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사회
인간의 삶은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간은 사회 속에 태어나서 사회 속에서 살다가 사회적으로 죽는다. 이와 같이 인간으로서 우리들은 사회를 떠나서 그 존립의 근거를 벗어날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의 삶을 보다 의미 있게 살고 보다 풍부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에 대한 이해가 먼저 요구된다. 다음 읽기자료를 통하여 인간이 성장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사회화의 과정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인간의 공동체 생활 속에서 상호작용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인간의 사회적 관계가 성립되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개인과 사회의 조화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까? 정리해 보자. |
일찍이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에 의하면 인간은 내재적으로는 ‘이성적 동물’(animal rationale)이며, 외재적으로는 ‘사회적 동물’(animal sociale)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인간사회 속에서 비로소 하나의 인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에 있어서의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문화(사회가 가지는 생활양식, 가치, 기술, 신념과 이념, 물질적 시설이나 도구 등)를 이어받고 훈련과 학습을 쌓아서 개별적인 인격을 형성하여 나간다.
즉 인간은 사회화(社會化) 과정 속에서 환경이 요구하는 사고와 생활 태도를 익히고 그것을 내면화하여 나간다. 사회화의 결과로 개인적 인격은 사회적 인격으로 확장되어 사회 속에 적응된다. 이러한 사회적 인격화는 인간의 존재 구조 속에 존재하는 사회성을 현실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아와 타인, 단체와 집단이라는 관계 밑에 사회를 이루어 가면서 살아가는 존재라고 본다면, 인간을 정치적 동물, 경제적 동물, 문화적 동물 등으로 일컫는 것은 곧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 속에서 그의 인격을 실현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을 말하는 것이다. 반대로 사회에 있어서의 그의 역할과 성취의 결과에 따라서 그의 인격이 평가되기도 한다. 인간은 개인으로서 태어나지만, 출생 후 곧 사회화의 과정을 거쳐서 비로소 그의 인격을 형성할 수가 있으며, 또한 현실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회가 개개의 인간에 의해서 구성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다른 한편 사회는 하나의 전체로서 활동하는 것이다. 사회집단은 개인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며, 개인을 넘어서 하나의 단위로서 활동한다. 사회집단은 독특한 목표나 조직, 그리고 규범을 가지고,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커다란 성과를 이룩한다. 사회집단은 거기에 소속된 각 개인에게 사회의 존속을 위하여 필요한 여러 활동을 분담하도록 요구한다. 각 개인은 직업과 직분을 가지고 사회집단의 활동에 참여하여, 지역사회발전과 국가의 번영에 이바지하기도 한다.
개인은 사회를 떠나서 보람 있는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우며, 사회집단 속에 있어서만 그의 인격을 최대한으로 실현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과 사회는 무엇을 매개로 하여 그 관계를 지속하여 나갈 수 있는가?
첫째, 사회집단의 구성원(개인)은 공통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관심이나 목표를 가지고서 그것을 추구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활동을 하여야 한다. 구성원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회집단에 참가하고 있는 경우에는 목적의 공통성을 가지는 목적집단(目的集團)을 생각할 수 있으며(예컨대 회사의 사원이나 학교의 학생 등), 한편 구성원이 지니고 있는 속성 자체가 공통적인 경우에는 존재의 공통성을 특징으로 하는 존재집단(存在集團)을 생각할 수 있다(예컨대 가족의 일원이나 어떤 마을의 주민 등).
둘째로, 사회집단의 구성원(개인)이 활동을 하는 경우에, 그러한 활동을 규제하는 사회적 규범이 있다. 물론 그것은 명문화된 규정(법규)일 수도 있고, 또는 구성원들에 의해서 이해되고 실행되고 있는 불문율의 관행(慣行)일 수도 있다. 이 경우에 중요한 것은 그것이 현실적으로 그 구성원들에 의해서 준수되고 실행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셋째로, 사회집단의 구성원은 그 자신이 사회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을 가지고서 또한 집단생활을 하는 동안에 점차 연대감을 구성원들 각자가 가지게 됨으로써 집단의식을 형성하여야 한다.
넷째로, 사회집단의 구성원은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행동의 유기적 통일을 이룩하도록 힘써야 한다. 사회구성원의 목적에서 이탈된 개별적 행동은 곧 사회를 와해시키게 될 것이며, 개인은 고립되고 말 것이다.
다섯째, 사회의 구성원은 사회의 지속을 위하여 이바지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의 집단을 그 구성원의 일부의 교체에 의해서 그 지속성을 잃지 않는다. 즉 가족의 지속성을 위하여 결혼하고 자녀를 양육하며 새로 태어남과 죽음으로 세대를 교차하면서도 수천 년을 존속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사회를 떠나서 인간이 존립하기 어렵다면, 또한 사회 속에서 비로소 그의 인격을 최대한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좋은 사회를 이룩하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서 영원히 존속하도록 힘쓰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회는 한마디로 말하면, 인간의 공동 생활체를 말한다. 즉 바꾸어 말하면 인간의 삶이란 공동생활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사회를 구성하는 단위는 엄밀히 말하자면, 유리되어 있는 개개의 인간, 즉 개인(individual)이 아니라, 상호간에 공동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유기적인 개인들의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개인의 행동은 타자(他者)와 아무 연관이 없는 개인의 동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을 의식하고 타자와의 관련 밑에 이루어지는 행동, 즉 사회적 행동(social behavior)이며, 이러한 복수(複數)의 개인간의 행동의 교환이 곧 상호작용(interaction)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상호작용이란, 어떤 개인의 행동(action)에 대하여 다른 개인이 어떤 반응(reaction)을 보이는 사회적 작용관계를 말한다. 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실질적인 단위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상호작용인 것이다.
이와 같이 상호작용이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지속성이 주어지게 되어 거기에 일정한 질서가 자리 잡게 된 관계를 사회적 관계(social-relationship)라고 일컫는다. 이처럼 상호작용이 사회적 관계로 발전하게 된 다음에는, 그러한 질서가 낳은 일종의 구속력이 그 구성원(개인)들의 행위를 규제하게 되므로, 이를 무시한 개인의 자의적(恣意的)인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개인행동의 교환으로서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이므로 규범에 얽매이고 제도적으로 고정되어 전혀 변동이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때로는 행위자 상호의 기대와 반응이 일치하지 아니하기도 하며, 유동적으로 관계의 내용이 변화되기도 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 라이트(Jr. Donald Light) ․ 켈러(Suzanne Keller) 『사회학개론』
平田淸明 『사회사상사』
1. 인간의 인격형성과 사회화의 과정은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생각해 보자.
2. 개인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자.
3.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있어서 상호작용이란 무엇인가?
막스 베버(Max Weber)는 사회적 상호작용, 사회적 행동이 의미하는 내용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①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합리적인 수단을 강구하여 행하는 목적합리적(目的合理的)
행동(예컨대 경제활동)
② 행동의 결과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특정한 행동이 지니는 절대적인 가치에 귀의하기 위하여
행하는 가치합리적인 행동(예컨대 종교적 행위나 예술적 활동)
③ 비합리적인 감정이나 정서에 따르는 감정적 행동(예컨대 연애행위)
④ 이유나 근거에 대한 자각이 없이 이미 이루어져 있는 양식에 따라서 되풀이 실행되는
전통적 행동(예컨대 관습이나 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