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3권
[정변(淨辯)]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정변(淨辯)이라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말을 더듬지 않는 것,
말을 할 때 두려움이 없는 것,
말이 비열하지 않는 것,
말이 거칠거나 높은 체하지 않는 것,
뜻이 작거나 낮지 않은 것,
말이 빠지거나 모자람이 없는 것,
그 소리가 맑고 투명한 것,
소리가 빠지거나 모자람이 없는 것,
때에 응해 말을 하되 빠뜨리지 않는 것,
말을 잘해 거칠거나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것이다.
[말을 더듬지 않는다]
보살이 말을 더듬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말할 때 대중의 위덕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말을 더듬지 않는다.
[두려움 없이 말한다]
보살이 두려움 없이 말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체성이 정직한 까닭에 꺼리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비열하거나 열악하지 않다]
보살이 말할 때 비열하거나 열악하지 않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슨 까닭인가 하면 보살은 대중 속에 있을 때 마치 사자와 같아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말이 거칠거나 높은 체하지 않는다]
보살은 말이 거칠거나 높은 체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슨 까닭인가 하면 번뇌를 없앴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번뇌가 있으면 말이 반드시 거칠고 높은 체하게 된다.
[뜻이 작거나 낮지 않다]
보살은 뜻이 작거나 낮지 않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슨 까닭인가 하면 법을 잘 얻었기 때문이다. 이미 깊이 법을 이해하였으므로 그 뜻이 명료한 것이다.
[말이 빠지거나 모자람이 없다]
보살은 말이 빠지거나 모자람이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경론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해하는 경론이 적으면 말을 할 때 빠뜨리는 것이 생긴다.
[음성이 빠지거나 모자라는 것이 없다]
보살은 음성이 빠지거나 모자라는 것이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왜냐하면 보살은 일체 모든 음성을 다 알기 때문이다.
[때를 알아 말한다]
보살이 때를 알아 말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만약 앞의 말에 응할 때는 뒤의 말을 집착하지 않고,
뒤의 말에 응할 때도 역시 앞의 말에 집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보살은 때를 잘 알기 때문이다.
[거칠거나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보살은 말을 잘해 거칠거나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기뻐할 말이 아니면 그를 위해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입의 허물은 온갖 번뇌가 맺힌 데에서 생기기 때문이니, 악을 끊은 까닭에 하는 말이 부드럽다.
[소리가 맑고 투명하다]
보살마하살은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왜냐하면 보살의 모든 근(根)이 이미 모두 날카롭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모든 근이 무딘 까닭에 분명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니, 날카로우면 그렇지 않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의 정변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