 돌담길.
▲산태극 수태극을 잡고, 가득찬 마음으로 회룡포 안길을 걸어갑니다.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회룡포 물돌이 형국에서,
無始無終으로 돌아가는 생사의 굴레를 절감합니다.
삶의 회전력을 잠시 늦추고 한 점에서 멈춰서서 포즈를 취해봅니다.
▲원형이 보존된 제1뿅뿅다리.
희망이 퐁퐁 솟구치는 걸 마음이 새기면서 건너갑니다.
▲뿅뿅다리를 건너가면,
과거는 지워지고 밝은 미래가 열리는 마법이 펼쳐지리라. 오늘의 희망사항.
▲뿅뿅 구멍으로 내려다 보이는 물결.
세월보다 더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내성천이 궁싯거리며 힘차게 밀려오고 있습니다.
♣♧♣♧♣ ♣♧♣♧♣ ♣♧♣♧♣ ♣♧♣♧♣ ♣♧♣♧♣
◐ 에필로그 ◑
생달에서 잉태한 내성천이 낙동강에 몸을 섞는 합수점!
무른 메주 밟듯 자박자박 걷다가 노을처럼 저물었네요.
여덟 매듭 동안의 산길 여행이 하룻밤 꿈같이 흘렀습니다.
재빠른 세월의 핵심을 틀어쥐고 꿋꿋이 버티던 산경이
산태극 수태극으로 감돌며 강보처럼 포근히 맺음하는 곳.
그 고갱이 자리에 희망이라는 바람을 한줄기 얹어 봅니다.
끝자락에 서니 눈가에 촉촉한 물안개가 일어납니다.
비록 세월이 약발 오른 청양고추인 양 엄히 매울지라도
그저 잠깐 건네는 농담이려니, 심지를 정갈하게 고릅니다.
뿅뿅다리 위에서 문득 퐁퐁 솟구치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마루금을 훑다가 산맥과 인맥의 합창을 聽音하였습니다.
어느 모퉁이에서 언제 또 이런 울림과 떨림을 느껴보려나.
첫댓글 범산님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셨구요,사진퍼갑니다. 고맙습니다......^^
내성천 따라 산줄기를 함께 걸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기억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함께했던 시간들이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수고하신 흔적 잘 보고 갑니다.
삼강 합수점에 발 디디는 순간, 우리 모두는 행복했지요.
그 짜릿한 황홀감은 어디에도 견줄 바가 없는 것이겠지요.
함께 해서 훨씬 덜 힘들었고, 함께 해서 훨씬 더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