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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원더스,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구단이지만 현재 야구계의 상황으로는 어쩌면 마지막 독립구단으로 기억될지도 모르는 아련한 이름이다. 주말마다 프로야구선수라도 된 양 야구에 푹 빠져 사는 생활야구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일 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원더스의 공개 트라이아웃에 참가해서 김성근 감독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야구실력을 평가받고 싶다는 조금은 허무맹랑한 희망사항을 꿈꿔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비록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잊혀지는 일장춘몽처럼 자신의 야구실력에 한계를 깨닫고 차마 직접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던 일이였다. 하지만 고양원더스는 그만큼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서 동경해볼 수 있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선상에 놓여진 가교역할을 하는 가장 현실적인 야구모델이었다. |
내년이면 다시 프로야구의 중심으로 복귀할지도 모르는 야신 김성근 감독은 지난 주말 고난의 세월을 함께 한 원더스의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사회인야구인들을 위한 제대로 된 선물을 준비했다. 체계적인 훈련프로그램과 코칭 방법이 전무한 작금의 생활야구의 현실 속에서 좀 더 고급스런 야구를 추구하고 실력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열정만큼은 프로선수에 뒤지지 않는 생활야구 선수들에게 세밀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사회인야구와 늘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공존한 고양원더스 홈구장에서 갖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
이건 당신이 생각한 그저 그런 형식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다! |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 하나둘씩 모습을 보인 사전신청과 선정과정을 통해 이번 행사참여의 기회를 잡은 ‘The Brilliant Baseball Classic 2014 플레이오프시즌 기념, 김성근 감독과 함께 하는 사회인 야구 클리닉’에 모여 든 100명의 행운의 주인공들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스파이크를 고쳐 신었다. 전국 방방곡곡 각지에서 모여 든 “야구 환자”들은 야구를 사랑하는 대학생부터 중년의 어르신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구성원으로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정말 진지하게 야구를 배워 보고 싶은 기대와 바램은 모두 한마음이었을 것이다. 혹시라도 단순한 기업체의 홍보의 목적으로 이용되어 한 두 시간 정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요식행위로 체험프로그램이 끝나버리면 어쩌지 라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었다. |
하지만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원더스의 최정예 코칭스태프가 단 한명도 빠지지 않고 이른 시간에 모두 출석해 시작된 환영사에서 이미 기대의 반이 채워졌고 홍남일 트레이너의 지도로 시작된 몸을 풀기위한 스트레칭 시간에 나머지 걱정과 우려는 눈 녹듯이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원더스...아니 프로에서 하는 것과 똑같이 하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시작된 스트레칭 트레이닝은 결코 만만치 않은 몸동작으로 10월의 아침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그라운드에 모인 참가들의 이마에서는 구슬 같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
야구장에 삼삼오오 모여서 아무런 준비운동도 없이 그냥 캐치볼이나 몇 번하다가 4이닝정도 경기 뛰고 집으로 향했던 보통의 뻣뻣한 생활야구인이었다면 오랜만에 호랑이 선생님을 자처한 김광수 코치의 불호령에 오늘은 제대로 근육들이 무슨 일인지 깜짝 놀라 알이 베기지 않았을까? |
야생마 이상훈이 강속구를 던지는 비법은? 꿈같은 원포인트 레슨! |
게다가 이번 BBC 클리닉 행사는 단순히 보통의 전직 프로선수들과 함께 하는 사회인야구 멘토링 시간처럼 선수들을 주르륵 일렬로 세워놓고 일방적으로 지식 혹은 기술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투수, 포수, 야수, 타자조로 세분화해 각 조에 최고의 코치진이 투입돼 지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당초 공지된 대로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홍남일 트레이닝 코치, 김광수, 정진호, 박상렬, 박철우, 이상훈, 이시미네 코치 등이 참가해 야수조의 수비훈련과 투수조의 피칭 폼 교정, 포수조의 블로킹과 송구자세교정, 타자조의 타격 폼에 대한 원포인트 레슨 등이 원더스 선수들과 동일한 환경에서 실내외 연습장을 모두 활용하여 쉴 틈 없이 체계적으로 돌아갔다. |
한국프로야구의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원더스의 이상훈 코치가 이렇게 열의를 가지고 지켜보는 가운데 피칭훈련을 받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을 해보자. 좋아하는 팀이 LG, 주니치, 보스톤이 아니라고 해도 삼손처럼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파이어볼러를 꿈꾸는 투수들에게는 그의 조그만 손짓 하나 하나는 모두 머리와 가슴속에 속속 꽂히는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
평소 투수코치를 맡고 있지만 이 날은 배터리 코치로 BBC 클리닉에 참가한 박상렬 코치의 지도스타일에 대해 이 날 포수 조에 선정되어 수업에 참가한 패밀리 야구단의 김범준 선수(29)는 이렇게 평했다. “박상렬 코치님은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실제로 있었던 ‘에피스드’를 함께 풀어줘 이해를 돕는 스타일이었다. 들려주는 에피소드 하나하나에서 야신과 관련된 이야기였고 역시 김성근 감독님과는 오랜 동지임이 느껴졌다.” 며 이번 행사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보람된 클리닉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
또한, 단 10명의 포수들을 가르치는데 박상렬 코치를 포함한 고양원더스의 현역 선수가 2명이 동시에 투입되어서 시범과 교육을 함께 한 포수클리닉 시간은 거의 1대3에 가까운 개인지도와 코칭을 받을 수 있었고 특별히 교정이 필요하거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은 2교시부터 집중 훈련에 돌입했다. |
특별교육대상이 된 패밀리 야구단의 김범준 선수는 전 넥센 투수이자 현재 고양원더스 프런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5억팔 '이정호' 코치에게 잡혀 스로잉 동작이 잘못 됐음을 설명 받고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고질병도 같았던 어깨통증에 대한 해법을 단번에 찾았다고 한다. 제대로 된 폼으로 공을 던지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간단한 자세교정 클리닉만으로도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이 180도 달라질 수 있었다는 건 정말 놀라운 변화였다고 한다. |
