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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본행경 제7권
31. 팔왕분사리품(八王分舍利品)
모든 역사들은 슬픔에 잠긴 채
왕의 전상(殿上)에 있으면서
부처님 사리를 공양하였네.
며칠 동안 이렇게 하자
이웃에 있는 일곱 국왕이
각각 사신(使臣)을 보내어
모두 같은 한때에
성 아래 와서 모였네.
각각 자신들의 왕명을 전하기에
역사들이 들어보니
모두 그 공경하는 뜻을 말하고
사리를 나눠 주길 바라는지라
역사들은 대답하였네.
“부처님께서 우리나라에서 열반하셨으니
스스로 사리를 공양할 것이요
서로 나누어 줄 수 없다.”
이때 여러 나라 사신들은
듣고 나서 각기 본국에 돌아가
“그 나라 역사들이 사리를 가지고
또한 그 힘이 억셈을 믿고
그 위덕을 떨치고 뽐내며
다시 돌려주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매우 거만하면서
사리를 나누어줄 마음이 없었다.”고 하였네.
여러 사신들이 복명(復命)하니
왕들은 각기 뜻을 내어
곧 군사들을 일으켜
바람처럼 몰아 그 성에 이르렀네.
무수한 군사의 무리로써
성을 두루 에워쌌는데
군사들이 와서 그 성에 나아감이
마치 소나기가 억수로 퍼붓듯 했네.
백성들은 모두 성 밑에 들어가
겁내어 떨지 않음이 없고
사람들이 매우 번뇌하여
성 안은 이를 감당할 수 없었네.
7국 왕의 군사들 무리와
코끼리의 울부짖음과 말 울음소리는
그 성곽을 진동시키고
백성들은 전전긍긍 어쩔 바 몰랐네.
그리고 일곱 나라 군사들은
각각 한쪽에 있으면서
정예롭고 매우 용맹스러운
전사(戰士)들과 코끼리 말이라
그리고 여러 국왕들은
힘대로 각기 엄하게 장비하니
네 가지 군사의 진을 쳐서
코끼리ㆍ말ㆍ수레ㆍ보병을 갖추었네.
역사들도 또한 엄하게 방비하여
성 위에 무기들을 배치하고
그 참호를 정비하고 지키며
모든 성문을 굳게 막았네.
그리고 나서 모두 성안에다
군사를 포진하고 큰 기를 세우니
나라 안 모든 백성들은
두려워 오들오들 떨고 있었네.
이때에 일곱 나라 왕들은
서로 의논해 한마음으로
각각 무수한 군사를 거느렸으니
무기와 갑옷 등을 정예롭게 갖추어
마치 일곱 개 별이
같은 밤에 함께 솟은 듯하여
일곱 왕의 군사들은
함께 성 밑에 이르렀네.
큰 군사의 떼는 붉은 먼지를 일으켜
사람의 눈이 막혀 뜰 수 없고
코끼리의 코로 풍기는 냄새로
코가 막혀 숨을 쉴 수 없었으며
북 소리와 고동 소리는
귀를 막아 들을 수 없어
부녀자와 어린아이들은
겁에 질려 모두 낯빛을 잃었네.
불로 공격하는 기구를 설치하니
구리와 무쇠를 녹이고 끓이며
모두 투구에 갑옷을 입고
창검을 비껴들고 싸우려 들고
코끼리와 말도 갑옷을 입혀
진영을 정비하고 싸울 태세인데
역사들은 몸과 목숨을 다할지라도
사리를 나눌 생각은 없었네.
성안에 다 명령을 재촉하여
창검을 들고 성에 올라 싸우자 하며
모든 역사들도 마음을 같이 해
결정코 싸워 물러나지 않으려 했네.
모두 성 위 누각 사다리와
성가퀴 사이에 서서
성 밖의 모든 왕을 보니
군사들 무리가 한량이 없었네.
군사들은 위세를 떨치고
동시에 크게 부르짖으며
일시에 부르짖고 내달으니
소리와 메아리는 천지를 진동했네.
