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탁 [魚拓]
이봉주
당신을 표절해요
그믐달에 먹을 갈아
지느러미 속 여백을 물 들여요
등 뒤에서 당신을 안으면
잠들지 못한 언어들이 밀물처럼 밀려와
붓끝에 흐르는 순례자의 노래를 불러요
바람이 가슴 속에서 출렁일 때마다
파도로 비늘을 세우는 당신
아직, 검은 숨결을 움켜쥐고 어둠 속을 떠다니고 있나요
당신의 축축한 등허리에서
묵상으로 고인 색깔이 솟구쳐 오르면, 나는
아득한, 검은 문장입니다
별천지에서
이봉주
춘천에는
별을 내려다보는 언덕이 있다
누가 뿌려놓았을까
금빛 별들
저 멀리 선술집에서 몇 조각 별을 가슴속에 담아 시를 읊는 시인들
저 차가웠던 가슴속에 시를 불꽃처럼 던진 이는 누구일까
구봉산 카페에 앉은 Y시인의 찻잔 속에
금빛 詩의 씨앗이 별처럼 가득하다
*이봉주:2015년 강원문학신인상 수상 *2016년 경북일보 문학대전 대상 수상
*2018년 낭만문학상 최우수상 수상 *2020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
*한림대 커뮤니티교육원 시창작반 수료 *빛글동인. 시를 뿌리다 회원.서면 박사마을 문인회 회원
*시집: 『이 울음을 끌고 나는 어느 별의 시간으로 날아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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