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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당집 제10권[1]
[현사 화상] 玄沙
설봉雪峰의 법을 이었고, 복주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諱는 사비師備요, 속성은 사謝씨이며, 복주福州의 민현閩縣 사람이다. 함통咸通 초에 부용산芙蓉山으로 가서 출가하였고, 종릉鍾陵의 개원사開元寺 도현道玄 율사에게서 계를 받았다. 그리고는 다시 산문으로 돌아왔다. 모든 행동은 남보다 먼저 하고, 바람과 서리[霜]를 꺼리지 않았으니, 어찌 추위와 더위를 귀찮아했겠는가? 옷은 오직 베 누더기를 입었고, 도에 열심히 전념하였으며, 말하거나 침묵함에는 법규가 있었고, 세속의 무리에 섞이지 않았으니, 설봉이 선사의 됨됨이가 곧고 순수함을 보고서 자주 제접하다가 마침내는 선사를 비備 두타라 불렀다. 이렇게 몇 해 동안 우러러 모시고 가까이에서 의지하였다. 어느 날 묵정밭(오래 내버려 둔 밭)에서 울력을 하는데, 설봉이 뱀 한 마리를 보자 주장자로 꿰어 들고 대중을 불러 말했다.
“이것을 좀 보라.”
그리고는 칼을 뽑아 두 토막을 내니, 선사가 지팡이로 걷어 등 뒤로 던져 버리고는 다시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러자 대중들이 모두가 깜짝 놀랐다. 그러자 설봉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장하도다.”
설봉이 어느 날 말했다.
“비 두타가 아직 제방諸方을 다녀보지 못했으니 한 바퀴 돌아봄이 어떨까?”
이렇게 네 차례나 말하니, 선사가 화상의 말씀이 간절함을 알고 화상의 처분에 따라 보따리를 꾸려서 길을 나섰다. 마침 고개 마루턱을 지나다가 돌부리를 차고 크게 깨닫고는 자기도 모르게 다음과 같이 외쳤다.
“달마達磨께서 오시지도 않았고, 2조가 전해 받지도 않았다.”
이어 큰 나무에 올라가서 강서江西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 노파를 긍정한 일이야 어찌하겠는가?”
그리고는 바로 설봉雪峰으로 돌아가니, 설봉이 보고 말했다.
“그대를 강서까지 다녀오라 했는데, 어째서 그렇게 빨리 돌아왔는가?”
“갔다가 왔습니다.”
“어디까지 갔었는가?”
선사가 앞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니, 설봉이 그 근기를 매우 갸륵하게 여겨 거듭 입실의 법을 말해 주었다. 선사가 곧 현묘한 법을 모두 깨달으니, 마치 병에서 물을 따르듯 하였다.
처음에는 보응普應의 회하에서 살았고, 나중에 민왕이 안국사로 청하여 스승의 예로 대우하고, 위에 주달하여 석장과 자주색 가사와 종일宗一이라는 호를 하사받게 하였다. 세 곳에 머물며 30년 동안에 8백여 명의 대중을 제도하였다.
어떤 이가 물었다.
“어떤 것이 학인學人의 자기의 일입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자기를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가?”
“예로부터 전하는 종문 안의 일을 여기서는 어떻게 설명하십니까?”
“듣는 이가 드물다.”
선사가 대중에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에게 바른 법의 안목이 있는데, 마하가섭에게 전하노라.’ 하셨다지만,
나는 그것이 달을 이야기하는 격이라 말하고, 조계가 불자를 일으켜 세운 것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 말하리라.”
“옛사람은 사람들을 한 번 보고 바로 제접하였는데, 스님께서는 어떻게 사람을 제접하십니까?”
“나는 한 번 보는 순간에 사람을 제접하지는 않느니라.”
“스님께서는 어떻게 사람을 제접하십니까?”
선사가 바라만 보니,
다시 물었다.
“옛사람이 방망이를 들고 불자를 세우는 것이 종승의 일에 걸맞은 것입니까?”
“걸맞지 않느니라.”
“옛사람의 뜻이 무엇입니까?”
이에 선사가 불자를 세우니,
스님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종승宗乘의 일은 어찌합니까?”
“그대가 스스로 깨닫기를 기다려야 하느니라.”
선사가 장생長生에게 물었다.
“유마 거사가 부처님을 보고 ‘전세에서 온 것도 아니요, 후세로 가는 것도 아니며, 현세에 머묾도 없다’ 하였는데, 장로는 어떻게 보는가?”
스님이 대답했다.
“저의 허물을 용서해 주시면 헤아려볼 수 있겠습니다.”