칼을 빼어 들고 던지며 희롱하니
번쩍이고 빛남이 해가 빛나듯
혹은 용감히 뛰어 달리며
빨리 성으로 향하려 하였네.
바깥 군사들을 본 역사들도
스스로 속대(束帶)를 단속하여
결정코 대결해 싸울지언정
조금도 물러날 뜻은 없었네.
각각 그 처자들과
이별을 고하고 싸움에 나오니
모든 역사들의 처자들은
겁을 먹고 마음이 놀라 파도처럼 떨었네.
또 부모가 있는 사람은
마음으로 그 자식을 사랑하므로
자식이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감을 보자
눈물을 흘리고 통곡하면서
나무와 신기(神祗)에게 기도를 했네.
아들들은 부모의 슬픔을 보자
마음에 모두 유한[遺疑]을 품었네.
혹 어떤 부녀들은
묵연히 근심에 잠기고
혹은 남편의 활을 잡고
울면서 막아서 싸우지 말라 하나
처자들이 우는 것을 보고
마음이 용맹하고 과감해
활을 낚아 채 빼앗으니
꼭 싸우려 함이 의심 없었네.
모든 역사들은 자기의 힘을 믿고
뜻을 결정해 반드시 싸워
이무기가 그릇 속에 감추어 있으면서
성내고 도사린 독이 매우 성하듯
마음과 뜻을 다 결정해
반드시 싸움에 의심이 없고
일곱 왕도 또한 엄하게 갖추어
대진하여 막 싸우려 하였네.
모두 이미 갖추어진
네 가지 군사로
코끼리 군사와 말 군사
수레의 군사와 걷는 군병들이었네.
그때 귀족성[貴姓]의
향성(香性)이란 바라문이
지혜가 많고 매우 자비로운지라
여러 왕에게 간하여 일렀네.
“여러 왕의 위세를 보니
날카로운 무기의 창과 칼을 갖추어
강력한 힘의 적병도 항복시켜
그 형세를 꺾어 없앨 듯하오.
역사들이 성안에 있어
모두 다 한마음같이
몸소 성을 지키니
이기기 쉽지가 않소.
지금 겹겹으로 에워싸고 막고 있으니
반드시 이기고야 말 것이오.
원하건대 여러 대왕들은
다행이 성대한 위력을 돌이키소서.
그 성안의 백성을 살펴보건대
선을 따라 잘 길든 자들이오.
여러 왕들은 모두 다
어찌 번거로움을 더합니까.
힘으로써 막으려 하면
반드시 홀로 이길 수 없으나
혹시 포위에 떨어지더라도
방편으로 외적을 이길 수 있소.
독한 이무기도 스스로 목숨을 건져
구멍에 들어가 그 형상을 감추나니
무고하게 손으로 더듬다가
독이 묻어 죽거나 상하듯이
스스로 위세가 있음을 알고
능히 그를 두려워 떨게 하지만
모여서 성안에 들어가 숨고
굳건히 수비(守備)를 닦소.
비록 본디 힘이 박약할지라도
성안에 들어가면 큰 힘을 이루오.
등불이 막 꺼지려 하다가도
기름 부은 나무를 만나면 태움과 같소.
만약에 그 성안에
계율을 갖추어 신기롭고 참된 이가 있으면
그 계덕(戒德)을 존중함으로써
외적이 스스로 무너져 흩어질 것이오.
마치 지난날 중원왕(重怨王)이
병력을 써서 힘을 다했으나
청명왕(淸明王)은 덕이 있어
강성한 외적을 깨뜨려 이겼으며
지난 과거에 여러 왕들도
힘으로써 국토를 넓혔으나
그 욕정을 마음대로 하다가
이름을 밖에 전하지 못했소.
왕이 녹(祿) 먹음을 소홀히 하면
소가 얼음물을 마신 듯하오.
모든 왕들은 다 지나갔지만
나라의 토지는 존속되었소.
