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통재라! “한국의 슈바이처” 문창모 박사님의 뜻을 이은 의대 교수들이 없다니, 한국 의료계의 불행이고 우리나라 국민의 불행입니다.
양정자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원장
신록의 계절,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푸르고 청명한 5월의 하늘처럼 하루빨리 의사와 의대생들이 자기들의 본분을 깨달아 환자를 위해 병원으로 돌아오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동 지역의 국민 모두 더 이상의 희생 없이 전쟁이 끝나 평화를 이루고,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간절히 기원합시다.
의사들은 의사가 되기 위해 서약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의과대학을 졸업할 때 쓰이는 선서문은 제네바 선언문이라 합니다.
<제네바 선언문>
이제 의업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서 인정받는 이 순간,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겠노라.
·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 나는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노라.
· 나의 위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생각하겠노라.
·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 나는 인간의 생명을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겠노라.
·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이상의 서약을 나의 자유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하노라.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던 의사들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던 의사들의 제네바 선언,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의사들이 의과대학의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대한의사협회가 앞장서 반기를 들고, 전국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거나 각종 방법으로 진료 거부의 행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의대생들도 휴학으로 동참하고,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도 제자들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사직서를 내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최우선 가치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합당한 권리를 보장하고 대우하며, 우리가 의사를 선생이라 호칭하고, 우리 사회가 의사를 존경의 대상(사랑의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의료 파업으로 충북 보은에서 3세 여아가 상급병원의 진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 부산 50대 급성 심장질환 환자가 의사가 없어 응급수술 병원을 찾지 못하고 4시간여 만에 울산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 충주 70대 여성이 전신주에 깔려 발목을 크게 다쳤으나 수술 불가, 마취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이송 거부당한 환자가 이튿날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고 9시간여 만에 사망”
계속 환자들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는데도 의사들은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모리배나 조폭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을 사용하며, 환자 목숨을 걸고, 그걸 담보로 시위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의료인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하이브와 분쟁 중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를 언급하며 “저런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은 괜찮고, 의사들이 노력을 통해 그보다 훨씬 적은 돈을 버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의사들이 자기들을 밥그릇 싸움하는 이익집단으로 격하시키고, 의대 교수들은 제자들이 의사로서의 본분을 찾도록 지도하기는커녕 그들과 동조하고 있으니 어쩌다 우리 한국의 의료계가 문창모 박사 같은 진정한 의료인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는지……. 한국 의료계의 불행이고, 우리나라 국민의 불행입니다.
한국의 슈바이처 문창모 박사님은 평북 선천 출신으로 1931년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47년 국립마산결핵요양소 소장이 되셨고, 이후 세브란스병원 원장, 대한결핵협회 총장 등을 역임하신, 특히 대한결핵협회에서 일하실 때에 크리스마스 씰을 최초로 발행하신 분입니다. 원주기독교병원의 재건시에 세브란스 병원장과 국제대학장을 역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초대 원장으로 부임하여 의료가 낙후된 영동·영서권에 위치한 1,000여 병상의 대형병원으로 성장시켰으며, 연세대 의대 원주대학을 설립하는 데 공헌하여 우수한 의료진을 지방에서도 배출하는 모태를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한센병 환자 집단촌이 원주에 들어설 수 있도록 앞장서 이들이 자립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고, 1964년 원주에서 문이비인후과를 개원하여 2001년 폐업할 때까지 37년 가까이 진료하시고, 농촌지역의 학생과 직장인을 배려하여 매일 오전 6시 30분에 어김없이 진료를 시작하신 분입니다. 고령의 나이와 의정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원주의 문이비인후과 병원에서 새벽 진료를 본 후 서울 의사당으로 올라가고, 다시 원주로 내려와 진료를 하는 바쁜 나날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이때 의사당으로 출근할 때에도 항상 청진기와 진료 가방을 가지고 가셨다고 합니다.
