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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MISSING : 사라진 여자"
한국영화, 장르:미스터리 개봉:2016.11.30.
감독:이언희, 제작:다이스필름
주연:엄지원,공효진 관객:1,100,058명(2016.12.14.현재)
강남 은혜병원의 의사 남편을 둔 “지선”(엄지원역)은 남편의 불륜으로 인하여 이혼을 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딸 “다은”을 빼앗길 위기에 봉착하였다 이혼 후 육아와 생계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 지선의 삶은 고단하고 처절할 수밖에 없었다 방송사 드라마 관련일을 하고 있는 지선은 늦은 귀가와 불규칙한 업무로 인하여 더 이상 다은을 지킬 수 없는 위기에 서 있다 앞서 돌보던 보모가 다은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다은이가 다치게 되자 지선은 새로운 보모를 찾게 되는데, 이웃의 한 보모의 소개로 한국말을 잘 모르는 “한매”(공효진역)라는 사람을 소개받게 된다 처음에는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자지르지게 울어대는 다은이를 금방 잠재우는 것을 바라본 지선은 한매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여느때와 같이 지선은 하루의 생활이 전쟁과 같이 시작된다 귀가길에서도 별반 다를게 없는 그녀의 생활은 드라마 시청률에 따라 목숨이 오가는 처량한 신세다 다은이를 지키기 위해 틈틈이 애써 보지만 언제나 역부족이다 지선의 변호사는 전 남편에게 아기를 빼앗길 위기속에 전전긍긍하지만 지선의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간다
어느날 아침, 그날은 목요일이었다 바쁜 일상속에서 정수기에 물을 받아든 지선이 다은이의 코에 묻은 침을 삼키는 한매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다은이의 감기가 극심해 지자 근심에 쌓인 지선이 한매에게 병원에 가 볼 것을 권유하자 내일 예방 접종이라면서 하루를 미루게 된다 이같은 구조는 정작 친엄마인 지선은 다은이와 관련하여 모르거나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이에 비해 보모인 한매는 다은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세심하게 살피며 보살펴 주는 전형적인 한국 워킹맘의 현실이었다
그리고 그날밤 회식을 끝내고 지친 몸으로 돌아온 지선은 자신의 빈집을 발견하고 근심에 쌓이지만 그렇게 한매를 믿으며 하루를 또 넘긴다 그리고 또 하루 지선의 바쁜 일상은 다은이를 찾아야 한다는 신념보다 목구멍이 우선이었다 그 또한 다은이를 지키기 위한 마지노선이기도 하였다 다은의 자녀양육권을 놓고 판사앞에선 지선과 지선의 변호사, 그리고 전 남편측의 변호사와의 치열한 논쟁에서 한없이 밀리는 형국에서 지선은 이제 망연자실의 순간처럼 무너져 내린다 자신의 삶과 일과 모든 생활은 다은에게 집중되어 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다은이를 지켜 낼 수 없는 혹독한 시련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토요일에 이르러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지선은 아파트 주변을 돌며 한매와 다은이를 부르며 적극적으로 찾아 다녀 보지만 아무 단서도 찾지 못한다 자기 집앞을 배회하는 한 남자를 발견한 지선은 그 남자를 붙들며 하소연을 품어 낸다 그의 이름은 “박현익”(박해준역), 그는 보이스피싱과 불법장기매매의 알선책으로 악명높은 돈벌레였다 그런 그가 한매와 관계하며 사랑에 빠져 있지만 그 또한 한매를 찾고 있다
한매와 다은이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자녀양육권에서 매우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지선은 지금 그 어떤 단서도 가지지 못한채 두사람을 뒤쫓고 있다 한매의 친척이라면서 자신에게 소개해 준 보모는 다른 사람에게 돈을 받고 그렇게 말했을 뿐이라면서 모든 일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 있다 그러던 어느날 지선에게 전화 한통이 날라오고 다은이를 데리고 있다는 말에 속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전재산을 날려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중국을 본부로 하는 보이스피싱에 걸려 던 것이었다 다은이를 찾기 위해 한강 선착장을 찾은 지선은 이미 정신이 혼미한 상태다
박현익을 다시 만난 지선은 박현익과 함께 안마시술소로 간다 “안마시술소 주인여자”(김선영역)의 도움으로 한매를 찾아 보지만 그녀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지선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이 사건은 유괴범죄로 지명된다 그러나 그 어떤 단서도 없다 지난 6개월이나 함께 있었던 한매에 관한 그 어떤 정보도 명확하지 않고 그녀가 갖고 있던 폰도 대포폰이었다 지선의 머리가 하얗게 물들어 간다 마냥 자신의 일에만 골몰해 있었던 지선은 한매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함께 찍었던 사진과 폰에는 그녀의 사진이 단 한 장도 남아 있지 않다 사진도, 이름도, 주소도, 어느것 하나 잡혀지지 않는 상황속에서 다은이의 행방은 어디로 간 것일까?
