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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세상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 이국종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외상외과 교수 | 인생 강연 강의 듣기 | 797회
https://www.youtube.com/watch?v=A_zuHvBlvkA
스크립트
0:14
안녕하십니까 아주대학교 외과에서 근무하는
0:15
이국종입니다.
0:17
제가........ 음.......
0:19
오늘도 이게 의학프로그램인 줄 알고 왔었는데........
0:22
(청중들 웃음 ㅎㅎㅎ)
0:24
오늘 제가 대단한 말씀 드릴 거는 아니고요
0:28
0:30
왜 이렇게 많이 돌아가시는지 얘기를
0:32
간단히 할 건데,
0:34
제가 전공하는 중증 외상 분야는
0:36
한국 뿐만 아니라
0:38
사실 웬만한 개발도상국 이상의 국가에서는
0:41
40대 이전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합니다.
0:43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한참 제일 많이 일을 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0:47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사람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데,
0:50
우리나라에서 1년에 한 30만명 정도가 세상을 떠납니다.
0:53
돌아가시는 분들을 조사 해보면,
0:55
모두 다 암 때문에 아니면
0:57
고혈압, 당뇨같은 만성병 때문에 돌아가시는 걸로 생각을 하지만
1:00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 40대 이전에서는
1:03
압도적으로 중증 외상이 많고요, 다쳐가지고 돌아가시는 분이 많아요.
1:06
암환자분이 돌아가시는 것의 한 3분의 1정도가
1:09
다쳐서 돌아가세요, 다쳐서.
1:11
근데 주위에 다쳐서 돌아가시는 분들, 잘 알 수가 없어요.
1:14
왜냐하면, 암에 걸리면 돌아가실 때까지 적어도 5년 길게는 10년 동안
1:18
투병을 해서 돌아가시니까 계속 주위에 있게 되는데,
1:20
외상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은 딱 사고 직후에 많이 돌아가시거든요.
1:26
우리가, 대단한, 지금 뭐 철학적인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라,
1:29
어떤 핵심 가치같은 걸 얘기를 하는 건데
1:32
저도 2001년까지는
1:34
그냥 통상적인 외과에서 간담치료외과를 전공했기 때문에
1:37
보통 의사들의 업무가 이 4개의 범위에 걸려 있습니다.
1:41
외래보고, 환자분 데려다가 수술하고, 입원시키고,
1:45
가끔씩 응급실 당직 서고, 이 정도로 하게 되는데
1:48
저는 어떻게 하다보니까 보직을, 그때 제가 자원하는 것도 모르고, 저는 외상외과가 뭔지도 몰랐거든요.
1:53
그런데 2002년도에 제가 발령을 받았습니다, 교직발령을.
1:57
한국에서는 배울 데가 없잖아요. 그래서,
1:59
가장 빠른 배움의 길이
2:02
일단 카피(copy)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이 미국 갑니다.
2:05
그래서 여기 교수님..... (청중들 사진보고 웃음 ㅎㅎㅎ)
2:07
미국 가서 배워옵니다. 미국 갔으니까 거의 카피해오는 거죠, 카피.
2:11
또 런던에서도 배웁니다.
2:12
250년 된 낡은 병원이라 1년에도 비가 올 때마다 물이 새는데,
2:16
런던은 문제가 하루에 2번씩 비가 오잖아요.
2:19
그러니까 계속 비가 새요. 그런데 이런 세계적인 석학들이
2:23
밑에 후학들을 양성하면서 어마어마한
2:26
환자 진료 볼륨을 가지고
2:29
환자를 치료하는데, 그 진정성을 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
2:32
런던의 기상은요, 한국으로 치면은
2:35
1년에 320일 이상이 비행을 할 수 없는 기상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출동을 하거든요.
2:40
현장에 나가서 수술을 하고요. 의사들, 파일럿들, 그리고 집도 의사들이
2:45
흙투성이가 되어서 돌아다닙니다. 그래야 중증 외상 환자들을 살릴 수가 있습니다.
2:49
아무데나 내려앉고요. 위험을 무릅쓴다고요.
2:52
목숨을 걸고 환자를 구하려고 나선다고요. 이게 사실은, 영국의 힘이에요.
