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巫病)’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습니까?
오늘 피겨선수였던 ‘최원희’라는 스물셋의 꽃다운 처녀가 신내림으로 무속인이 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걸 무병이라고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신병이라고도 한다. 그 증세는 대략 다음과 같다.
까닭 없이 원인 모를 병을 앓기 시작해 의약의 효험 없이 고생하다가 음식을 먹지 못하고 불면증에 걸리며, 꿈을 자주 꾸고 환상·환청의 경험을 자주하고 심해지면 정신착란을 일으켜 집을 뛰쳐나가 산야를 헤맨다. 이렇게 환상에 이끌려 다니다가 땅속에서 방울·부채·명두·신칼 등을 발견하기도 하며,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을 향해 느닷없이 뭐가 나쁘다는 둥 무엇을 조심하라는 둥의 이야기를 지껄이기도 한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하다가 문복을 하거나 굿에 참여해 그러한 증세가 무병 때문이며 자신이 무당이 될 운명임을 알게 되면 내림굿이라는 입무 의례를 해 무당이 된다. 일단 내림굿을 받고 무의에 참석하게 되면서 병은 씻은 듯이 낫는다.
아직까지는 강신무가 되는 처음 단계에서 겪게 되는 무병에 대해 뚜렷한 과학적 설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어떤 방법의 치료도 불가능하며 오직 내림굿을 받고 무의에 참석함으로써 치료되기 때문이다.>다음백과
솔직히 무속인이 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먹고 살기 힘든 때는 그걸로 먹고살기 위해 일부러 신내림을 받으려 애썼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요즘 세상엔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인데 이게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피겨선수 최원희가 코치로 활동하다 돌연 무속인이 됐다. 스물 셋, 친구들과 한창 어울릴 나이. 지난 달까지만해도 스케이트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선수였기에 소식이 알려지자 그 이유가 더욱 궁금했다.
실제로 만난 최원희는 앳된 얼굴이었지만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담담했다. 쪽진 머리도, 화려한 한복도 익숙해진 듯 했다. 만나기 전 열심히 검색해봤지만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대회에서 찍힌 기사사진 몇 장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는 기자의 고백에 자신의 피겨인생을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10살에 스케이트를 시작해 20살 마지막 시즌으로 선수생활을 끝내고 지난달까지 코치로 활동했다는 최원희는 2012년 동계체육대회 여중부 3위를 시작으로 2014년 서울시 교육감배 A조 여고부 1위 등 2016년까지 크고 작은 대회에 대부분 참가했다. 오랜 선수생활 처음으로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을 노려볼 수 있었던 해에는 전산 상 선수등록이 누락되는 오류로 그해 어렵게 쌓은 대회 포인트를 날려야했다. 오랜 시간 자신을 지켜봐 온 코치조차 “참 안 풀린다”고 했을 만큼 선수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코치생활은 즐거웠지만 성인이 되니 어릴 적부터 겪어온 증상이 심해졌다. 최원희는 “피겨만 보고 살았지만 남모를 고통이 있었다. 어머니가 저 모르게 노력을 하셨다. 신병이라는 것이 심해지지 않게 무당도 찾아가 누름굿도 했다고 했다. 참고 견뎠지만 성인이 되니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심해졌다. 그래서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원희는 신내림을 받고 보은사 도화신녀가 됐다. 두렵고, 힘들고, 많이 울었다는 그는 “이제 마음이 편하다. 괜찮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직업이 달라졌을 뿐이다. 걱정해주는 사람도 많지만 뒷말이 나오고 선입견도, 안 좋게 보는 시선도 모두 알고 있다. 나조차 이 길을 선택하기 전에는 그랬기에 이해한다. 괜찮은 척해도 상처는 받겠지만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이 있으니 힘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특수한 길을 가는 그는 마지막으로 “좋게 봐주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이런 사람도 있다’ 정도로만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서울신문, 김유민 기자.
무속인이 된다는 것이 요즘 사회에서 환영을 받을 일도 없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어쩔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무속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만의 가슴 아픈 일일거라 생각이 돼서 안타깝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