다은이의 “친할머니”(길해연역)가 경찰서를 찾아 지선과 한매가 함께 공모하여 다은이를 빼돌린 사건이라면서 강하게 몰아 붙이자 “박형사”(김희원역)는 그녀의 설득력 있는 주장에 관심을 갖는다 지선은 늘 위태로운 삶이 계속된다 직장에서도 해고될 위험이 찾아오고 그녀는 마지막 남은 다은이마져 빼앗길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변호사마져 스스로를 의심하며 궁지로 몰아갈 때 지선은 경찰서을 뛰쳐 나와 자신의 힘으로 다은이를 찾아야 겠다는 결심을 굳힌다
역시 단서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경비아저씨는 “한매”를 좋게 여기지 않았다 우연하게 발견하게 된 학생의 증언은 더욱 더 충격적이다 6개월전 다은이가 도로에서 다치게 된 경위의 진실이 폭로되는 순간이었다 학생의 자전거를 타며 다은이 보모의 주위를 배회하던 한매가 보모의 손을 일부러 건드리며 넘어지게 하고 다은이의 유모차를 사정없이 밀어버린 것이다 이 일로 인하여 다은이는 심하게 다치고 보모는 해고된 것이었다 한매는 왜 그랬을까? 착하게만 보였던 한매가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해야만 했을까? 그녀의 삶을 쫓아가는 지선은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 시집을 온 한매는 “석호”(장원영역)의 아내다 석호의 “어머니”(김진구역)는 전통적인 가부장적 시대의 산물로 한매를 종처럼 부리며 그녀의 삶을 궁지로 몰아 넣는다 한동네에서 함께 사는 “쑤안”(체리쉬 라미레즈역)은 “김이장”(김지훈역)의 아내로서 먼저 시집을 와서 잘 살고 있지만 한매의 삶은 정반대로 매번 고통을 겪고 있다 석호의 후손을 임신한 상태였지만 한매의 생활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한글배움이었다
한매가 어렵게 출산한 딸은 태어나자 마자 병에 시달리며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다 큰병에 시달리며 고통을 겪고있을 때 한매의 시어머니는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가버리고 아기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한매는 아기를 데리고 가출을 선택했다 서울의 강남 성모 은혜병원에 입원을 시켰지만 시간이 갈수록 병원비는 밀리고 아기의 병환도 진척되지 못하고 있었다
한매는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며 근근히 생활을 이어가지만 어느것 하나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악덕업자로 소문이 나서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 않는 박현익이지만 그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한매다 그녀 앞에서는 그 또한 보통의 한 남자였다 그녀는 매일 오후 2시만 되면 어디론가 가야했고 그곳은 그녀의 딸이 있는 병원이었다 병원에서 한매는 천사와 같은 사람이다 그녀가 노래를 부르면 소아과 병실은 조용해 지고 아이들은 천진난만해 진다 울음은 그치고 평화의 시간을 그녀가 허락해 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는 그녀지만 너무나 많이 밀린 병원비로 인하여 그녀의 삶은 이미 지칠대로 지쳐 있다 한매의 남편인 석호는 재인의 친부임에도 불구하고 병원비에는 전혀 무심 하면서 오직 한매의 성적 탐닉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짐승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선은 밀린 병원비를 청산하기 위해 박현익을 통하여 불법 장기매매까지 하게 되지만 어디서 어떻게 꼬인 것인지 돈을 갖고 약속 장소에 나간 서로는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딸을 강제로 퇴원조치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바로 지선의 딸 다은의 입원 때문이었다 지선은 딸이 아픈데 의사인 남편이 주저하고 망설인다며 다그치자 남편이 병실 환자가운데 병원비가 밀려있는 한매의 딸을 강퇴조치시키고 자신의 딸을 그 자리에 누이게 된 것이다 이것을 바라본 한매의 눈에 독기가 서려 있지만 그녀에겐 그 어떤 힘도 없었다 스스로도 힘겨운 삶에다가 아기를 돌볼 수 없었던 한매의 아기는 결국 죽음에 이르러고 한매는 이 상황을 감내하지 못하며 내내 울부짖는다