그러므로 마땅히 세간의
바른 진리를 깊이 생각하여
방편을 베풀어 화동하고
사리를 얻음이 좋을 듯하오.
화살의 힘으로 원수를 이기면
원수가 생겨 도리어 핍박하지만
화순(和順)하여 이기게 되면
마침내 반역을 일으키지 않소.
비록 저의 말이 어리석어
진실로 취할 바가 없으나
여러 왕들은 힘이 강성하여
미약한 적을 녹여 없앨 것입니다.
부처님을 공경하려거든
법을 받듦이 제일이오.
이제 부처님 스승을 추모하여
인욕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소서.”
이렇게 그 향성(香性) 바라문은
그가 아는 것을 다하여
화순하는 바르고 참된 말을
자비심으로 여러 왕에게 간하였네.
여러 왕들은 그 치솟던
용맹스럽고 정예로운 사기가 꺾여
그때 여러 왕들은 곧
순순한 말로 바라문에게 대답했네.
“말하는 것이 때에 알맞아
방편으로 화순함을 알았으니
이제 말한 착한 이치대로
두터운 의리로 시종을 보존하겠소.
당신은 마땅히 살필지니 우리들은
마음으로 착한 법의 힘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에 구하고자 하는 바는
수고로이 세속의 감정대로 하거나
혹은 바람을 힘으로써 하거나
혹은 성내고 원한을 내거나
이미 다투었거나 이제 다투려 하거나
양편이 대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지금 생각은
순전히 부처님 덕을 구함이라
칼을 쥠은 사리를 구함이오.
나라의 재보를 탐냄이 아니오.”
지난 옛날에 모든 열사(烈士)들은
거만하여 크게 대답하였다.
“신선 숲에서 싸우고 다투어
죽고 상하였음은 헤아리기 어려웠으나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세간에 펴서
번뇌를 없애 스스로 자만심을 멸했거니
어찌하여 부처님을 위하지 않고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일을 하리오.
지난 옛날 여러 제왕들은
아름다운 여색에 미혹하여서
군사를 일으켜 서로 치므로
여러 왕이 무수히 죽어 갔소.
부처님께서 세간을 경계하시되
탐심과 욕심을 없애라 하셨거늘
우리가 부처님을 위하지 않고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일을 어이 하겠소.
지난날 어떤 형제가
어리석게 질투해 시기하고 다투므로
함께 서로 살상해서
남음이 없이 다해 버렸소.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어
어리석고 질투하는 마음을 멸하셨거늘
어찌하여 부처님을 위하지 않고
싸워서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리오.
옛날 수비(手臂) 역사가
혐의를 품고 진에(瞋恚)를 맺어
문득 칼을 들고 무략(武略)으로
모든 왕종을 없애려 하였소.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능히 진에의 해를 없애셨거늘
우리들이 부처님을 위하면서
이 몸과 목숨만 사랑하랴.
옛날에 화상자(華上子)란 이가 있었으니
별명을 십두신(十頭神)이라 불렀는데
끈덕지게 색욕(色欲)에 집착하여
몸과 목숨을 상하고 말았다오.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오셔서
일체 얽매인 집착을 푸셨거늘
우리들이 부처님을 위하면서
이 몸과 목숨을 집착하랴.
지난 옛날에 모든 어리석은 사람이
미련하게 물벌레와 다툼으로써
그 미련하고 어리석음이 성하여
끝내 서로 살해하고 말았다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일체 어리석고 미련함을 없앴거늘
우리들이 부처님을 위하면서
어리석게 이 몸을 사랑하랴.
예부터 어리석은 자 통달하지 못해
모든 더러움을 다투지만
하나도 굳셈이 없는지라
서로 해침은 헤아릴 수 없었네.
부처님께서 나오셔서 세상 근심을 제거하셨거늘
우리가 진정코 부처님을 위한다면
차라리 염라왕과 다툴지언정
어찌 세상과 겨루어 싸우랴.