2:57
환자가 1명 죽으면, 모탈리티 컨퍼런스(Motality Conference)를 하는데,
2:59
여기 딱 보시면, 맨 처음에 하는게 프리 하스피탈(Pre-Hospital)이라는게 뭐냐면, 병원 전 단계에요.
3:02
여기 보면 헴스 액티베이션(HEMS Activation)이라고 나오죠.
3:05
이게 헬리콥터 액티베이션을 8시 40분에 시키니까
3:08
헴스 온 씬(HEMS on scene). 현장에 9시 5분에 나타난다고요. 의사들하고 응급의료장비 다 싣고.
3:14
헬기가 25분 걸렸죠, 그쵸?
3:16
그러니까 늦은 거에요. 보통 15분이면 다 커버해요.
3:19
여기 보시면 이 슬라이드는 제가 만든 게 아닙니다. 이거 하루에 4~5번씩 뜬다고 나오죠.
3:23
하루에 4~5번 출동한다고요.
3:25
대한민국의 어떤 응급의료 헬기도, 이 숫자의 3분의 1도 뜨지 않습니다.
3:30
오늘 여기 의과대학생들도 몇 명 와 있다고 그러던데, 의대생들도 와 있어요, 여기?
3:34
의대생들 있어요?
3:36
의대생들이 이런 데를 왜 와, 공부해야지. (청중들 웃음 ㅎㅎㅎ)
3:39
쓸 데 없이. (청중들 웃음 ㅎㅎㅎ)
3:42
교과서대로, 여기 책에 나와있으면 책대로 이렇게 해야되거든요.
3:45
여기 더 저널 오브 트라우마(The Journal of TRAUMA)에 나오는 '헬리콥터가 서바이벌(*구조율, 생존율)을 증가시킨다.'고.
3:50
이따 의대생들한테 한번 물어볼게요. (청중들 웃음 ㅎㅎㅎ)
3:52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 왜 중요하냐 하면
3:54
그리고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에 의사들이 현장에 날아가서 치료하는 게 왜 중요하냐 하면
3:59
우리 몸엔 피가 그렇게 많이 없어요.
4:00
자기의 체중에 5퍼센트 잡는다고요.
4:03
5퍼센트인데 그 중에서 절반 이상 떨어져 나가면, 그 때부터 죽어요.
4:09
그러니까 자기 몸 체중의 2퍼센트 정도 피가 빠져 나가면, 한 1.5리터 되는 건데,
4:16
1.5리터 우유팩 이렇게 쏟아보세요.
4:19
쏟는 데까지 그거 몇 분 걸리겠습니까, 그거.
4:21
금방 다 쏟을 수 있죠. 그러니까 금방 죽는다고요. 몸이 터져나가는 게.
4:25
그러니까 보시면, 저희 병원 조사해보면 이렇게 나온다니까요 , 보세요.
4:29
4시간 걸리죠. 평균이에요, 이게 이동시간.
4:31
한국에서 이 정도 걸려요. 이 정도.
4:34
가이드라인에 들어오지를 못 해요.
4:36
그래서 저는 외상외과 의사 업무를 요약 해보면,
4:39
수술하고 외래 진료, 입원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4:43
통상적인 한국에서의 진료 행태 이외에, 반드시.
4:47
(*현장 항공출동, 응급 시술.) 전 세계 선진국에서 다 할 수 있는 이 부분이,
4:49
제가 무슨 특별해가지고 이걸 하자 그러는 게 아니고
4:52
이게 교과서에 나오니까요. 책대로.
4:54
저희가 밤에 출동하는,
4:56
전체 출동의 35퍼센트 거의 40퍼센트 가까이가 야간 출동입니다. 야간에 나가는데,
5:00
야간에 나가면 굉장히 위험합니다.
5:02
그러면 출동하는 의사, 간호사 뭐 이렇게 해서 몇 명만 이렇게 고생하는 게 아니라
5:06
소방 항공대 있죠, 파일럿들. 그리고 캐빈 크루라고 있다고요. 안전담당관,
5:11
그리고 응급구조사, 소방대원. 그렇게 있고,
5:14
총동원이에요. 총동원. 출동 나갈 때마다.
5:17
이거, 이렇게 출동 나가는 게 저희가...