지금 당신 플레이 하나하나를 야신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고양원더스의 화려한 코치진들의 집중교육이 끝난 오후에는 각 포지션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선수들을 모아 트라이아웃을 통해 A-B팀으로 나눠 실전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A조는 이상훈 코치 팀으로 B조는 박철우 코치 팀으로 나누어서 '고양 국가대표 야구장' 그라운드에서 연습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시간이 주어 진 것이다. 물론 경기에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은 실내연습장으로 이동해 더 연습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기에 괜시리 들러리를 세우는 일은 없었다. |
비록 승부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연습경기지만 대표 팀으로 선정된 양 팀의 참가자들이 플레이에 모든 시선을 집중하고 지켜봐 준 김성근 감독과 이상훈 코치, 박철우 코치의 매서운 시선이 꽂힌 그라운드였기에 경기에 임한 선수들은 더욱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었다. 이름만으로도 이미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쟁쟁한 프로야구 출신의 코칭스태프들의 열성적인 가르침은 물론 진심을 다해 관심을 가져 준 행사과정에서 BBC클리닉의 참가자들은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
최소한의 갈증은 해결되었지만 아직도 나아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다! |
이번 클리닉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사회인야구대회가 넉넉한 우승상금을 놓고 화려하게 치러지는 단발성의 행사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연습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혹은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 또는 실전 경기위주의 스케줄로 돌아가는 현재의 생활야구는 개인의 발전이나 취미생활보다는 실력위주의 승리위주의 주인공들에게만 시선이 집중되어 있다. BBC 관계자들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대회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원했던 교육과 자기개발이란 욕구의 표현인 “야구클리닉”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활야구선수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
많은 생활야구 동호인들이 당장 게임을 즐길만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한 목소리를 내는 결과물로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주변에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들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고 많은 지자체들이 자체 야구장을 건설하겠다는 반가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제대로 된 훈련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발전의 초석을 쌓을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적인 코칭 시스템도 절실하다. 아직 일정이 끝나지 않은 프로야구 선수들, 혹은 프로야구단의 코칭스태프에게 협조를 구해 이런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무리가 따를 것이다. 꽁꽁 언 추운 손을 녹여가면서 한겨울에 모여 그냥 캐치볼 몇 번 하고 선수들과 사인이나 주고받는 팬서비스 차원에서 열리는 프로야구단의 이벤트성 클리닉으로는 이미 높아진 생활야구인의 눈높이를 만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에는 야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하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코칭스태프, 그리고 올바른 생각을 가진 프런트가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원더스는 또 다른 세상인 사회인야구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여줄 수 있었고 이렇게 진정성 있는 가르침이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이제 11월이면 더 이상 우리에게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써의 야구의 가능성을 열어 준 기회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독립구단 원더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학생야구와 프로야구의 연결고리이자 프로야구와 아마추어야구의 구심점 노릇을 해 준 이른바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가 더 이상 우리곁에 남아 있지 않음을 뜻한다. |
KBO는 프로야구의 시장을 넓히려는 노력과 동시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야구에 빠져들 수 있는 연구방안을 올 겨울에도 쉼없이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생활야구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사회인야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기반을 넓히는 일, 그리고 엘리트 체육이 아닌 클럽 활동으로써의 학교야구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교육의 기회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프로야구의 진정한 팬들을 돌보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보는 야구”와 “하는 야구”의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수많은 존재의 가치를 무시해서는 결국 프로야구와 사회인야구 공멸의 길임을 자각해야만 한다. |
이번 행사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이 김성근 감독의 “가르침”과 “느낌”을 공유하고 “영감”을 받고 야구에 대한 목마름을 조금은 해결하고 돌아갔다. 매 순간이 승부의 연속이라는 김감독님의 철학은 비단 야구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야구로 삶의 원동력을 찾고 힐링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행사들이 끊임없이 계속되기를 기원하며 또 간절히 요구한다. |
‘The Brilliant Baseball Classic 2014 플레이오프시즌 기념, 김성근 감독과 함께 하는 사회인 야구 클리닉’을 통해 우리의 목마름이 조금이나마 채워졌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와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다. |
첫댓글 현대에서 많은 지원을 통해 사회인야구 저변확대에 노력하네요 다른기업들도 많이들 지원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