우리들의 마음은 굳고 발라
이제는 싸우려 하지 않으니
당신은 수고스럽지만 성안에 들어가
모든 역사들에게 가서
뜻을 다해 방편을 베풀어
우리들의 지극한 뜻을 말해 주시오.
이 일을 당신에게 위임하오.
반드시 한 번 대전하여
우리들이 그릇 날카로운 화살로
마음껏 교전(交戰)하려 했지만
그대의 착한 법과
바르고 참된 말을 듣고서
마음속으로 진에(瞋恚)의
악독함이 물러나 꺼져서
마치 이무기가 주문(呪文)을 받고
독해(毒害)가 다 멸함과 같네.”
이때 그 바라문은
모든 왕들의 명령을 받들고
곧 성안에 들어가서
여러 역사들 처소에 이르렀네.
여러 역사들을 보자
위세가 늠름해
곧 겸손한 뜻으로써
여러 왕의 교명을 말했네.
“성 밖에 여러 왕의 군사는
다 각각 엄하게 무장하여
투구를 쓰고 보배 갑옷을 입어
밝게 빛나기 하늘의 해와 같은데
마음을 내어 같은 소리로써
그 무력을 다하려 하니
용맹한 뜻은 사자와 같아
눈을 부릅뜨고 성을 겨누어 보네.
금과 보배로 새긴 활과 칼을
만지고 닦아 엄하게 버티니
뜻이 용맹스러워 피곤함 없고
밤낮으로 갑옷을 벗지 않네.
갑자기 마음을 내어 생각하기를
부처님은 자비로운 밝은 법이라
위로하여 의(義)로써 서로 사양할지언정
싸울 것을 두려워하거나 의심함은 아니네.
토지에 욕심을 내어
성 아래 옴이 아니요,
스스로 크게 탐냄에서도 아니요,
성내고 싫어해서 옴도 아니로다.
오직 부처님의 공덕을 공경하므로
그대들의 이 성에 이르렀느니라.
나그네가 착한 뜻으로 왔거니
주인은 마땅히 공경히 대접하라.
부처님은 일체 중생의 스승이시라
우리들도 같이 공경히 섬기려 하여
사리를 공양하고자 하므로
이 성에 온 것이 아닌가.
함께 법의 형제가 되었으니
바라건대 사리를 나누어 주어
널리 일체 중생들에게
각각 공양하여 복을 짓게 하라.
간탐하여 재물과 보배를 아끼면
이것은 더러움과 부끄럼이 아닐지 모르나
착한 법을 간탐해 아낌은
이것은 곧 부끄럽고 창피스러움이다.
애착하고 인색함의 성질됨이
반드시 추하고 더러운 이름이 있을 뿐
간탐치 않고 잘 베푸는 것은
성현들의 칭찬하는 바이로다.
그대들이 만약 집착하는 마음으로
부처님 사리를 나누지 않을진대
이제 문득 성에 나가서
나그네와 더불어 같이 싸울 것이거늘
성의 문기둥에 의지하여
칼을 쥐고 나가 싸우지 아니하니
이것은 왕을 위하는 것도 아니며
귀함도 아니요 용사도 아니니라.
성 밖의 모든 왕들의 뜻은
지금 말한 것과 같으니
그들은 함께 착한 마음이 있어
같은 의리로 두 집을 보임이라.
또 따로 사사로운 뜻이 있어
그대들에게 향하려 하나니
다행히 조금 말을 들어서
바르고 참된 법을 말하기를 청하노니
오직 그대들은 반드시 뜻을
오로지하여 싸움을 벌이려 말라.
예부터 싸우고 다투는 가운데는
착한 의리도 없고 이익도 없나니
부처님 천인사께서는 매양
참아 견딤이 제일이라 찬탄하셨도다.
이제 그대들은 무슨 까닭에
사납게 성내어 싸움을 구하는가.
