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도 찌뿌둥하고
온 몸은 끈적거리고 덥고 휴가씨즌이라그런지 가계엔 손님도 뜸하고...
한가한틈에 요즈음 재미붙인 어릴적 친구들 노는 모습 엿보기나할까?
옛친구들을 하나하나 오랬만에 방문해서 인사나 나누어 볼꺼나...
어릴적 추억중에 선명한 한페이지로 우리모두에게 각인됐던 학교뒤 연방죽에서부터
갱갱이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했던 옥녀봉까지 거닐면서...
**우리 어릴적엔 사진으로나 대한뉴우스로나 어쩌다 접할수있었던
미국항공모함보다도 몇배나 커서 그운동장에 몇천명
아니 몇만명이 뛰어도 많이 남아돌것만 같던 우리학교가
우연한 기회가있어 찾아보니, 왜 갑자기 학교가 줄었는지 망연자실하기만 했던 기억이있다
기억하고있던 그 큰학교가 왜이렇게 변한걸까...
그사이 동화에서나 접했던 도깨비가 그요사한 방망이로 장난을 친걸까?...
그사이에 내가 거인이라도 된걸까?...갑자기 머리속이 헝클어짐을 느낀다
방과뒤 청소시간이면 양초를 마루에먹여 반들반들 윤기를내곤했던 따스한 느낌의목교실,
또한 메트리스를깔고 열심히 체조와 운동을하던 그 큰마루바닥에도 양초를 먹여 반들거렸든
커다랗고 정스럽던 실내체육관은 어느순간인가 삭막한 콘크리트 교사와 체육관으로 바뀌어있었던듯하다
학교뒤 네모진 노천 소각장을 끼고 돌면 연방죽과 연한 싸립문같은 후문이 있었고...
학교는 온통 측백나무로 담을 이루어 한층 곱고 운치를 더해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듯했었는데...
7-8살땐 고만고만한 또래들의 동네 패싸움도 빈번해서 살그머니 톱을가져와서 울타리를이룬
측백나무 한구루를 잘라 훌륭한 무기로 써 먹기도 했었지...탄력도있고 잘부러지지도 않았었거든...
그때 울엄마 돌팔매질에 깨진 유리창값 물어주고 다니시느라 꽤나 혼나셨을 텐데
이거 진짜 비밀이었거든...
성근 철문인 학교 정문을 나서 한시방향엔 어린 내가 보아도 조금은 작아보이던키에
적당한대머리의 그때당시엔 극히 보기드물었던 멜빵바지를 가끔 입으셨던
멋쟁이 아저씨가 운영하는 꽤나 멋스러운 사진관이 있었지
그사진관에는 그렇게 예쁜 백색궁전같은 사진관에나 어룰릴듯한 그림도 잘그리고
아주 마음씨 착하고 예쁜,동창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고...
마음씨 좋은 웃음을 항상 달고계시던 아버님의 건강은 어떻시니?
세월이 너무 지나진 않았니? 웃는작은돌아...
또 그 하이얀사진관 담앞에는 항상
뽑기.뻔데기.다슬기.칡뿌리.솜사탕 장수들이 번갈아 우릴 유혹하곤헀었지
우리들의 손에든 십원 아니 일원까지 결코 용납치 않을듯이...
큰길을 피해 사진관담을 끼고 골목길을 지나 성당으로 다가서다보면
성당에속한 밭의 울타리에 온통 무궁화나무가 심겨있어서 이맘때쯤 그골목에
들어서면 무궁화의 그웅장한 퍼레이드,그 화려함에 온통 정신을 빼았기곤 했었지
그무궁화나무엔 유난히도 무당벌레가 참으로 많았었던겄같다 아마도...
그 길을따라 성당을 지나치다보면 성당골목사거리 오른쪽에 담쟁이 넝쿨로
온통뒤덮인 양옥집이 있어 그집을 자주 방문했는데 어떤 인연이었는지는
기억이 잘나지않는구나 내가지금 생각해도 내CPU용량이 워낙 구형이라서...
팔자걸음으로 성당을 지나 중앙시장쪽으로 들어서면 왼쪽편에
아담하고 깔끔한 병원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도
그 병원만큼이나 깔끔한 여자 동창이 하나 살고있었지 아마도...