“장로의 허물을 용서한다면 어찌하겠는가?”
장로가 양구良久하고 있자, 선사가 말했다.
“대답은 누구더라 하라는 것인가?”
“공연히 귀를 기울이고 계셨군요.”
이에 선사가 나무랐다.
“그대가 귀신 굴속에서 살아날 궁리를 하는 줄은 진작 알고 있었느니라.”
선사가 목어木魚 치는 소리를 듣고 말했다.
“나를 때리는구나.”
선사가 남주에 갔을 때 왕 태부와 한 방에 앉았는데, 어떤 사미가 발[簾]을 들치고 들어와서 선사를 뵈려다가 선사와 왕 태부가 함께 있는 것을 보자 발을 놓고 몸을 빼서 물러서니, 선사가 말했다.
“저 사미는 한 20대는 맞아야겠구나.”
이에 왕 태부가 말했다.
“그렇다면 연빈延玭의 허물이 되겠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부처도 법도 없다는 것은 그러한 도리가 아니니, 좀더 자세히 하는 것이 좋으리라.”
어떤 스님이 중탑中塔에게 물었다.
“사미에게 무슨 허물이 있기에 20대를 때린다 합니까?”
중탑이 대답했다.
“30대를 더한다 하여도 사미에게는 허물이 없느니라.”
다시 흥화에게 물으니, 흥화가 말했다.
“만일 두 분이 앉은 자리를 알면 그 방망이가 밖에서 오지 않았으리라.”
또 순덕順德에게 물었다.
“현사玄沙가 그렇게 말한 뜻이 무엇입니까?”
순덕이 대답했다.
“물을 위해서 물을 길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태위도 역시 선타바先陀婆가 되었겠습니다.”
“그 역시 남에게 부탁하는 것이 된다.”
그가 긍정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
“물을 위해서 물을 길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 무엇입니까?”
순덕이 말했다.
“청산을 갈아서 먼지로 만들지라도 한가한 사람이 없음을 감히 보증하노라.”
『천청문경天請問經』에서 말하기를,
“‘어떤 것이 날카로운 칼이며, 어떤 것이 지독한 독약이며, 어떤 것이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며, 어떤 것이 몹시 짙은 어둠입니까?’ 하니,
부처님께서 그 하늘 무리에게 대답하시기를,
‘거친 말은 날카로운 칼날이요, 탐욕은 지독한 독약이요, 성냄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요, 무명이 짙은 어둠이니라.’고 했다” 하였는데,
어떤 이가 이 이야기를 들어 설봉에게 물었다.
“여래께서는 날카로운 칼날만을 말씀하셨을 뿐, 칼날에 맞서는 법은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스님께서 칼날에 맞서는 도리를 말씀해 주십시오.”
설봉이 말했다.
“쯧쯧, 좋고 나쁨을 구별하지 못하는 놈이구나.”
그가 이 일을 선사에게 이야기하니, 선사가 말했다.
“비슷하기는 하나 옳지는 않다.”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화상께 칼날에 맞서는 법을 청하나이다.”
선사가 말했다.
“쯧쯧, 이 좋고 나쁨을 모르는 놈아.”
어떤 사람이 이 일을 들어 중탑에게 물었더니, 중탑이 말했다.
“옛사람의 그러한 견해는 불가사의하구나. 비록 그렇다 하나 한 가지 물음이 부족하구나.”
“화상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이에 중탑이 말했다.
“존숙尊宿의 분수에 그런 것이 있기는 했던가?”
지초志超 상좌가 대중을 위해 차 동냥을 떠날 때에 선사에게 물었다.
“화상께서 분발시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선사가 대답했다.
“오직 그대만이 할 수 있으니 날더러 분발시켜 달라 해서는 안 된다.”
“스님께서 지시해 주십시오. 지초는 어리석은 사람은 아닙니다.”
“그대가 바로 어리석은 사람인데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때는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스님께서 지시해 주십시오.”
“내가 몽둥이 세 대로 그대의 어리석음을 때려 주리라. 알겠는가?”
지초가 알지 못하니, 중탑이 말했다.
“참으로 어리석구나.”
이에 대해 지장이 말했다.
“화상의 어리석음은 누구를 시켜 때리게 하시겠습니까?”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세 방망이 어리석음을 친 일 부사의하구나.
끝없이 깊고 깊은데 스스로 그를 때리다니.
그리 행하여 면전에서 분명히 말할 수 있거늘
뒤죽박죽 되어버림은 그대의 근기로다.
선사가 영운에게 물었다.
“거기는 여기에 비해 어떠하던가?”
영운이 대답했다.