만약 성내어 6욕(欲)으로 다투고
보배나 재물로 다툰다면
오히려 싸우고 다툼이
일과 이치에 통할 수 있으나
복과 덕 때문에
이것이 착한 법이라 찬탄하여
만약 서로 다투어 원수를 삼으면
이것이 의리에 당연한가 생각해 보라.
매양 널리 자비로운 마음으로써
그 성품을 조화하고 편안케 할 것이니
부처님 천인사께서 가르쳐 일깨움은
자비로 중생을 이익케 함이니
중생을 살해하지 말고
부처님을 공경히 섬겨라.
이익과 의리가 없거늘
이런 일은 마땅히 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은 잘 마음을 열어
여러 왕들에게 사리를 나누어 주라.
착한 법이 마땅히 널리 유포하여
이로 인연해 비롯함이 없으리.
만약 이렇게 할 수 있다면
곧 다시 싸우고 다툼이 없으리라.
두 가지 좋은 뜻을 얻어
복덕과 명칭이 겸비할 것이요,
그렇지 않고 자기 소견을 고집하면
바름을 떠나 삿된 길에 들게 되네.
착한 사람은 방편을 다하여
바른 길로 이끌어 들게 하나니
여러 왕들도 방편을 베풀어
널리 착한 법을 세우게 하고
널리 세간을 인도하여서
천상과 인간의 길을 바로 이끌게 하라.
부처님께서 매양 찬탄하심은
온갖 법을 베풂이 가장 좋다 하셨네.
이르는 곳마다 곧 스승이라
천상과 인간들이 찬탄하였네.
널리 모든 세간을 보건대
재물을 베푸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법을 은혜로이 베푸는 사람은
때로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네.
법을 베풀면 이름이 널리 전해
크게 세간이 안온하리라.”
그러자 여러 역사들은
이 착한 법의 말을 듣고
마음속에 은근히 부끄러움이 생겨
묵연히 서로 바라보면서
겸사하고 사랑하고 공경하는 말로
향성 바라문에게 일렀네.
“당신은 이에 좋은 방편으로
모든 무리에게 사랑하고 공경함을 더하였네.
바라문은 망령되지 않아
부지런히 착한 법을 세우고
능히 우리들을 항복시켜
잘 바른 길을 행하게 하였네.
마치 여자가 말을 길들이지 않고는
싸움 가운데 들지 않게 하듯이
문득 서로 뜻을 좇아
스승의 열어 보임과 같이
사랑하고 두텁게 공경히 믿으리니
우리들을 쓰도록 하시오.
바르고 잘 간하는 이의
충성되고 너그러운 말을 듣지 않다가
일이 패하여 어려움을 만나면
후회해도 미치지 못하리라.”
즉시 금항아리를 열어
부처님의 사리를 나누되
따로 여덟 등분으로 만들어
한결같이 평등하게 나누었네.
그리고 여러 역사들은
그 가운데 한 몫을 취하고
나머지 일곱 등분은
일곱 왕에게 보내 주었네.
그렇게 하고 여러 역사들은
여러 왕들을 상빈(上賓)으로 대접하니
여러 왕들은 사리를 얻고는
슬퍼하고 기뻐하며 돌아들 갔네.
일곱 나라 왕들은
각각 자기 나라 안에서
군사를 일으켜 신탑(神塔)을 세우니
높이가 허공을 찔렀네.
바라문 향성도
자기도 탑을 일으키고자
곧 여러 역사들에게서
사리를 나누던 항아리를 빌었네.
경계 안의 귀족 바라문들도
부처님을 다비하던 재를 빌어
모두 다 거두어 모아서
공경히 신탑(神塔)을 세웠네.
여러 왕이 처음으로
사리의 신탑을 일으키자
염부제 땅은 모두
드높은 덕이 태산과 같았네.
바라문이 세운 탑으로
금항아리 탑은 아홉째이고
부처님의 재[炭灰]를 모은 탑 등
꼭 열 좌(座)가 묘하고 드높았네.