근데 이동창에대한 내기억이 너무 가물가물하니 어쩌지..40여년의 세월이
많은걸 기억에서 앗아가버렸나보다...
그 길을따라 50M쯤전진하면 중국인이 운영하던 만물상이있는데 묘하게생긴
사거리 맞은편 잡화점에서 오른쪽 생선가계길로 들어서면 동창중에 기름집을하던 윤명순과
조인원의 집이 마주보고있고 또 그길을지나 아랫장터쪽으로 쭉 내려가면 포목전골목
끝집에 주산도잘놓고 공부도 상위권에 있었던 신무시깽이가 살았었는데
이친구의 소식도 그동안 전혀 들리는바없어 궁금했구나
그 길을 조금만더 내려가면 무우청을 말리듯이 주렁주렁 한약재를 말리고, 한편 걸어놓았던
흥근이네 한약방이 거기에 있었지?..근데 흥근이너! 초등학교 동창중에 킹카에 속했던 아이하고
모닝커피 같이 마시고 있다면서? 다음에 만날기회가되면 거꾸로메달아 발바닥이라도 몇대 쳐야
직성이 풀릴듯하다 우리모두의 킹카를 취한죄로...
흥근이네집 아랫쪽엔 닉네임 아랫장터를 쓰고있는친구의 집이있었지
순수한옥은 아니었던것같고 일본집을 개조했던집이 아니었나싶은 단아하고 깔끔한집 화단엔
예전에 교편을 잡으셨다는 그어머니의 매운 손맛과 정성으로 가꾸어진 온갖화사한꽃들이 서로를
뽑내며 다투어 피곤했었지...너무 멀리 길을 잘못 엇 왔나싶다
화교가 운영하던 만물상으로 돌아가 다시 길을 가야겠다
그때당시 야채를 팔던중앙시장끝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50M지점에 다달으면 오른쪽엔
키만 껑쭝하고 순수하기도하고 또한편으론 돈키호테 같던 이상을 추구하던 방극민의 집이 있었고
그 바로앞엔 항상봐도 멋쟁이고 젊잖고 선비같기많한 장원이가 살고있었지
장원이네집에서 오른쪽으로 30여미터 골목안쪽엔 꽃사슴같이 수수하고
항상 우수를 간직한듯한 가을이가 살았구.. 자그마코 수줍움 잘타던 가을이가 어느날인가
내 시야에서 사라졌었는데 이제는 머지않아 만날수있겠다싶구나 40년의 시간을 다시이으면서...
극민아!-너 법원에 근무하고있단 소식은 이미 들어알고있다
어릴적 우리동네에 몇대 없든 너희집 전축에 LP판 걸고 익혔던 오-솔레미오. 아목동아등
세미클래식을 비롯한 주옥같은가곡들은 지금도 내십팔번 곡들이란다
너희형님이 보내주신 시레이션을 까먹으며 마주보며웃고 떠들며 지내든 어느날 월남에서 장교로
근무중이던 큰형님의 전사소식에 내마음도 천리는 달아났었는데 너는 그때 오죽했었겠니...
어린마음에- 또한 얼마나 자랑스워하던 형이었는데...
이왕 내친김이니 30보쯤 더올라가면 오른쪽에 준호네 음료도매가계가있었고 그맞은편
우체국으로가는 골목중간에 너희집겸 창고가 거기 있었지? 너희집에 놀러가면 어른들눈치 적당히 살피가며
지금은 환타같은 (그때당시엔 무슨음료라했나 모르겠다만)음료수를 뒹굴거리며 꽤나 축냈었지...
