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술의 계절입니다. 예년보다 ‘쓴’ 송년주를 마시는 사람이 더 많을 올해는 내 몸에 맞는 술과 안주를 고르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 하루 소주 3잔, 주 3회가 적당
술상 앞에서 명심할 첫 번째 계명은 ‘주량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입니.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알코올 170g 이상은 간에 치명적입니다. 알코올 170g은 소주 2병 정도에 해당합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하루 음주량으로 남자는 소주 3잔 정도, 여성은 1.5잔 정도를 권장합니다.
중앙대 용산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음주량은 성인 남자 기준으로 하루 소주 6잔 미만”이라며 “이 정도를 매일 마셔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주 3회 이하가 적당하다”고 말했습니다.
▶ 몸이 차면 소주, 열 많으면 맥주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가 쓴 ‘동의수세보원’에 따르면 체질에 따라 어울리는 술이 따로 있습니다. 태음인에게는 소주, 양주, 매실주, 오디주가 어울리며 소음인엔 막걸리 등 곡물 발효주가 좋습니다. 태양인에겐 포도주가, 소양인엔 생재황이라는 약재로 담근 술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상체질을 잘 모른다면 술과 안주 사이의 궁합을 고려해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경희의료원 한방1내과 사상체질과 이준희 교수는 “몸이 차가운 사람은 몸을 덥게 하는 소주, 반대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맥주를 마시는 것이 좋다”며 “안주는 술의 성질에 반대되는 음식, 즉 소주에는 차가운 기운의 삼겹살을 선택해야 조화가 잘 맞는다”고 말했습니다.
술 안주는 대개 육류인 경우가 많지만, 육류도 체질에 따라 달리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소음인은 닭고기, 소양인은 돼지고기, 태음인은 쇠고기를 택하면 좋습니다.
소화기 계통이 약한 소음인은 기름진 안주를 먹으면 술 대신 안주에 취해 다음날 속이 더부룩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과식을 조심합니다. 태음인은 체질적으로 비만, 고혈압 등 성인병 위험이 높으므로 칼로리 높은 안주를 피합니다.
두부, 우유 등 고단백 안주를 먹으면 간 기능에 도움이 됩니다. 우유와 치즈는 알코올 흡수를 늦춥니다.
▶ 소주에는 삼겹살, 레드와인엔 아몬드
그렇다면 술 종류별로는 어떤 안주가 어울릴까. 소주에는 과일과 야채, 오징어와 생선찌개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 좋습니다. 특히 오이와 함께 먹으면 이뇨 작용에 도움이 되고 향긋한 향 때문에 술 맛이 순해집니다.
맥주는 곡기가 있어 금방 포만감을 느끼는 술이므로 안주는 치킨이나 소시지 등 고칼로리 음식보다는 가벼운 과일이나 고단백인 두부 같은 음식이 어울립니다.
‘병에 걸리지 않는 식사법’을 저술한 암 전문의 슈토 히로시는 “알코올은 영양분이 들어 있지 않고 곧바로 몸 밖으로 배출돼 엠프티 칼로리(empty calorie)라고 불린다”며 “술을 마셔 살 찐 것은 기름진 안주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와인은 알카리성 술이므로 육류나 치즈 같은 산성 안주를 곁들입니다. 특히 레드와인에는 아몬드, 브로콜리, 시금치, 해바라기유 등 비타민 E가 풍부한 안주를 함께 먹으면 산화방지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가천의대 식품영양학과 김순미 교수는 “레드와인에는 항산화제로 알려진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암, 심장질환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며 “레드와인과 비타민E는 항산화 기능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므로 함께 섭취하면 심장병 등에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최고의 안주는 물
술자리에서 물통을 가까이 두면 유리하다. 물은 알코올을 희석시키고 포만감을 줘 적게 마시도록 만듭니다.
이준희 교수는 “술 마신 다음 날 목이 타는 것은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물을 소모하기 때문이다”며 “술을 마시는 중간 중간에 물을 마시면 술에 덜 취하고 금방 배가 불러 술과 안주를 적게 먹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술 맛을 순하게 하려고 이온음료나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면 오히려 알코올 흡수가 촉진돼 술에 더 빨리 취하게 됩니다.
조수현 교수는 “술 종류가 무엇이든 안주에 기름기가 많으면 알코올 흡수가 빨리 되고 지방간과 비만을 유발하므로 기름진 안주는 되도록 자제하라”고 권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