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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고서 스크랩 로빈슨 크루소
빗쏠이 추천 0 조회 293 08.10.20 20:09 댓글 10
게시글 본문내용

 

 

제목: 로빈슨 크루소 Robinson Crusoe

지은이 :대니얼 디포 / 윤혜준 옮김

초판: 영국런던. 1719

발행 : 2008년 7월 20

출판사 :(주)을류문화사

장르 :사실주의 소설. 

 

  

 

 1651년. 열아홉 살의 한 사내가 런던행 배에 몸을 실었다.

그의 생애가 입체적으로 꾸며지기 시작하는 출발점은 이렇게 뱃길로 런던까지 공짜로 갈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의한다. 그토록 만류하시던 아버지의 말을 되새겨 고민할 틈도 없이.

 하지만 여기서 더한 불행이 시작된다.

인간들이 한 번 쯤은 걸리고야 마는 역병, 그 역병에 걸린 것이니

그것은 하나님과 자연법칙이 각자에게 부여한 위치에 불만을 갖는 것이었다.

그것은 늘 욕망의 한 구석을 건드린다. 인생은 그렇게 꼬여간다.

그 꼬인 인생에서 하나님은 어떻게 임재하시는가?

그것은 불행의 시작인가 아니면 계획된 손길인가?

 

 브라질 농장에서 그토록 잘 정착하게 해주셨던 그 섭리를 저버리게 된 것.

그는 생각했다. 하나님이 내게 욕망을 자제하는 그 축복도 주셨다면 하고.

난파된 배가 끌고 와 어느 낯선 섬에다 그를 데려다 놓았을 때,

그의 생애는 최고의 불행과 맞닥뜨린 것에 틀림없었지만,

나는 그가 거기서 어떻게 살아남았고, 어떻게 탈출을 해서 다시 문명 세상에 속하게 되었는지 하는 지략을 설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싶진 않다. 보다 존재의 본질을 묻는 내면의 갈등과 환희와 믿음이 이 책의 수상포인트이기 때문인데, 이는 필설로 다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어릴 때 동화로 읽었을 땐 물론 용감하고 슬기로운 남자의 진취성 있는 정신이었지만,

작가의 의도는 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아니, 전혀 아니랄 순 없지만, 생각에 조금 수정을 가해 사실 디포의 의중과도 무관하게

로빈슨 크루소라는 한 등장인물과만 얘기를 진행하자.

어쩔 수 없이 무인도로 밀려온 사내는 혼자 살아남기 위해 난파선에서 짐을 챙겼다.

1659년 9월. 생존에 필요한 화약이나 총기류, 식료품 말고도 그가 챙긴 한  권의 책.

챙겼다기보단 우연찮게 그의 화물에 들어져 있던 짐이었는데,

28년 후, 그가 다시 그 섬을 빠져나오기까지 그의 정신을 붙잡아준 그 한권의 책은

다름 아닌 성경이다.

 

 그는 그때까지 전혀 신앙적인 기반에서 액션을 취해 본 적이 없었고,

매사를 요행이라든가 아니면 흔히 가볍게 말하듯

하나님 기분대로 이루어진 것들로만 생각했고,

세상만사를 지배하시고 창조하신 하나님의 섭리나 질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곡식이 자랄 기후가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리가 자라는 것을 본 후로,

그리고 어떻게 그 씨가 이 섬으로 옮겨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다가

문득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서 기인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다시 우연이라는 생각으로 마모되어갈 무렵

가벼운 지진이 서너 번 지나가면서 다시 하나님의 존재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내 스스로 나를 지탱하려는 힘이 다 소진 된 후,

그는 서서히 인생 속에서 인생을 참견하시는 손길과 만나는 것이다.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가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그는 지혜를 얻어갔고,

살아가기 위한 식량도 넉넉해졌지만,

안정을 찾아갈수록 그는 공허한 인생의 구멍을 가득 채울 알맹이를 찾아야 했다.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섬에서

아무도 그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그는 하나님의 영적인 존재를 알아간다.

그리고 그 구원의 말씀은 하나님의 계시로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알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를 28년 동안 키워낸 것은 성경이었고,

구원이나 영생이라는 단어가 주는 질적 무게는 그의 생을 만들어주는 절대적인 것들이 되었다.

 

 그는 언제나 긍정적이었다.

자신의 처지가 비록 감옥 같은 무인도에 갇혀 있었을지라도,

이곳에서라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보살펴주심을 감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처럼,

그는 언제나 자신의 처지가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더 불행한 상황을 설정해서 위로를 받는 것을 신조로 삼았고,

어떤 경우든 하나님을 원망하는 쪽으로는 하지 않았다.