“그저 고향일 뿐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왜 말을 하지 않는가, 그래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말 못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사실이라면 당장 말해 보라.”
이에 영운이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30년 동안 검객劍客을 찾던 나그네
몇 차례나 잎이 졌다가 다시 돋아났던가?
복사꽃을 한 차례 본 뒤로부터
지금까지 다시는 의심치 않았노라.
이에 대해 선사가 말했다.
“영운아, 그대 고향의 재주는 어떠한 것이냐?”
영운이 말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다른 물건이 아닙니다.”
이에 선사가 말했다.
“아니다, 아니다.”
그리고는 말했다.
“영운은 이치에 맞기는 하지만 분명히 장담하건대 끝까지 깨치지는 못하였다.”
영운이 말했다.
“화상께서는 깨치셨습니까?”
선사가 말했다.
“그렇다면 되었다.”
“예부터 지금까지 그랬습니다.”
“참 훌륭하구나.”
“예, 알겠습니다.”
이에 선사가 게송 하나를 지어 영운을 송별하였다.
30년 동안 다만 그러하니
잎이 질 적마다 몇 차례나 광명을 뿜었던가?
이로부터 먼 하늘 밖으로 떠난 뒤
원음圓音의 체성이 법왕과 칭합하리라.
선사가 초경招慶에게 물었다.
“그대는 나귀를 부리고 말을 부리는 것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
초경이 말했다.
“저의 성은 손씨입니다.”
“옳기는 옳으나 어떤 것이 나귀와 말인가?”
“그래도 단지 고향일 뿐입니다.”
“알고는 있었는가?”
“화상이시여, 그게 아닙니다.”
선사가 다시 초경招慶에게 물었다.
“큰 뜻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
“그만큼이나 전도되시었군요.”
“바로 그러하다. 내가 전도된 것이다.”
“저도 전도되었습니다.”
“이제야 알았구나.”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작용하는 곳이 오묘하면 이치는 기틀을 바꾸지 않나니
물음에 대답함이 부사의하구나.
사물에 응해 항상 나타남을 분명히 아는 곳에
사람마다 자재하여 공훈을 얻으려는 이 드물다.
또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도반을 다시 만나 청원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나니
서로 도를 물으매 완전하지 못함이 없도다.
법마다 항상함이 모두 그러하여
4생과 9류의 본체 모두 원만하리라.
어떤 이가 물었다.
“어떤 것이 바르고 묘한 마음입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온 시방세계가 온통 진실의 본체인 그것이다.”
선사가 개평開平 2년 무진 12월 27일에 몸에 몹시 열이 나자, 말했다.
“나는 크게 깨친 사람이어서 온 누리와 함께 불이 인다. 그대 같은 자잘한 무리는 도망치기 어렵지 않으리라.”
이때 휴 장로가 물었다.
“화상께서 평소에 제방의 무리를 꾸짖으시더니, 어째서 그리하셨습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깨달은 사람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그대들이겠는가?”
그리고는 바로 입적하니, 춘추는 74세요, 법랍은 44세였다. 민왕閩王이 탑을 세워 숭앙하였고, 장흥長興 원년 경인庚寅에장십일랑將十一郞인 임징林澄이 비문을 썼다.
정수淨修 선사가 찬탄하였다.
선사의 도가 우뚝하니
선문의 본보기라.
말 한마디 반 게송이
4해海와 5호湖에 퍼진다.
큰 자라가 바다 위에 떴고
금시조가 구름 끝에 날며
바위 벼랑이 험준하고
불법은 있으면서도 없다.
[장생 화상] 長生
설봉雪峰의 법을 이었고, 복주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諱는 교연皎然이고, 복주 사람이다. 설봉의 문하에 들어가 마음을 전하는 비결을 남몰래 전해 받았다.
어느 날 설봉이 옛사람의 어록을 읽다가
‘경계가 모두 없어지고 난 뒤 다시 또 무엇……’이라는 데에 이르러,
선사에게 물었다.
“이 속에다 무슨 글자를 놓아야 되겠는가?”
선사가 대답했다.
“저의 허물을 용서해 주시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대의 허물을 용서해 준다면 어떻게 말할 것인가?”
“저도 화상을 용서해 드릴 것입니다.”
또 한번은 현사玄沙가
‘모든 것이 거울 속의 그림자다’ 한 말을 예로 들고 바로 주장자를 번쩍 들어 올리고서,
선사에게 물었다.
“이것은 그림자이다. 어떤 것이 거울인가?”
선사가 대답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원만할 수 있겠습니까?”