문 박사님은 의사가 되시고 70년간을 환자 곁을 떠난 적이 거의 없는 분으로 2000년 의료계 파업 사태 때에도 “환자를 나 몰라라 할 수 없다”, “생명을 담보로 투쟁할 수 없다”라며 진료실을 지키신 분입니다.
아들을 의사 시키고 싶은데 가르침을 달라는 부인에게 “의사 시키지 말 라. 의사는 좋 은 직업이지만 천직으로 알고 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직업이다. 수입이나 얻고 쉬면서 대접받고 하려면 의사하지 말아야 한다. 의사는 환자를 위해 있는 사람이다. 의사는 병원을 비우면 안 된다.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쉬지도 못하고, 나를 잊어버려야 한다. 환자를 위해 자기 피라도 뽑아 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의사할 수 있다”라고 알려주셨습니다.
문 박사님과의 첫 만남은 1994년 원주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날은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원주지부가 개소하던 날이었습니다. 기념식 맨 앞자리에 만들어진 이사장석에 앉아 계시던 박사님은 원주 지역의 아들·손자 연배의 기관장들이 개소를 축하하기 위해 식장 안으로 들어설 때마다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그분들을 맞이하며 계속해서 상석을 내주시고 말석에 앉으셨습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수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내빈을 맞이하시던 모습, 그리고 그때마다 보여주신 상대를 높여주시던 모습, 인자롭던 그 미소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당시에 그 식장 안에서는 제일 연장자요, 원주의 가장 큰 어른으로 누구보다도 존경을 받으시는 분이셨기에 우리 문화권에서 처음 접한 그런 모습은 낯설고 놀라우면서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아울러 그 모습을 통해 앞으로의 저의 행동지침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깨달았습니다.
박사님을 뵌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1995년, 제 박사학위 수여식에 “약자를 위해 일하면서 열심히 공부해 학위까지 했으니 그런 사람은 귀하게 알고 직접 가서 축하해 주어야 한다”며 구십이 가까우신 어른이 예고도 없이 전북 익산까지 오셨다가 저를 만나보지도 못하시고 올라가셨던 일, 그 유명한 새벽 진료를 마치고 당시 서울 국회에 등원하시는 그 바쁜 시간을 쪼개어 상담소로 찾아오셔서 큰 성경책을 선물로 주시며 저를 축하하고 격려해주시던 모습 등……. 58년 넘게 법률구조사업에 몸담아 일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 뵈었지만 그렇게 가슴 벅찬 격려는 처음이었습니다.
퀘벡주 의사들 “급여인상 반대…공공의료에 투자하라”
캐나다 퀘벡 주 의사·레지던트·의대생들, 그들의 급여 인상을 취소하고, 그 인상분을 퀘벡 의료제도 전반에 재분배할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에 서명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지의 2018년 3월 7일 기사에 따르면 캐나다 퀘벡 주의 의사, 레지던트, 의대생 700여 명이 자신들의 급여 인상 취소를 요구하는 온라인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인상분을 공공부문 의료에 투자하라!”
이들은 “강력한 공공시스템을 믿는 우리 퀘벡 의사들은 의료연맹이 협상한 최근 급여 인상에 반대한다”, “간호사를 비롯한 다른 직원들은 근무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고, 환자들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예산 삭감으로 인해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들의 급여 인상을 취소하고, 그 인상분을 퀘벡의 의료제도 전반에 다시 분배할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의사들 모두가 퀘백 의사들보다 환자를 위하지 않고, 공공의료에 무관심하고, 자기 이익만 바란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의사들은 시작할 때의 초심을 잃지 말고 하루빨리 병원으로 돌아가 환자를 보면서 자기들의 정당한 주장을 분명하게 밝혀 원하는 바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병원을 떠나서 환자를 돌보지 않고 하는 주장은 진의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의사 자신들을 모리배로 평가절하시키지 말고, 우리 국민 모두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의료인으로 돌아가시기를 간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