그녀의 분노는 이렇게 어이없는 복수극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딸 “재인”의 죽음은 지선과 다은이의 일에서 빚어진 사태라고 생각한 한매는 모든 과녁을 그녀에게로 향하며 계획적으로 다가간 것이었다 한매는 지선의 아파트에서 고의적으로 사고를 내고 지선의 보모를 해직시키고 그 자리에 자신이 들어가 보모의 역할을 한다 한매는 이를 위해 자신을 사랑하는 박현익을 이용하여 지선의 통장에서 돈을 빼내어 가고 박현익은 보모 알선자를 주선하여 지선의 집에서 한매가 일할 수 있도록 주선하였다 한매의 복수극은 김치냉장고에서 시작되었다 재인의 죽음은 다은이의 부활이었을까? 한매는 이미 죽은 재인의 시신을 지선의 집 부엌에 있는 김치냉장고안에 보관하고 있었다 오직 다은이의 양육권에만 골몰해 있었던 지선은 지난 6개월 동안 보모로 있었던 한매에 대하여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자기 집안에 다른 아기의 시신이 보관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채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지선을 뒤쫓는 박형사와 “남형사”(전석찬역)는 언제나 한걸음씩 늦어지고 있다 결국 지선의 집에서 수사본부를 차린 경찰과 지선은 한매의 행방을 뒤쫓다가 김치냉장고에서 재인의 시신을 발견하고 아연실색해 한다 인천항을 통하여 해외로 출국하려는 한매는 지금 다은을 데리고 여객선위에 서 있다 포위망에 걸려던 한매는 갑판위로 도망을 하고 위기에 내몰린 그녀는 다은과 함께 자살을 결심한다 한매의 아픈 상처를 이해하기 시작한 지선은 다은을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하며 자신이 없어질테니 다은을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먼 이국땅, 낯선곳에서도 인간의 정을 느꼈던 것일까? 한매는 다은을 경찰에게 넘겨주고 바다위로 뛰어 내려 버렸다 한매를 따라 뛰어 내렸던 지선이 한매를 구하려 하지만 끝내 구하지 못하고 지선만이 가까스로 구조가 된다
미씽(MISSING), 행방불명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 영화는 미스터리가 아니다 스릴러도 아니다 그저 하나의 오해가 빚은 드라마다 가진자의 딸과 가지지 못한 자의 딸의 문제도 아니다 단지 하나의 오해와 자기 자녀에 대한 이기적 사랑이 빚어낸 우리 사회의 문제다 그리스도인은 이 영화에서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비정상화의 정상화일까? 다문화시대에 접어든 한국사회안에 외국인들의 인권은 어디에 있을까? 젊은 나이지만 못사는 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로 한국의 나이 많은 남자들과 결혼하여 적응하기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을 때 교회는 그들에게 진정한 안식처가 되지 못했다 교회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들이 필요할 때 손을 잡아 줄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이 위험에 직면했을 때 도와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들이 낯선 땅 타국에서 바르게 정착할 수 있고 그들의 바른 후손들과 바른 신앙을 세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