꽃과 향과 보배며 깃발과 일산을
탑에 공양해 빛나게 하였으며
꽂고 장식함이 매우 묘하고 좋아
향기가 퍼지는 산 바위와 같았네.
이웃 나라에서 성읍의
한량없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혹은 기뻐하고 슬피 울기도 하며
예를 올려 신탑을 공경해 섬겼네.
모두 다 같이 부처님의
공덕을 추모하며 생각하되
매우 마음이 아프고 슬퍼하면서
“길이 떠나심이 어찌 빠르십니까.
좋은 법을 세간에 베푸시어
중생들의 믿음과 의지가 되셨습니다.
미혹해 길 잃은 사람을 인도했고
무거운 변에 좋은 약을 주셨으며
추운 사람에게 불볕이요
가물고 더운 사람에게 서늘한 못이 되셨습니다.
삼계를 덮는 일산이었거니
홀연히 이에 열반에 드시니
삼계는 덮는 일산을 잃고
믿을 것 없이 슬프고 불쌍합니다.
미혹하여 바른 길을 잃었고
삿된 데 떨어져 어려움을 만났네.
세상은 바름을 잃고 삿된 데 기울여
3악취에 흘러 들어가나
세상에 누가 큰 힘이 있어
능히 막아 되돌아오게 하리오.
세간의 모든 중생들은
어리석고 미련해 그 눈이 가려졌고
탐심과 음심과 진에의 불로
다 타고 있으니 어찌하리오.
일체 세간의 중생들은
번뇌의 중병을 입었건만
부처님께서는 널리 자비의 마음으로
삼계의 어진 의사가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해 성한 광명이
비로소 세상에 솟아날 때
널리 그 큰 광명으로써
삼천세계를 비추셨습니다.
널리 세간의 천상과
인간의 연꽃을 피게 하되
마치 모든 연꽃이
햇빛을 안고 피어나듯 하였습니다.”
모든 천상 세계의 인민들과
또 모든 나라의 국왕들도
슬피 울고 추모하면서
탑에 나아가 부처님 덕을 찬탄하였네.
“오직 세상을 크게 덮고 두호하시던
제일 자비로운 스승이시여,
문득 외로이 중생들을 버리시고
어찌 이렇게 빨리 가셨습니까.
부처의 해 광명이
홀연히 잠기어 들어가니
어리석음의 안개가 세상을 덮었네.
어디로 가야 밝음을 보겠나이까.
누가 모든 중생을 인도하여
바른 진리의 길을 보이면서
열반성(涅槃城)에 이르러
길이 고요하여 두려움 없게 하리까.”
밀적(密跡) 역사 금강신은
널리 모든 천상의 사람을 위해
차례로 이 법을 설하여
부처님 본행(本行)의 덕을 펴자
모든 하늘 사람들은 이것을 듣고
송연(悚然)해 털이 일어섰으며
말한 대로 이치를 생각하고
부처님 공덕을 추모하였네.
“쌓은 온갖 착한 근본은
끝도 없고 한량이 없으며
착함을 행하여 쌓이고 모임은
겁(劫)의 수로도 헤아리기 어렵네.
6도(度)를 행함이 끝이 없어
큰 바다 속 같으며
온갖 보배로운 덕상과 지혜는
가득 차서 넘쳐흘렀네.
지금 이 현겁(賢劫) 가운데
1천 보살이 나오고
가령 모든 아라한들이
지혜가 사리불 같더라도
겁수(劫壽)를 다해 부처님 덕을
찬탄해도 끝낼 수 없거늘
하물며 지혜가 천박한 나로서
어찌 다 보고 들은 대로 펴랴.”
이때 모인 여러 천상 사람들은
그 설법함을 듣고
마음 가운데 문득 깨침이 있었다네.
마음의 부처님 얼굴을 보는 듯하여
모두 다 비감함을 품고서
슬프게 부처님을 추모하면서 소원하되
대승(大乘)을 뜻하여
뜻을 옮기자 마음이 견고해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귀의하고
홀연히 각각 날아서 가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