5:19
사실 1년에 저희가 200여 차례인데 올해는 350여 차례가 넘을 거 같아요.
5:24
가면서 약을 준비해야 돼요.
5:26
"그거 내가 할게", "네, 알겠습니다."
5:28
(실제 응급구조 헬기 안의 상황)
5:35
현장에 가보면 환자가 굉장히 상태가 안 좋거든요. 결국은, 안좋으면 오다가 돌아가실 수도 있으니까
5:42
곧장 약도 주고,
5:44
기관 삽관 해야 돼요. 의과대학생들은 아는데, ABCDE라는 걸 해야된다고.
5:47
근데 이런 거는요,
5:50
책상에서 할 수 있는게 아니라, 누군가는, 어떤 때엔 환자 핏물을 뒤집어쓰고
5:54
환자의 오물을 받아가면서
5:57
자기 손으로 환자 몸 안을 뚫고 들어가서 하는 것들을 해야 돼요.
6:00
이걸, 프로시주얼(Procedure:절차, 과정), 이런 거를 해야돼요.
6:02
하지 않으면, 오기 전에 다 죽어요.
6:05
그래서 한국의, 어떤 때에는, 길바닥의 앰뷸런스를
6:08
달리는 관이라고까지 얘기할 정도로
6:11
앰뷸런스 안에서는 저도 할 수 있는게 없다고요.
6:14
돌아오면은, 그라운드 팀들이 대기하고 있죠.
6:16
새벽 1,2시에 출동하고 그렇게 하는데, 그라운드 팀들이 집에 가면 되겠어요?
6:20
수술방 준비해야 되잖아요, 그쵸?
6:22
수술하기 전에 저희가 통상적으로 해야 되는 프로시주얼부터 시작해서
6:25
약재, 그런게 루틴 체크 오프로 하는 게, 한 40가지에서 50가지가 돼요.
6:30
그런 것들 미리 해놓고 있어야 된다고요, 그렇죠?
6:33
대부분 의사 생각하시면, 이렇게...
6:35
굉장히 방대한 학식과 그런 것을 가지고
6:38
이렇게 딱 책상머리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오더(order)를 내리면 이제 간호사분들이 딱 시행하고,
6:41
이렇게 하면서 돌아가는 걸로 보지만,
6:44
현장에 나가면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가 뒤섞여 가지고 한 팀으로 일을 해야 된다고요.
6:47
의사가 만약에 거기서, 나는 의사니까 명령이나 내리고, 뒤로 이렇게 빠져있으면,
6:53
환자는 100퍼센트 죽어요. 100퍼센트.
6:56
근데,
6:57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6:59
이렇게 실제 오더를 내릴 사람은 많아.
7:02
'아 이런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게 필요하다.' 이렇게 말을 할 사람은 많은데,
7:06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어떤 분야나
7:08
노가다를 뛸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7:11
이런 건 남이 해야 되는 거야. 그쵸?
7:14
아니면 이제, 남이 해가지고 괜히 자기한테 문제가 생기면 안되니까
7:18
이런 거는 하면 안 된다고 얘기를 하는 거야.
7:20
오만가지 이유를 대서요.
7:23
이게, 저도 이런 게 의료계에서만 있는 문제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7:26
옛날엔 몰랐으니까요. 근데 그게 아니고,
7:29
사회 전반이 바뀌지 않으면 이런 건 낫지를 않아요.
7:31
그래서 곧장, 환자가 응급실에 깔려있으면 안 되잖아요, 그냥.
7:34
응급실에 깔려 있으면 안 되고, 곧장 수술방 들어가서,
7:37
뿜어져 올라오는 피를 막아내야 된다고요.
7:39
그렇지 않으면, 죽어요.
7:41
네.. 그럼 뭐라고 할 것 같아요?
7:43
뭐라고 할 것 같아요?
7:45
1번? 1번이요? ㅎㅎㅎㅎ
7:48
(교수님과 청중들 모두 웃음 ㅎㅎㅎ)
7:52
1번이라고 하신 분들, 그런 생각 가지고 있으면 한국에서 나중에
7:55
사회생활 하는데 많이 힘들 겁니다, 아마.
