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
안녕하세요? 마리입니다.
남편의 권유로 9박 10일 간 프랑스 파리를 시작하여 스위스 융프라우, 이탈리아 피렌체 쏘렌토, 베니스 로마, 영국 런던을 패키지로 여행하고 왔습니다.
남편은 자유여행을 권했는데, 아들과 둘이 자유여행은 넘 무섭고 심심하고 엄두가 나지 않아 패캐지로 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용한 여행사는 온라인 여행사.
인터넷 여행사라 비용이 저렴했습니다. 품격, 실속 두 종류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나마 나은 품격으로. 비용은 유류할증료, 식당 물값, 옵션 투어 다하여 800만원 정도 든 것 같습니다.(지송요...저는 돈 관리를 안하여 정확한 건 남편이 알지요.)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메이저 여행사가 아닌 기타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은 비추입니다.
<패키지 여행의 빛>
1.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다. 심심하지가 않습니다.
2. 사전 준비를 많이 하지 않아도 가이드가 안내해주고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3. 공항에서 절차 및 텍스 리펀도 가이드가 대신 해주는 부분이 많아서 편하다. 끝입니다.
<패키지 여행의 그림자>
1. 여행사가 정해주는 숙소는 정말 형편 없습니다. 별 4개짜리 호텔인데 커피포트, 냉장고, 슬리퍼 등 기본적인 것도 없습니다. 물론 욕조도 없지요. 또한 저렴한 호텔을 정하자니, 관광지에 멀리 떨어진 곳의 1급 호텔을 정하여 관광지에서 호텔까지 들어가는 시간이 왕복 3~4시간 정도 소요됩니다.(즉, 새벽에 일어나서 밤에 들어가는 피곤한 일정인거죠. 1급이라는 말만 믿었지 거리상의 함정이 있을 줄이야...)
2. 1일 3식...생존을 위해 먹었습니다. 와~ 이렇게 쓰니깐 디기 불쌍해보이는데요...빡빡한 일정을 소화가기 위해서는 뭐라도 꾸역꾸역 먹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1) 조식 - 바게트 한 덩어리, 크로와상 1개, 커피 또는 쥬스, 버터와 쨈.(4일) / 빵, 스크램블드 에그, 씨리얼, 커피 또는 쥬스, 우유, 버터와 쨈(1일) / 빵, 삶은 계란, 커피 또는 쥬스, 버터와 쨈(2일) / 런던 호텔은 그래도 제대로 된 조식..한국 호텔 조식과 비슷합니다.(1일)/아시아나 항공 기내식(1일) 총 9일간 조식 메뉴입니다. 빵은 넘 딱딱하고 별 맛이 없어요. 방콕 르부아 호텔서 먹은 빵과는 천지 차이입니다. 왜 남편이 동남아가 여행 천국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2)중식과 석식
가) 현지식 - 1. 파리서 먹은 달팽이 요리 : 완전 지저분하고 낡은 식당에서 버터 발라서 구운 달팽이 5~6마리와 딱딱한 빵, 질척질척한 으깬 감자와 너무도 짰던 소고기 조림, 후식으론 슈크림 빵 (스프, 샐러드, 커피, 과일 그런 거 없어요. 프랑스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의 나라인데, 실망이 컸습니다.)
2. 이태리서 먹은 마리게리따 피자와 돼지고기 튀김 : 성의 없이 대충 만들어준 느낌이 팍~! 서울 호텔서 먹은 마리게리따가 백배는 맛있습니다. 아니, 빕스 마리게리따가 훨 낫다는.(차라리 내가 돈주고 거리에서 사먹은 피자가 더 맛있는 걸로 보아 정말 싸구려 식당이었던 거 같아요.)
3. 런던서 먹은 로스트 비프 : 맛없는 야채스프, 퍽퍽하고 짠 로스트 비프 한 장(맛도 없지만 양도 너무 적습니다. 로스프 비프 한장에 100그램이나 될까 모르겠어요)과 후식으로 상표가 그대로 붙어있는 바나나 한개 (커피 없습니다.)