우체국앞에는 우리들의 사춘기때에 항상벙거지를 쓰고 다니든 성호가 살았고
우체국옆엔 주류도매를하던 은영이네 가계가있었지
이쪽으로 옥녀봉에 오르려하지 않았으니 다시 수정이네 아이스케키공장으로 U턴하마
수정이네 얼음공장엔 구불구불한 파이프에 한여름에도 하야케 달라붙어있는 성애와 얼음이 마냥신기했고
또한 한여름 혀끝에 와닿는 사르르 시원한 그 죽이는 단맛은 옆에있는 친한친구를 팔아서라도 사먹고싶었단다
수정이네 맞으편에는 윤상섭이네 옷가계가 있었지 이친구 지금은 카나다에 이민가서 꽤나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있단다 케나다에 공부하러오는 국내의 어린학생들을 바른 공부길로 인도하는 사업을 하면서 말이다
수정이네가계를 끼고 오른편으로 2-30보 들어서면 노재성이네 삼성의원이 있고 그앞엔 반만 동창생인
조동형이의 집이군 그골목으로 삼성병원을 조금 지나면 기화네 집이었지?-기화하고는 만나면 따로 할애기가
많을것 같으니 이곳에선 말을 아끼마 사하라 태풍으로 가장큰 피해를 입었었지 우리3-4학년경에...
우리 주소록에도 나와있듯 재성이는LA에 이민가 살고있고 나와는 이민간 십수년내내
두세달에 한번은 통화를 하고 잇으니 소식 필요한친구가있다면 다음에 자세히 소식을 전하마
다시 상섭이네집을 지나 중앙극장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갑자기 가슴이 짠하구나
몇달전에 유명을 달리한 채식이 집이있는 동네고 또 반갑게도 요즈음친구들간 칭찬이 자자한 병근이집도 이동네인데...
그옆엔 우리중학 1년시절 여름에, 항상 반장으로 또한수재로 인정받던 물에빠져죽은 동창집도 여기에 있네...
이렇게 어릴적 친구들집을 돌며 인사를 나누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나이살은 못속이나
허리도 션찮고 마음도 아파서 좀 쉬어야할까보다
채관수 윤택이 이친구들 너희들 집에까지 방문하지않는다고 서운해하는것같구나
중앙동하고 북옥동이 같냐? 성골집단이 유하던곳과...내농담에 삐치지는 않았으렸다
북옥동 윤택이네집은 대나무가 유난히 많은 집이었지 옥녀봉과 맞닿은 뒤란엔 여름엔 아주시원한 작은굴이있어서
작은 우리들의 아지트 역활도 했었고...근데 윤택이가 아직도 IMF를 되게 격고있는것 같아서 안스럽구나 힘내라. 화이팅--
윤택이네집과 좀 떨어진곳에는 현재는 우리의 시야에서 많이 멀어져있는 봉의네집이 있었다
우리어릴적 화재의 주인공이었었고 착하고 잘생기고 마음이한없이 여리기만헀던 봉의!
개네집에 놀러가면 이렇게 더운날이면 봉의어머님이 제법 넓은 전통 한옥집마당 한가운데 있던 펌프식 우물옆에
우리를 엎드리게하시고선 손수등물도 해주시곤했었지, 꼬마아들 친구를 위해 수박과 참외도 잊지않으시던 자상함과 예까지...
김봉의의 소식아는 친구있거들랑 주소록에 소식좀 올려주라...
다시 되돌아가 중앙극장 앞에서 다시 옥녀봉을 올라보자꾸나
옥녀봉을 오르기전 옥녀봉 밑자락엔 옛날부터 있었던 아주오래된 중앙감리교회가 있지
그곳 목사님의 세째딸이 또한 우리동기였었지?
아카시아꽃이 필 무렵이면 교회주위의 이나무 저나무를 올라다니며 때까치알을 꽤나 꺼내곤 했었지
교회앞 근사한 이층일식집에는 동창생 강금영이가 살았는데 이 친구의 소식도 요즈음 전혀들리지않는것 같더군
내쳐 탄력받은김에 옥녀봉에 오르다보니 중턱에 우리어릴적 어렵게어렵게 학교를 다녔던 쌍둥이 동창이 살고있었네그려
이름은 잘 기억나지않지만..들리는 소문엔
그때의 어릴적 어려움을 충분히 보상받을만큼 모두 순조롭게 잘풀리고 있다는 소문을 접했지..만
그때만해도 계단이 아닌 흙길인 깔딱고개를넘어 옥녀봉에 오르니 분지가있고 분지를 지나정상에 오르니 몇아름되는
큰 팽나무 두구루가있구나, 정상에있는 한구루는 몇길되는 둥근형태라 우리들의 손길을 허락하지않았고 그밑 팽나무는
강경상고에있는 팽나무를향해 몸과 팔을 한껏늘어뜨린 자세를 하고있었지 속은다 어찌해 태우고 껍질만으로 이루어진
그괴목은 구멍이 숭숭뚤리고 울뚱불뚱한 그모양새로인해 옥녀봉에오른 우리들의 훌륭한 놀이터 역활을 도맡곤했었지
정상의 잘생긴 팽나무를지나 금강쪽으로 내려서니. 헉-뼉바위...