7:57
(청중들 웃음 ㅎㅎㅎ)
7:58
한국 사회엔 별로 그런 거 없어요.
8:01
누가 다치겠어요, 여기에?
8:04
지금 어디 정치권이나 그런 데에서 거대 담론만 있다고.
8:07
뭐, 전원 무상 의료?
8:09
한국 정부의 빈약한 재정을 가지고는
8:11
우리나라가 국방비 지출을 0원으로 만들면서
8:14
그걸 다 의료에 쏟아부어도, 안 돼요.
8:17
모든 공공의료 모두 선택과 집중을 해야 된다고요.
8:19
몇 개 섹터에.
8:21
그런데 정작, 이 사람들, 누가 다치겠어요?
8:24
이거는 제가 하는 게 아니라,
8:26
한겨레 신문의 김기태 기자라는 분이
8:28
저하고 일주일을 와서 살았어요. 2010년도에 저희 병원에 와서.
8:32
환자 1명도 안 놓치고 다 살면서 이 분이 본 결과,
8:36
'야, 가난한 사람이 더 쉽게 죽고 쉽게 다치는구나. 노동하는 그룹들이.'
8:41
여기 봐 보세요.
8:43
이 중에서, 여러분들. 이게. 여기 끝발들 날리는 직업이 있어요, 없어요?
8:49
제 중증외상 환자분들이 있는 것의 아주 일부거든요? 일부?
8:54
여러분의 결심은 뭔가요?
8:55
'아, 우린 저런 직업을 가지지 말아야지.' ? 근데 어떡하죠? 누군가는 해야 되는데?
9:00
한국은 이것 때문에 안 돼요.
9:02
지금 김영란법 때문에 의사들한테 청탁같은 거 금지되어 있잖아요?
9:05
근데 왜 수백통이 깔려있죠, 제 핸드폰에?
9:09
한국 사회에서는 그러니까, 이런 거 해가지고
9:12
다치거나 그랬을 때 전화 해가지고 '나 누군데~' 해서,
9:15
'아 누구누구 알지~?' 뭐 해가지고,
9:17
제대로 푸시(push: 압박, 압력, 청탁)가 들어가거나
9:18
뭔가 이렇게, 누군가 알고 그렇지 않으면, 처리가 안 되고 그런다는
9:22
사회적인 불신이 있죠. 그런 것들이.
9:25
비참한 거라고요.
9:28
그러니까, 알게 모르게 우리도 이렇게 되면
9:30
누가 아는 사람 통해서 이렇게 푸시 들어가고, 그런 것을 갖다가
9:33
마치 사회적인 어떤 포지션을 과시할 수 있는 그 정도 레벨로 되어 있는데,
9:37
문제는 뭐에요? 중증 외상 환자들은?
9:40
대부분은 노동하시는 분들이 많다고요.
9:42
그러니까 이걸(*푸시) 행사할 수 없는 분들이 많아요.
9:44
그러니까 이런 분들은 어디서 다치고 길바닥에서 죽어나가도
9:49
사회적인 여론을, 문제를 갖다가, 형성을 못 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런 분들이.
9:53
암이나 당뇨, 이런 거는, 고관대작들도 그걸로 당하거든요.
9:59
이건 사회적으로, 저희 말로는 이건 굉장히 문제가 있잖아요. 그쵸?
10:02
사회안전망을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10:04
그리고 물론 나도 다치고, 누구든 다칠 수 있지만,
10:06
그런 분들은 전화(*청탁)해가지고 좋은 데에 가면 되고. 그쵸?
10:09
그럼 잘 봐준다고. 병원에서, 병원장님부터.
10:11
병원장실에서 전화 빡빡 날아오고, 스탭들한테. 잘 해준단 말이에요.
10:15
한국 사회가 다 그래요.
10:17
이 불합리한 거, 안 당해 보신 분들은 모를 거에요, 아마.
10:20
그래서 제가 이게 너무 황당해서
10:22
여기(*국회의사당)로 가서, 찾아가서
10:25
국회, 제가 뭐 국회의원분들도 별로 아는 분이 없으니까
10:27
입법보좌관분한테, 전문위원분들한테,
10:32
여쭤봤어요. 이렇게 했어요, 제가 그 때.
