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수천암을 지킨다-수천암 옛날 소풍 세번째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걱정이 앞선 날이다.
방을 따듯하게 하려면 군불을 때고 3시간은 족히 걸리는 온돌 방이라
아침 일찍 수천암에 도착해서 아궁이와 마당 가마솥에도 불을 집히고
사전 준비 (연잎, 테이블 세팅, 구절초 차, 호두 곶감말이, 유과) 를 했다.
다행이 일기예보와 달리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서 마당 활동하기에 딱 좋았다.
오늘의 손님은
이정골 어르신들, 청주 문화의 집 회원, 청주시민들이다.
체험객들이 도착했다.
수천암은 조선시대 박훈 선생님의 묘소를 관리하던 분암이라는 설명과 함께
따듯한 구기자 차와 호두 곶감말이, 유과를 먹으며
오늘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어떤 내용인지 이야기 했다 .
수천함 문을 열수 있도록 힘써주신
박상일 교수님께서 손님들에게
수천암은 문중의 제사를 관리하던 산지기가 살았던 공간이었고, 사라질 위기에 처했을 때
문중 어르신들께 간곡히 이야기 해서 지금까지 남아 있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교수님 이야기가 끝나고
오영순 강사님의 지도 아래 연잎밥을 만들었다.
미리 씻어놓은 연잎, 개인별로 쓸 만큼 통에 담긴 견과류와 찰밥을 나눠주고
찰밥을 한번 먹을 양만큼 적당한 크기로 뭉친 다음, 견과류를 취향껏 넣고
연잎으로 예쁘게 쌓았다.
모두 살림의 고수들이라 손이 빨라서
순식간에 연잎밥을 완성했다.
빠른 손놀림 덕에 연잎밥을 찜솥에 넣고 쪄지는 동안
마당 가마솥 장작불에
고구마, 쫀드기, 마시멜로, 쥐포, 오징어를 구워 먹고,
뒷산 박훈선생 묘소와 선종조사 부도를 구경하고
두레박으로 우물물도 길러 보고
수천암 여기저기를 구경할 수 있었다.
예쁜 한옥을 여기저기 사진에 담기도 하고, 우물물 주변에 연하게 자란 머위 순도 땄다.
수천암 구경을 하는 동안 연잎밥이 익었다.
연잎향을 가득 품은 찰밥,
소고기 넣고 끓인 가을 아욱국,
2년 동안 고추장에 담겨 있던 무우장아찌와 맛난 점심을 먹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이시나 강사의 필라테스가 있었다.
먼저
가볍게 몸을 움직이고 조금씩 흔들며 몸을 이완시키며 긴장을 풀었다.
요가 매트를 깔고 마당에 앉아
스트레칭도 하고
가을 볕아래 편안히 누워
파란 가을 하늘을 보며
늦가을의 정취를 맛보는 하루가 되었다.
프로그램을 마치며
마무리 인사로
아름다움이 수천암을 지키는 옛날 소풍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