 때론 새로운 의문에 직면하기도 했다.

 

식인종. 그들에게 생존은 양심을 앞선 논리였다.

그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주권에 이의를 제기하고 부당함에 좌절을 할 뻔 했을 때에는

조용히 질문을 하면서 이해되는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하나님의 법을 모르는 자들에게는 그 양심이 법이 된다는 것을....

그리고 토기장이가 그 만든 이에게 항의할 수 없다는 것을.

 어느 날. 그의 종, 한때는 식인종이었던 금요일이 하나님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그는 처음으로 이 무인도에서 살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고,

너무 기쁨이 넘쳐나서 살아있는 기쁨이 비일비재해졌다.

그의 기쁨은 이렇게 하나님을 알아가고, 전파하는 일과 자연스럽게 합류했고,

그 영혼이 간수하신바 된 분의 것으로 성숙되어갔다. 

 

 어떤 일에든, 정당화할 근거가 있는 일에조차 그는 내밀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하나님께 묻고 실행에 옮겼다.

그의 부지런함과 하나님의 도우심이

그를 28년 만에 그곳에서 나오게 하기까지의 내면의 대화에 천착한 이 작품을 소개한다.

280년 전의 이 작품이 왜 아직도 우리에게 귀한 고전으로 읽혀지고 있는 걸까?

 

    

 

                                                          ***도움말***

 디포가 <로빈슨 크루소>라는 소설을 냈을 당시, 디포는 소설가라는 이름보다 정치, 경제, 민권, 무역, 신앙에 관한 글을 쓰는 문필가요 저널니스트로서 더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었다. 이유는 당시 영국 문단에서 소설가란 개념이나 소설이라는 장르 개념도 확립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디포의 저서나 글은 정기간행물 기고 내지는 신문 리뷰나 논평이 많았던 것이다. 이런 그가 소설을 낸 것은 그의 전체적인 삶을 통해 조명해 볼 때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그가 이 작품을 출간할 당시 그는 익명으로 이 소설을 냈고, 내자마자 이 책은 영국 런던의 서점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익명으로 출간되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기가 창출할 러닝개런티가 그에게 돌아온 적은 없었다. 익명으로 출판된 이 책은 수많은 해적판을 출간시켰고, 디포는 이런 해적판을 막아보기 위해 두 번의 속편을 더 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이 책도 1719년에 출간된 초판본을 저본으로 삼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아주 중요한 점 한 가지를 말해야 할 것 같다.

 디포가 왜 익명으로 출간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이 책에 면면이 흐르는 포인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 책을 출간할 당시 영국의 상황을 잠시 돌아본다.

 이 책은 디포가 거의 60살이 다 되던 1719년에 출간되었다. 그 당시 영국은 헨리 8세가 왕위에 오르면서 설립한 국교, 즉 영국국교회(영국 성공회, 1509년)를 믿고 있었는데, 헨리8세가 로마교회로부터 독립선언을 하고 영국국교회를 국교로 선포한 이후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영국의 정체성을 개신교에서 찾고 있었다. 개신교는 주로 런던시티의 상인들이 믿고 있었고, 영국국교는 웨스트민스터의 왕족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었는데, 디포의 아버지는 런던 시티에서 양초도매업을 하는 상인이었으므로 청교도의 일원이었다.

 그러므로 디포도 자연히 청교도의 정신을 갖고 성장했는데, 당시 영국에서는 영국국교로 개종하지 않으면 공직에 오르는 일이나 정식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없었고, 여러 가지 제한이 많았다. 그래서 디포는 명문대를 가지 못했고, 희랍어나 라틴어 같은 언어를 제대로 배울 수도 없었지만, 종교적 정체성만은 포기하지 않고 비국교도로 남아 자신만의 문체를 터득해서 유명한 문필가로서의 역량의 발휘했다. <로빈슨 크루소>에 흐르는 청교도적인 그의 신앙과 구교(천주교)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보여지는 디포의 생각엔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연유된 자연스런 그의 간증이 함축되어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시대적 배경과 디포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견고함을 이해한 후에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단순히 무인도 탈출기로 이 책을 이해하기 전에 그 속에서 말없이 인간 세상에 관여하고 계신 하나님의 존재를 말하려고 하는 디포를 먼저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그런 풍성한 은혜가 함께하는 마음으로 이 책장을 덮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

 

                                                                

                                          ***당시 역사 조명***

 

A.D. 1455~1486 영국내분인 장미전쟁 헨리7세가 왕으로 즉위하여 튜터왕조를 이룸. 

     1509  헨리8세가 왕위에 오름. 영국국교회를 설립하고 로마와 단절함.