선사가 설봉雪峰에 있을 때, 후생들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꾸미지 않은 얼굴을 보일 땐 모른 체하더니
연지곤지 바르고 나니 앞 다퉈 보려 한다.
여기서 만일에 현묘함과 참됨을 논하려 한다면
나와는 만 겹의 산이 가로막혔음을 알라.
어떤 이가 물었다.
“예부터 전하는 종승宗乘을 어떻게 설명하시렵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그대들 때문에 장생로長生路를 황폐하게 할 수는 없느니라.”
“옛사람이 말하기를,
‘무명이 곧 불성佛性이니, 번뇌를 제거할 필요가 없다’ 하였는데, 어떤 것이 무명이 곧 불성인 것입니까?”
선사가 성내는 시늉을 하면서 주먹을 들고 할을 하고는 말했다.
“오늘 저 중을 때려 주리라.”
스님이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이 번뇌를 제거할 필요가 없는 도리입니까?”
선사가 손으로 머리를 두드리면서 말했다.
“오늘 남으로 하여금 업을 짓게 하는 이 중을 때려 주리라.”
선사가 법당을 돌아본 뒤 부엌으로 가니, 설봉이 말했다.
“내가 평소에 중들에게 ‘이것이 무엇인고?’ 하고 물으면, 대답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그대라면 어찌하겠는가?”
선사가 대답했다.
“저의 허물을 용서해 주시면 따져 보겠습니다.”
설봉이 다시 물었다.
“그대의 허물을 용서한다면 어떻게 헤아려 볼 것이냐?”
“저도 화상의 허물을 용서하겠습니다.”
이에 설봉이 말했다.
“면식이 있는 이가 천하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아는 이는 몇이나 될꼬?”
선사가 아호鵝湖에게 갔다. 문턱에 들어서자 문득 등불을 켜는 이가 불 켜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신령한 등 하나 문턱에 달렸는데
그 등불을 켜려 하면 여러 겁이 어두우리.
산의 소리 소박하여 사람들 보기 어려운데
이 가운데서 알아차리면 간 곳마다 온전하리.
어떤 내시內侍가 물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일체 중생은 날마다 쓰면서도 모른다’ 하였는데, 어떤 것이 일체 중생이 날마다 쓰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입니까?”
선사가 손가락으로 내시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감람(橄欖:올리브 열매)이나 드시오.”
내시가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이 중생이 날마다 쓰면서도 알지 못하는 도리입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내시께서는 아까 감람을 먹지 않았소?”
“먹었습니다.”
“옛날의 중생들도 날마다 쓰면서도 몰랐는데,지금의 내시도 날마다 쓰면서도 알지 못하는구려.”
“어떤 것이 왕 중의 주인입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어제 한 사람 보냈고, 오늘 한 사람 맞았느니라.”
[아호 화상] 鵝湖
설봉의 법을 이었고, 신주新州에서 살았다. 선사의 휘諱는 지부智孚이고, 복주 사람이다. 실록實錄을 보지 못해 그의 생애를 기록할 수 없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5역죄를 범한 자식도 아비의 재산을 물려받습니까?”
선사가 대답했다.
“비록 스스로가 절제를 하여도 스스로를 해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나라 안에는 난리를 평정하는 검劍이 없는데, 어찌하여 사해四海가 평온합니까?”
“군왕은 도가 없느니라.”
“군왕이 도에 칭합하는 일은 어떠합니까?”
“명을 내리지도 않고 시행하지도 않느니라.”
“어떤 것이 부처의 경지境地에서 위로 향하는 사람입니까?”
“그대를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바로 아는 자이다.”
“무슨 까닭으로 어찌할 수 없습니까?”
“꼭 어린아이만이 군왕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니라.”
“이루利婁가 일깨워 주어도 귀도 기울이지 않는 이는 어떠합니까?”
“현명하다.”
“허공이 경론을 강술할 때에는 무엇으로 종지를 삼습니까?”
“그대는 청중이 아니다.”
[대보 화상] 大普
설봉의 법을 이었다. 선사의 휘諱는 현통玄通이고, 복주 복당현福塘縣 사람이다. 도솔산에서 출가하여 나이가 차서 계를 받고는 제방의 선지식을 참예하는 것을 흠모하여 행각 길을 나섰다가 행각 중에 설봉을 만나서는 몇 해 동안 한 자리에 머물러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을 않고 말에 의하여 뜻을 깨달은 뒤에 대보산에 주석하였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큰 바다의 여의주를 어떻게 건집니까?”
이에 선사가 손뼉을 치면서 눈을 깜박거렸다.
“객진客塵을 없애서 부처님을 만날 때는 어떠합니까?”
“칼을 벗고서 따져 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