사실 어떤뜻인지도 자세히알지못하면서도 그한마디에 서로 달통한 사람인양 이심전심 음흉한 미소를 건네곤 했었지...
다리는 아프지만 옛정겨운 친구들을 만나 인사를나누며오다보니 벌써 약속한 옥녀봉정상에 와있었구나
봉화를 올렸던 곳이라서 봉짜를 쓴다지...
이시점에서 강용이에게 사과를 해야할일이 있구나
이름은 엄청낮이 익은데 너에대한 생각이 왜이리 전혀 떠오르지않는지 모르겠구나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면 너에대한 잔상이 떠오를 날이 있으테지만...
친구들아 우리 한동안 보지못할것같구나 오늘 한꺼번에 너무많은 양파껍질을 벗겼버렸거든
이러다 나 탄로나면 부끄러워 어쩌니...
또한 모처럼 8월 초순경에 대청도 낚시여행도 잡혀있단다 충전하여 그이후에 얼굴대면하자
주위에 더불어 많이 양보하고 감싸고 봉사하면서 빛좋은 얼굴모습으로 또 보길바란다
너희들도 더위조심하고 뜻있는 휴가를 보내렴--안--녕
친구들 다음에 또...
첫댓글 양파 껍질 벗겨도 모르겠다 .강경에 안가도 되겠어..글 따라서 한바퀴 돌고오니 다기억 나네 ..수고 하셨수~..
친구따라 강경나들이 한바퀴..아이구 어지러워..우찌그리 뱅글뱅글 기억력이 살아있누..CPU 500이상이것 같네 덕분에 고향나들이 고마워..휴가 멋지게 보내시길
꼬불꼬불 초원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니 이란 영화 "내 친구집은 어디있니"가 생각나네. 멋쟁이 사진관 로맨티스트 우리 아버지는 내가 결혼한 이듬해 하늘나라로 가셨어. 내 마음속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 하시는 분인데.. 친구들 이야기가 참 정겹다. 기억에 남을 즐거운 휴가보내고^^
내 기억엔 아직은 젊은분으로 남아있는데... 하긴 내도 50줄이다
윤 상섭 친구가 보고 싶다고 전해줘~...
초원.. 너 대단하구나!! 어쩜 이리 세세하게 다 기억하고 있니? 친구들이 살고 있던 집까지도 말이야.. 중앙교회 목사딸 은심이까지... 덕분에 한바퀴 잘 돌아보았어. 근데 정작 너의 집과 네 이야기는 빠졌네.. 클레식음악과 가곡들을 즐겨 부르는 너는 생각이 멋진애일거 같다^^
그리고.... 우리집과 나를 기억 해 주는 것만도 반가운데.. 꽃사슴 같았다고 하는 말에... 설레이는 기쁨을 느낀다 ㅎㅎ
양파껍질 다벗고나면 초라해질것같아 커텐뒤에 숨어있지만 너와의 옛추억도 만만찮지...
궁금하네. 기억력 끝내주는군. 양파껍질 슬슬벗겨보게나. 글구 가을하늘에게 물어볼까? 우리집근처에 살았었나 본데 기억이.....
나룻배야... 너의집 골목 맞은편에 유리창 많은 집에 살았었는데... 너와 한번도 마주 본적이 없으니 기억이 없겠지.. 너의 이쁜 누나를 잘 안단다
두개의 주소를 올린다 윤상섭(캐나다);-WORLD VISON T.1-604-433-2442 JAE SUNG ROH(미국):-23611 ARLINGTON AVE. #104 TORRANCE.CA90501 T. 011-1310-408-4125
양파 껍질 벗겨내면 남는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정말 대단한 재담꾼이며 메모리칩이네요
중앙동에 살지 않아서인지 내 기억 속엔 등하교길 전원사진관과 삼성아이스케키 집만 선명하게 남아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