10:34
'이거 나라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10:37
저는 이 플래카드가 나왔을 때, 이번에 나왔을 때 (*최순실 국정농단 규탄 및 박근혜 탄핵촉구 시위의 플래카드)
10:40
굉장히 마음에 와 닿았어요. 이거 제가 많이 가졌던 생각이거든요.
10:44
이거 뭔가, 뭐가 잘못됐잖아.
10:46
정의가 아니잖아요, 정의가.
10:49
그런데 한 분이 저한테 그랬다고요, 입법보좌관이.
10:51
저한테 멘토같은 분이신데.
10:53
'이교수님! 한국이 외상외과만 문제인 줄 아세요?'
10:59
그러면서, '간단치 않아요. 이제부터는.'
11:01
'여태까지 이만큼 겉에 번들번들하게 발라 올라오는 건,
11:04
누구나 다 발라 올라와요.'
11:06
여러분들 중국같은 데 웬만한 도시 가보세요. 한국보다 훨씬 더 삐까뻔쩍하다고요 이제.
11:12
그래도. 하는 데까지 해봐야죠. 그래도.
11:15
하는 데까지 하는데, 이게 공짜가 없다고요 세상에.
11:19
공짜로는 성과가 없어요. 이게. 프리덤 이즈 낫 프리(Freedom is not free.)가
11:22
진짜 중요한 말인 것 같아요.
11:23
저희들 아무데서나 먹고 자고요.
11:25
저하고 오만에도 같이 가고 지금도 있는 정경원 교수가 1년에 집에 4번 갔어요.
11:29
2010년도에. 1년에 4번.
11:33
한번은 정경원 교수 락커(*사물함) 앞에 이게 붙어 있었어요.
11:36
1년에 집에 4번 가니까 애기가 이렇게 보낸 거에요.
11:39
'아빠, 빨리 오세요.'
11:42
자괴감이 든다고요, 저도.
11:45
그러니까, '동료들의 희생을 팔아가지고 이걸 하는 게 아닌가.'
11:48
이건 저희 큰딸이 이렇게 보내고.
11:52
사실 저도 새벽에 완전히 샜어요.
11:55
11시에 수술 들어가서 새벽 3시 반에 나오고 그 다음에 또 연달아 2명 칼 맞은 사람이 왔어요.
12:00
존다고요. 저희 전문간호사들 보면,
12:03
코디네이터 월별 근무시간이 있는데
12:05
보통 간호사들이 한 달에 200시간을 근무하거든요?
12:08
월별 근무시간이 400시간이 나오잖아요.
12:10
그럼 노동부에서 난리가 난다고요, 또.
12:13
저, 이거 제가 어저께 받은 거에요.
12:15
오늘 아침에 스캔 떠가지고 가지고 왔어요.
12:17
부서별 연장근무 제한시간 초과 근무자 현황에서
12:19
저희 외상외과들 줄줄이 있어요. 초과근무자.
12:22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잖아.
12:24
그러니까, 우린 사회하고 거꾸로 가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12:28
사실은 뭔가 잘못 가고 있는 게 아닌가.
12:32
이걸 견뎌야 되는데...
12:35
큰 작전이 있었잖아요, 2011년에. 아덴만의 여명작전이 있는데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우리 선박 '삼호' 구출 작전)
12:39
이거 AK입니다. (*당시 해적들이 보유하고 있던 소총)
12:41
석해균 선장님 다리에 박힌 거에요, 다리에.
12:43
AK의 파편입니다. 다리 여기에 두쪽 나 있구요.
12:47
팔.
12:50
수술 끝나고 중환자실에서 죽다 간신히 버텼는데
12:55
이거는 의사들만 로그인할 수 있는
12:57
대한민국 넘버 원(NO.1) 의사 커뮤니티.
13:00
그런데 여기에 이렇게 올라가 있어요, 이렇게. (*고강도의 수술을 끝낸 이국종교수님 및 병원을 향해 쏟아진 한국 의사들의 비난. 홍보를 위한 쇼를 한다는 내용.)
13:03
의사들은 통성명 하고 그 다음 질문이 '어느 학교 나오셨어요?' 에요.