         (그러나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영국의 정체성을 개신교에서 찾고 있었음)

     1513  독일의 마르틴 루터(1483~1545) 회심.

     1517  루터의 종교개혁

     1533  프랑스의 요한 칼빈 회심...장로교 창시자.

     1533~1603 영국 엘리자베스 1세.

     1564~1616  세익스피어. 영국의 시인이며 극작가.`

     1640~1660  영국청교도혁명. 국왕 챨스1세.(영국국교회와 청교도와의 싸움)

     1608~1674. 영국의 기독교시인 <실낙원>의 저자 존 밀튼 활동. 

     1644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 회심.

     1649.  챨스1세 처형. 크롬웰의 공화정치시작.

     1658  크롬웰사망.

     1660~1684  영국 국왕 챨스2세 제위.

     1660   영국. 대니얼 디포 출생.

     1684  챨스2세 사망.

     1685~1688  영국 제임스 2세 통치. 제임스2세는 구교도를 믿음.

     1688  제임스2세 폐위.

     1719   디포 59세 <로빈슨 쿠르소>소설 발표.

     1731   디포 71세로 사망.

     1738  영국의 요한 웨슬레 회심.

     1776   미국 독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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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10.20 21:16

    첫댓글 좋은 책을 소개하셨네요. 어렸을때 읽은- 모험과 진취적인 기상.. 이런 이미지의 느낌들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와 닿는군요. 창조주의 섭리가 무인도에 갇힌 철저히 외로운 존재에게도 그 손길이 닿아있음을 봅니다. 아무것도 없는, 사냥을 위한 도구나 음식의 조리를 위한 도구등 생존에 필요한 것들이 전무한 상태에서 하나하나 만들어 냈을때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신께 올리는 크루소의 생을 보면서 모든 것이 풍족하고 쉽게 주어지는 지금의 삶(육신이든 신앙생활이든)에서 감사함을 잃어버린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말씀을 통해 주어지는 메세지가 소중함을 느낍니다. 올리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08.10.21 01:22

    오늘 저도 한권 샀습니다...만화로만 보던기억이 나고 그마저도 가물가물 한데 유 강사의 얘기를 듣고 바로 서점에 가서 구입했네요....

  • 08.10.21 01:56

    그를 살려 낸 게 성경이라니요 절대로 상상이 안되는 일 다시 읽어 봐야겠네요 역사적인 사실까지 함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저도 다시 읽어보고 중요한 사실을 찾아봐야겠어요

  • 08.10.21 09:46

    이 책은 제가 읽었던 책중에 자세히 읽었던 몇권의 책중에 하나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예기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처했을때 대처해 갈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측면에서도 '파리대왕'이나 '십오소년 표류기' 같은 책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08.10.21 09:44

    동화책 으로 어릴적 과 그리고 엄마가 된후에는 아이를 위해 구입을 한 덕으로 한번더 그리고 최근 다시 한번. 큰책으로 구입해서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는중이예요. 아주 먼 사람의 그림자라곤 찿을수 없는 바다 한가운데 조그만 섬에 갖힌 그에게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인 그에게 나타나서 "진실로 이방인의 하나님도 되시느니라" 라는 말씀을 사실화 시켜주셨더라구요. 해서 다시 읽어보려 하던 차였는데......

  • 작성자 08.10.21 10:04

    글을 블로그에서 스크랩을 하고나면 손 볼 데가 있어도 수선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네요. 맨 위 쪽 서두에 <초판:영국런던> ->을 <원판: 영국 런던>으로 수정합니다. 조금 더 눈여겨 보자면 우리가 지금 널리 읽고 있는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도 디포와 같은 영국의 같은 시대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로마카톨릭이 만연했던 중세 암흑기를 막 지나오는 르네상스 시대의 활발한 모습들이 신앙 차원에서도 보여지네요.

  • 08.10.26 20:13

    공허한 인생의 구멍을 가득 채울 알맹이를 선물로 받은 우리는 하나님께 묻고 실행에 옮겨야 함을 알려 주는 책인가요? 저의 집에도 있는 지 찾아 봐야 겠네요. 진짜 읽어 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 08.11.07 18:27

    감동의 파노라마~ ... 우리의 삶을 재 조명해볼 수 있게 하시는군요. 올려주신 글로 풍성해집니다. "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고..." ^^

  • 08.11.22 00:38

    얼마전에 읽어 보고 아이들에게도 읽히고 있습니다. '어렵게 구한 것이 소중하다'는 글과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글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 08.11.25 19:39

    공부가 되는 좋은 책소개 감사~ ~기회가 되는대로 다시 도전~ 공부삼아 원서로 읽어도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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