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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남도땅 물댄동산 원문보기 글쓴이: 남도샘물
황영준 전남도민일보 2011. 3. 10 폐허의 땅 북한에도-김준곤 목사(2)
김준곤 목사님은 ‘민족 복음화’를 소원하며 삼각산 움막집에서 기도하다가 용광로가 끓어오르는 듯 뜨거운 감동이 터졌다.
“민족의 가슴마다 피 묻은 그리스도를 심어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시옵소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민족 마음마다, 가정마다, 교회마다, 사회의 구석구석, 금수강산 자연환경에도 임하게 하시고, 뜻이 하늘에서처럼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시옵소서... 공산혁명이 휩쓸고 간 폐허의 땅 북한에도, 죄악과 비리와 불의가 난무하는 남한 땅에도, 혁명의 개념을 혁명한 예수의 혁명으로 이 수년 내에 대부흥이 일어나(합 3:2) 니느웨성 처럼 회개한 민족, 해골 떼가 생명의 군대로 부활한(겔 37장) 민족, 성민(聖民) 코리아가 되게 하시옵소서.”
1962년 2월 어느 날이었다. 이 기도는 청년들과 한국 교회 성도들의 심령에 옮겨 붙어 들불처럼 번졌다. 선교 단체만 아니라 한국 교회를 뜨겁게 했던 1980년대 한국 교회는 전무한 ‘한국 교회 대부흥’의 열매로 나타났다.
김 목사님의 고향 지도(전남 신안군)를 찾아갔다. 무안공항을 지나 구불구불한 지방도를 따라가면 바닷가에 봉리교회가 나온다. 김준곤 일가의 소유였던 봉리 619번지를 분할하여 바닷가로는 예배당 터로 내주고 한쪽에 가족묘지를 조성했다. 6‧25때 공산당에 학살당한 부친(김면주)과 순교한 아내(인정진) 그리고 모친 김통안 권사의 묘가 있다.
김준곤 목사님의 ‘나의 25시’ 내용이다. 1944년. 일본군 징병영장을 받았으나 일본군의 총알받이가 되는 것은 개죽음이라 생각하여 산골 암자에 숨어 금식하며 기도했다. 아버지가 아들 대신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다는 소식에 어쩔 수 없이 자수했다. 목포에서 남방 섬 전쟁터로 가는 수송선을 기다리는 죄수들과 노무자들 사이에 섞였다가 필사의 탈출에 성공했다. 만주 목단강성. 한국개척농민을 돕는 농산기사생활을 했던 곳으로 가다가 헌병에게 붙잡혔다. 끌려가다가 이판사판으로 도망쳤다. 삼엄한 경비초소를 여러 곳 피해서 여러 날 만에 소만(蘇滿)국경 마창에 은신했다. 그곳에는 인광식, 김인석, 강원용 목사님도 계셨다. 김 목사님 댁에서 지내며 주님을 향해 “살려만 주시면 어떻게 살겠다는 것과, 일본이 망하게 해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그 때 장로님의 딸 인정진을 만나 혼인을 맺었다.
미군 비행기가 만주까지 폭격하고 소련군 전투기도 벌떼처럼 몰려와 공습했다. 패전 일본군과 졸지에 피난민이 된 일본인들 귀국 대열은 홍수처럼 남쪽을 향했다. 소련군이 들어왔다. 취하고 약탈하고 강간하고..., 무법천지가 되었다. 여자들이 죽지 않으려면 ‘누구든지 강간당할 각오’를 하라고 목사님들이 기막힌 말씀을 하셨다. 준곤이 소련 KGB에 끌려갔다. 여군 장교가 풀어 주었다. 그녀는 한국인이었다. 소달구지를 사서 아내와 함께 귀국 길에 올라 사지를 뚫고 내려왔다. 김 목사님의 [영원한 첫사랑의 생명언어] 이야기이다.
‘민족 복음화' 비전으로 살았던 준곤의 믿음은 언제 누구에 의해 심어졌을까. 섬마을(신안 증도) 전도부인 문준경의 열매였다. 그녀가 증도에서 돛단배로 지도로 거너와 준곤의 어머니(김통안 권사)와 함께 지냈다. 이성봉 목사님이 불렀던 ‘허사가’와 ‘천당가’를 부르면 동네 부인들이 모여 함께 부르고 그녀는 ‘예수 천당’을 외쳤다. 초등학생이던 준곤에게도 그 때 복음의 원초적 뿌리가 내렸다. 문준경은 1950년 10월 5일(59세) 증도에서 공산 폭도에게 끌려가 순교의 피를 흘렸다. “노두 길, 나룻배 길, 낙도 길 가에 핀 진달래 같은 우리들의 룻이여, 에스더여, 마리아여! 어머니라고 불러버리고 싶은 나의 아주머니...내가 부탁하면 대신 죽기라도 해주셨을 문준경 전도사님… 제게 심으신 믿음의 씨앗을 퍼뜨려 10만 명 대학생을 중국 땅에 보내고 싶습니다.” 김준곤 목사의 고백이다.
순교자의 피, 예수님의 피 묻은 십자가는 김준곤이 과거이고 삶의 이유였다. 그가 선포한 ‘예수 십자가, 구원의 복음’은 흩날리는 민들레 씨앗처럼 성령의 바람타고 온 세상으로 퍼져나갔다. 김준곤 목사, 위대한 전도자-.
지도에 있는 김준곤 목사님의 생가
김준곤 목사님의 모친 김통안 권사님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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