13:08
'아주대를 알아줄까요?'.. 여기 의과대학생들이 있다 그래서 그러는데,
13:12
학교 가지고 이렇게들 하는 폐습이
13:15
여러분들의 '때'면 .. 없어질까?
13:19
숨도 못 쉽니다, 숨도. 자 여기 보시면,
13:22
'유명한 꼴통' .. ㅎ (청중들의 씁쓸한 웃음 ㅠㅠ)
13:24
'아래 연차들 때리고 가오잡고' 랬는데, 아래 연차가 좀 있어봤으면 좋겠다. (*당시 자신을 향해 올라온 의사 커뮤니티의 글들을 계속 읽고 계시는 이교수님)
13:27
이거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가지고...
13:31
그런데 이게 메인 오피니언이란 말이에요.
13:34
세상이 뒤에서 되게 무서워요, 그러니까...
13:37
원래는 어려움을 겪는 여러분들한테
13:41
각하나 의원이나 청장, 이런 사람들이 절대 나쁜 얘기 안 해요.
13:44
기본적으로. 아주 이상한 사람 빼고 나면.
13:47
정책을 내면
13:48
옆에서 고위 관료들이나 전문 학자들이나 학계,
13:53
뭐, 전문가들? 뭐 이런 분들이
13:55
잘 튜닝을 해서 여러분들한테까지 가야되는데
13:58
이렇게 잘 되면 이건 선진국이에요, 그쵸?
14:00
이게 좋은 시스템이고, 좋은 선진국이라고.
14:03
그런데 결국 이렇게 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거거든요, 옆에 붙어서.
14:06
한국 사회에서 대부분 저는 이런 거밖에 못 봤어요.
14:10
뭔가, 로비단체,
14:11
무슨 관료, 뭐 이렇게 해서 뒤죽박죽이 되면서
14:14
정책이 말단 노동자, 저같은 사람한테까지 안 와요.
14:17
안 온다고.
14:18
이런 거 없어요.
14:20
물론, 경우의 차이가 있죠.
14:22
선진국도 이렇게 빠개지는 경우가 있겠지만
14:25
정도의 차이가 있죠, 그쵸?
14:27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게.
14:29
근데 이상하잖아요. 이상하죠.
14:31
여기서 실제 이 빨간 점들을 형성하는 사람들이
14:34
사실 다 여기 있는 우리같은 사람들이에요.
14:36
그리고, 이거 했잖아요. 이렇게.
14:38
있는 힘을 다 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14:40
이렇게 죽도록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가지고 가서.
14:42
가서는? 왜 이렇게 되지요?
14:45
현실은 이렇다고요.
14:48
환자를 눕힐 데도 없고 넓힐 데도 없어서. 전 차마 보낼 수가 없으니까
14:51
오버 베드라고 해가지고 지금 버틴다고.
14:54
그런데 이런 게 얼마나 기가 막히냐 하면
14:55
런던이거든요? 런던에 바로 옆에
14:57
우리 통제실 바로 앞에 지금 주택가들 보이시죠? 병원.
15:00
병원 헬기장 바로 옆에 주택가잖아요, 그쵸?
15:03
헬기들이 주택가에 내려앉아요.
15:05
한국은 구조헬기가 이렇게 등산객들 사이로 날아가서
15:09
김밥에 모래바람 들어갔다고, 모래 들어갔다고
15:13
민원 넣어요.
15:14
여러분들 웃을 게 아니고, 우리 모습이에요. 우리 자화상.
15:17
일본의 닥터 헬리에요. 일본 사람들이에요.
15:20
일본, 여기도 주택가 주차장에 아무데나 내려앉죠, 그쵸?
15:22
그리고 환자 데리고 오죠. 살리죠.
15:24
미국이에요, 이거. 미국이야. 여기 바로 옆에 주택가 같이 보이시죠?
15:28
미국에 있는 조그마한 중소 병원이에요. 중소 도시에 있는 병원인데도
15:32
바로 주택가 옆으로 이렇게 헬기들이 내려 앉죠.
15:34
한국에서 제가 받는 거는 이런 거에요.
15:37
소음 때문에 주민 여러분들 힘드시대요.
15:39
의사들도 힘들다고 그러고... 다...
15:41
아니, 웃을 일이 아니에요.
