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지미(有終之美) - 시작한 일의 끝맺음을 잘하여 좋은 결과를 거둠.
세계인의 겨울 축제,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났습니다. 메달을 땄을 때는 흥분에 젖어 밤잠을 설쳤고, 상대방의 반칙에는 소리 지르며 화를 냈으며, 실수로 경기를 그르쳤을 때는 안타까움에 발을 구르기도 했습니다. 특히 야속했던 것은 겨울올림픽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가 멋진 경기를 펼치고도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속상해하고 편파판정을 탓하고 개최국을 원망할 때 김연아 선수만은 의연했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녀는 마지막 인터뷰에서 판정논란에 대해 “억울하거나 속상한 마음은 없고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싶습니다.”라고 하며, 연이어 “제가 마지막 대회를 잘 마무리했다는 것에 만족스럽습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특히나 엄마와의 대화에서 “더 간절히 금메달을 원했던 사람에게 주었다고 치자.”라고 했다는 말을 들으며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차가운 얼음 위에서 따스한 가슴으로 살았던 24살의 김연아 그녀는 그렇게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습니다.
또한 올림픽에 6번이나 참가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졌지만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던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규혁 선수. “메달을 떠나 스케이트를 통해 삶을 배웠고 그래서 행복했다.”라는 말을 남기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37살의 노장은 스케이터의 전설로 남았습니다.
전국시대에 진나라 무왕이 세력이 커지자 점점 자만해져서 처음 품었던 마음을 잃어버림으로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신하가 왕에게 하는 말 가운데 이런 말을 사용하였다.
"<시경(詩經)>에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라는 말이 있습니다. ‘靡不有初(미불유초)’는 ‘처음이 있지 않는 것은 없다.’는 뜻이고 ‘鮮克有終(선극유종)’은 ‘능히 끝이 있는 것이 적다’는 뜻으로 처음 시작한 것을 끝까지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지요. 또 <시경(詩經)>에 '행백리자 반어구십(行百里者 半於九十)'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백리를 가는 데 있어 구십리가 절반이다.' 라는 말로 이것은 유종지미를 거두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지요. 대왕께서 천하통일의 대업을 착실히 추진하시어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거두신다면 온 천하가 대왕을 우러러볼 것입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우리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꿉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들의 삶이 언제나 유종지미(有終之美)의 삶을 살도록 가르쳐 줍니다.
“자네의 시작은 보잘 것 없었지만 자네의 앞날은 크게 번창할 것이네.” (욥기 8, 9)
학생들은 새 학년에서 새 출발을 하고 갯가의 버들강아지가 노랗게 꽃을 피우는 것을 보니 봄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나 봅니다. 새해 첫날이 한해의 시작이라면 지금 역시 또 하나의 시작이 이루어지는 때입니다. 가슴 안에 하나쯤은 새로운 다짐들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다짐했던 모든 일들이 한 해의 끝자락 아니, 삶의 끝자락에 서 있을 때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유종지미(有終之美)의 은혜를 입는 모두가 되길 빕니다.
첫댓글 봄울!!
이제 시작입니다
그 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
시작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마무리지요. 좋은 공부 감사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은총을 내려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