나) 한식 - 닭도리탕(1인당 닭고기 2조각씩, 저는 식성 좋은 아들에게 양보), 김치찌개(돼지고기가 거의 없어요. 두부 몇 조각), 비빔밥(그나마 가장 나았어요. 소고기도 들어가고), 꼬리 곰탕(국적불명의 뼈 분말 타서 만든 맛.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거의 남겼습니다.)
다) 중국식 - 지저분하고 비위 상해서 거의 안 먹었어요.
라) 기타 - 거의 파스타 위주로 식사를 하는데요...이러다가 영양실조 걸릴가까봐 티본 스테이크 별도로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스테이트 30유로(원화 45000원) 정도. 스테이트 가격은 한국과 별로 차이 안 나는 걸로 보아 우리가 먹은 저 음식들은 얼마나 질이 떨어지는 음식들인가 생각했습니다. / 유럽은 식당에서 물을 돈주고 사 먹습니다. 500ml 한 병에 상황에 따라 1~2유로(3000원)정도 합니다.
3. 화장실, 소매치기 - 공공시설에 공용 화장실이 거의 없어요. 화장실도 유료이어서 1.5유료의 요금을 받습니다.(원화 2200원 정도) 르부르 박물관,베르사유 궁전, 바티칸 박물관 등 기본이 2~4시간 줄을 서야 입장이 가능하고 관람하는데 1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3~5시간 정도 화장실에 갈 수 없어요. 참 불편했습니다. 식당 가면 서로들 화장실 먼저 가야해서 평균 15명이상 줄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게 뭐 하는 건지...한국의 깨끗하고 큰 화장실 생각 많이 났지요. / 가이드의 소매치기, 날치기, 퍽치기 조심하라는 말, 가방을 뒤로 메면 남의 것, 옆으로 메면 반만 내 것, 앞으로 메면 내 것...하루에 수십번씩 들었어요. 여권 조심해라, 지갑 조심해라, 기차에서 큰 캐리어 통째로 훔쳐가는 도둑도 있다...등등. 화장실을 가야 한다는 강박증과 여권을 잃어버릴까봐 어찌나 신경을 썼던지...여행하면서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었습니다.
4. 옵션 비용 - 세느강 유람선 및 에페탑 전망대 : 90유로(135000원)
베니스 수상택시 : 50유로(75000원)
카프리 섬 투어 : 120유로(180000원)
로마 벤츠 투어 : 60유로(9만원) - 벤츠 승합차 6명이 탑니다.
옵션 하셔도 괜찮지만, 옵션 때문에 자유시간이 너무 없고 지칩니다. 비용도 비싸구요. 옵션 투어 할 시간에 해변가나 도시 구경하면서 맛있는 거 사먹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일행 중 한 가족(4명)은 카프리섬 투어, 벤츠 투어 안하고 개인 가이드 불러서 로마 시내 투어 했다고 했는데, 가이드 비용 200유로 들었다고...맛있는 음식 사먹고 휴식 취하며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만약 그 가족이 옵션으로 카프리, 벤츠 투어를 했다면 720유로(1080000원)가 들었겠네요. 즉, 여행사 가이드가 얼마나 많은 폭리를 취하는 줄 알 수 있었죠. 남편도 옵션 대신 맛있는 거 사먹고 휴식을 취하라고 권했는데. 아들 녀석 때문에 옵션 다 했네요. 넘 힘들었어요.ㅜ.ㅜ
요기까지. 넘 길어지네요. 제가 너무 부정적인 시각으로 글을 써서 글이 좀 균형감이 떨어지기는 하나, 사진만 보시고 넘 부러워 하셔서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엄청 우아하고 고품격의 여행을 하고 온 것이 아닌데, 다른 분들 눈에는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어서 주제 넘게 장문을 썼네요.
어리버리 마리의 유럽여행 소감이라고 봐 주시고, 다른 회원님들께서는 지혜롭고 여유 있는 여행 계획 세우세요. 물론 저에게도 뜻깊은 여행이고 즐겁고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패키지 비추~! 자유 여행 강추~!
부족해보니, 고마움을 느꼈던 여행. 한국 정말 좋아요. 인심 좋고, 음식 맛있고,호텔 깨끗하고, 사람들 친절하고,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이만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