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죽마고우 가을 주왕산 모임.
거리가 너무 멀다.
어떻게 갈까? 승용차 기차 버스 뭘 타고 가야 하나?
다 모일 수 있을까 오면 몇 사람이나 올까?
몇해째 얼굴 한번 볼 수 없었던 친구, 이번만 바빠서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해서 미안하고 서운해 하는 친구.
이들 친구들도 함께 하길 바라며 어렵게 나온 친구, 그냥 친구가 좋아서 보고싶어서 빠지지 않고 나온 친구.
다 그리운 친구다.
그 친구들이 오늘도 다른일 다 뒤로하고 힘들고 어렵게 시간을 내어 뭣하나 바랄것 없이 아직 가을 단품이 들기 전 주왕산에 웃음 꽃으로 피여 모였다.
광주에서 80킬로 88고속도로(공사중 이여서 산길과 다를바없다) 눈만 뜨면 변하는 빠른 시대에 느린보 거북이 걸음으로 한발한발 걸어 가자니 답답하다.
그래도 친구를 만난다는 그것 하나 만으로 참을 수 있다. 참는게 아니라 그냥 마음에서 인정을 한다.
그렇게 5시간을 넘게 달려가 밤 12시가 되어 갈즘 풍차가 돌고있는 펜션앞에 네비 아기씨 안내를 받아 도착했다.
먼저 온 서울 친구를 어찌나 방가운지 맨발로 나왔을 것이다
뛰어 나와 얼싸 않고 있는데 친구들의 미소 때문에 까만 밤이 갑자기 뻘건 해가 중천에 떠있는 대낮 처럼 횐하게 또렸해졌다. 고요속 풍차도 자다 놀래 빙빙 돌았을 것이다.
늦은밤 서울 친구들이 준비한 음식으로 저녁을 하고, 전복을 생으로 초장에 김치에 찍고 감아 입에 쏘옥 명연이가 가져온 갓김치에도 전복을 감아 입에 넣고 얌얌.
후라이 판이 없어 주부 9단 영애는 냄비에 전북을 자글자글 볶아 내니 친구들은 처마밑 제비 새끼 마냥 짹짹 전북을 입에 넣고 또 얌얌. 낯에 읽과를 마치고 늦은 시간까지 차로 이돔하여 지칠법도 한디 그일은 남의 일인냥 초롱초롱한 눈 팔팔한 기운 어디서 이런 힘들이 나오는 걸까?
숙소에 차려친 노래방 기계와 얼마나 씨름을 했을까 시간을 벌써 3시반 내일 산행이 있어서 아쉽지만 이만 오늘 아닌 이른 내일을 쉬게 어둠속으로 돌려 보낸다.
일찍. 해는 떴을까?
6시 병산이 핸폰에서 일어 나라고 주인을 부르른데 부른 주인을 안일어내고 앰언 내가 일어나 주인 대신 댓구한다.
아직 더자야 하는데.
부지런한 명연이는 일어나 새벽을 불러 주방에서 뭔가를 요리하고 있다.
그건 바로 전복죽.
고소하고 맛난 전복을 먹게 해준 친구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네.
한솥 전복죽을 빡빡굵어 먹고 지친 몸을 일으켜
흙집에서의 친구들과 멋진 하루를 보내고 주인집에서 주인 이저씨가 말 실 수를 했다며 사과를 싸게 판다는 주인집 아주머서니 말에 친구들은 사과 상자를 하나씩 사서 들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내려 오면서 비좁게 타고 내려온 차, 그 차에 이 사과를 싣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손에는 사과 상자가 쥐어져있다 맛있는 사과 앞에서 차안에서의 불편함은 충분히 이겨 낼 수 있다. 주왕산으로 고.
사과나무 가지가 끊어 질만큼 사과가 주렁주렁 많이 열여 도로 가에 늘어선 사과나무 그리고 대추나무들 여기가 그 맛난 사과의 고향 청송이다.
말말말 입어서 입 또 입 소문으로 들었던 파란 하늘을 품은 주왕산 아직 단풍은 들지 않아 여름 옷을 입고 있는 산이지만 그대신 여기 모인 인파가 오색의 옷 차림으로 단풍만큼 산을 물들이고 있었다.
웃음을 복사라도 하고 다니는것 처럼 하나 같이 웃는 사람들.
애들 종종 걸음에서도 웃음이 묻어난다.
느린 할아버지 할머니 지팡에서도 새싹이 돋아 날것처럼 생기를 느낀다.
다정한 연인들을 말을 해서 뭐 하겠는가 지나가던 먹구름도 미안해서 쑥스러워할 것이다.
할아버지 바위도 허허 좋아 웃고, 계곡에 흐르던 물도 하얀 이를 들어 내고 잠시 멈춰 웃다 간다.
주왕산 안에서는 모두가 웃는다.
너무 말이 많아 그치. . .
주산지는 알아서들 머리속에 떠올려 놀아 보고.
친구와 함께한 하루로 십년을 뒤로 돌리는 날이였다.
친구들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