15:42
제가 사실은 얼마 전에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언론사의 언론인 한 분하고
15:45
여기에 대해서 제가 약간 컴플레인 했다가 혼났어요.
15:48
'아, 그거 주민입장에서 그건 당연한거지! 뭘 그거 가지고 그러시냐'고.
15:52
'당신이 일하는 헬기만 중요하냐'고 그러더라고요.
15:54
그래서
15:55
'아 그렇구나. 이거 한국에서 더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사실은.
16:00
일본에서, 후쿠시마에서 원전 빡! 터졌을 때
16:03
우리, 일본 그렇게 경쟁심도 많이 느끼고 싫어하잖아요.
16:06
우리 괴롭히기도 했고. 그래, 일본보다 잘 해야 되잖아요.
16:09
여기는 후쿠시마에서 빵! 터졌을 때
16:11
일본 전역에 있는 파일럿들하고
16:14
닥터 헬리, 저같은 외상외과 의사들이
16:16
방사능 낙진이 벌벌벌 떨어지는
16:18
쑥대밭이 되고, 아직 쓰나미가 몰아쳐서 물이 안 빠졌는데,
16:22
물이 여기 그대로 있는데
16:23
헬기들 줄줄이 내려앉아 있죠. 쓰나미가 막 밀어 닥치는데.
16:27
이런 건, 일본보다 못 하면 안 되잖아요.
16:30
근데, 아! 대한민국...
16:32
출동준비 해서 저희 이렇게 출동해서 날아갔거든요?
16:36
어디로 날아가는 것 같으세요?
16:40
제가 이 날 어깨가 부러졌어요.
16:42
저는 사실 이해가 안 가는 게 있는데
16:45
이 날 현장에서 저렇게,
16:46
저는 그 때, 11시 반에 그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16:50
제가 배가 가라앉는 걸, 제 눈으로, 아무 것도 못 하면서 봤다고요.
16:53
여기 배 보이세요?
16:56
떠 있잖아요, 둥둥.
16:58
'예, 그럼 그 분만 계시면 되는거죠?' (*참사 당일 구조를 위해 현장에 오셨던 이 교수님의 녹화영상 내 음성)
17:03
마지막 학생들이에요. 174명.
17:06
17:07
전 이게 마지막인 줄 몰랐어요.
17:12
'그 쪽에 지원 필요하면 저희가 함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경기함으로.'
17:16
'지금 여기 선착장에 있어요.'
17:19
헬기들이 왜 다 앉아 있을까요?
17:22
우리나라 국보급 헬기가. 거기 앉아있던 헬기가 5000억원 어치가 넘어요.
17:26
대한민국의 메인 구조 헬기들이 다 앉아 있잖아요.
17:29
저만 비행하고 있잖아요, 전 말 안 들으니까.
17:34
처음 오픈하는 거에요, 제가.
17:37
그리고 저희는 왜 급유를 받으러, 여기 보이시죠?
17:41
산림청에 들어가서 급유를 받고 있을까요?
17:45
구조국은 고사하고
17:48
가라앉고 있는데
17:50
기름 넣을 데가 없어요, 기름 넣을 데가.
17:51
그런데 여러분 목포 지도 보세요.
17:54
거기 비행장이 몇 개고, 사방에 있는데.
17:56
왜, 왜 기름이 안 넣어질까요?
17:59
왜 AW139에 기름을 넣어줄 데가 없을까, 한국은?
18:03
일본은 후쿠시마 빵 터지니까 이렇게 날아갔는데
18:05
쓰나미가 몰아 닥치는데도 날아 들어갔는데
18:08
왜 그런 것 같아요?
18:10
공무원이 나빠서 그런 것 같으세요?
18:13
여기 지금 날아 들어간 사람들, 닥터 헬리.
18:15
저같이 그냥 민간 병원에 있는 의사들이에요.
18:17
다 공무원도 아니에요.
18:18
누가 시켜서 그런 것도 아니에요.
18:20
여긴 움직이잖아요.
18:22
여기 보세요. 다 앉아있는데.
18:24
이게 우리가 만든 사회의 팩트라고요.
18:28
이 때, 그럼 여기만 나빠요?
18:30
해경만 나빠요?
18:31
그 날은 이렇게 앉아가지고 있다가
18:33
왜, 나중에 괜히 비행시키다가
18:35
강원 소방이랑 우리 파일럿들, 순직하게 만들어요?
18:39
영결식에 갔는데
18:40
그 파일럿들 잘 안다고요. 저하고 비행도 했었고.
18:44
이 때는 자빠져 앉아있게 하다가
18:46
왜 나중에 비행 시키냐고요. 왜!
18:48
쓸 데 없이!
18:50
이 헬기, 도핀 헬기 한 대가 강원 소방 마지막,
18:53
우리 최 기장이, 끝까지. 박 기장이 조종간을 안 놨어요.
18:57
그 전라도 광주 한복판에서 추락하는데
18:59
민가 아닌 데서 떨어지려고.
19:02
그런데 이 날은 왜 앉아 있냐고. 왜 앉아 있을까요?
19:05
이게 우리가 그 자랑하는 시스템이에요, 우리가.
19:08
우리가 가지고 있는 팩트야, 어떻게 보면.
19:10
그냥 리얼한 모습이에요, 사실은.
19:13
제가 이런 얘기를 이렇게 하면 주위 사람하고 하죠, 주위 사람이
19:16
저보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구나' 그러는데
19:18
저도 사실은 제가 외상외과를 안 하고
19:21
그냥 간담치료외과에서 조그맣게 외래 보고 제 환자 수술하고 이렇게 지냈으면
19:24
이거 아예 몰랐을 거에요.
19:26
이 때, 제가 알기로는 화물연대는 화끈하게
19:28
물류를 멈춰서 국토에 아마..
19:30
그 때 그래도 아주 성공적으로
19:34
의견을 관철했을 거에요
19:35
그런데 제가 이럴 수는 없잖아요.
19:37
병원을 멈춰서 뭐.. 그럼 사람 죽잖아요.
19:39
그러니까 이것도 못 하고.
19:41
어떻게 할까. 그래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해.
19:44
이거 한국말로 번역한 건데,
19:45
이게
19:46
'We don't make a policy, gentlemen.' 이거든요. 'We don't make a policy.'
19:49
'Policians, Government officials do.'
19:52
'We are the instrument of that policy.' 그런다고.
19:54
우리는 그냥 정책의 도구.
19:56
그냥 시키는 거 이렇게 하고,
19:58
정책이 가는 데까지만 가고
20:00
정책이 바뀌어 가지고
20:02
'오케이, 헬기 띄우지 말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20:04
'조용한 데서 안락하게 살아야 되니까,'
20:05
'아유 그냥 그렇게 간다.' 그러면, 안 하면 그만이고요.
20:09
근데, '갈 때까지만 간다.'는 생각을 해요.
20:12
그런데 '끝까지 보자'고 그러는 게, 저희 팀원들이거든요?
20:15
'골치 아프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20:18
저기가 헬기장인데,
20:19
'사진이나 한번 찍고'
20:21
'그냥 생각을 털어 버리세요.' 그런다고요, 저한테.
20:24
왜냐면 오래는 못 할 것 같으니까.
20:27
여러분들. 동료에 관한 문제이지
20:29
뭐, 거대 담론으로 이렇게 해가지고..
20:31
저는 사실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뭐...
20:33
국가 기관 다 말에 살리고 이렇게는(할 수) 없지만
20:36
지금 제가 여기 와서 여러분들하고 이렇게 있는 시간에도
20:39
저희 병원에는 자기가 자원해서
20:42
자원해서 자기가 와서 석달 동안
20:44
밖에 한 번도 못 나가면서
20:47
있는 해군 장교들이 같이 근무하고 있고요.
20:49
육군 소령도 한 명 와 있고 그렇습니다.
20:51
그냥 가끔 이렇게 정신나간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20:53
이런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20:55
Cheer about the man right next to you.
20:57
그런 것 같습니다.
20:58
그래서, 이게, 이렇게 해서
21:01
좀 더, 사회가, 혹시라도
21:02
발전을 하게 되면
21:04
좀 더 안전한 사회가 될까 생각도 하지만
21:06
그런 거대 담론 하기 전에
21:08
그냥 동료, '좋은 동료' 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1:0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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