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 이야기
금잔화
꽃말:이별과 슬픔
옛날 중국에 나쁜 병이 퍼진 일이 있습니다.
이 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갔습니다 하지만 이 병을 다스릴 만한 특효약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젊은이가 꿈에 동녘 들판에 피어 있는 노란 꽃을사용하면,
이 질병을 고칠 수 있으리라는 힌트를 얻었습니다 그는 꿈의 계시대로 동쪽 들판에서 탐스럽게 피어 있는
노란 금잔화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혹시나 하여 이 꽃으로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는 질병을 치료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약의 효과는 기막혀, 많은 환자들이 이 특효약으로 회복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로로 젊은이는 영광스러운 시의로 출세하였습니다 이 때 사용된 꽃이 금잔화라는 것입니다. 다른 이야기 옛날 어떤 사나이가 태양의 신 아폴로를 열렬하게 동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같이 태양을 쳐다보는 것이 하나의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울철이 오면서 며칠이나 눈이 산 더미같이 내려퍼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내린 눈으로 태양이 가리워져 그렇듯 사모하는 태양을
우러러볼 수 없음을 슬퍼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되자 아폴로는 사나이를 가엾이 여겨
그의 모습을 금잔화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꽃말이 [비탄]인 것은 이런 사실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개양귀비
꽃말:위안, 약한 사랑
옛날 그리이스에 케레스라는 대지의 여신이 있었습니다. 이 여신은 곡식을 관장하는 여신이었는데,
어느날 케레스의 딸 프로세르비나가 산에서 꽃을 따며 놀고 있다가
명계의 신, 즉 암흑의 제왕인 하이데스의 눈에 띄어
그에게 납치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케레스는 행방불명이 된 딸을 찾아 몇일을 헤맸습니다. 그러나 딸의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여신은 땅에 있는 모든 것,
즉 곡식이며 과일이며 인간이며 짐승들을 저주했습니다. 그러자 지상의 모든 나무와 꽃들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말라 버렸습니다. 이렇게 되자 사람들은 신들에게 곡식이 다시금 열리게 해달라고 빌었고,
올림퍼스에서는 신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들은 곡식이 말라죽게 된 것이 케레스의 슬픔 때문임을 알게되어
즉시 그녀의 딸 프로세르비나의 행방을 수소문했습니다. 신들은 암흑의 왕 하이데스가 케레스의 딸을 왕비로 삼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케레스 여신을 위로하고자 프로세르비나가 반 년 동안은 땅 위에서 모친과 함께 살 수 있고,
반년은 지하의 나라에서 살 수 있게 조처했습니다. 곡식의 여신은 비로소 안심을 했으며 모든 나무와 꽃들에게 다시금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 이리하여 지상의 사람들은 다시금 여신을 받들었습니다. 그러나 딸이 암흑의 나라에 살고 있는 동안 케레스는 너무나 적적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신들은 그녀를 위로하고자 한 송이의 꽃을 그녀에게 주었습니다.
이것이 개양귀비였다는 것입니다.
또다른 이야기...
옛날 중국에서 한나라와 초나라가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힘껏 싸웠으나 초나라가 싸움에서 패해 초왕 항우는
싸움터에서 후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의 군사는 물밀듯이 쳐들어와 성을 완전히 포위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승패는 거의 결정된 것입니다. 항우는 이제 모든 것은 끝났다고 각오하고, 평소에 사랑하고 있던 왕비인
우미인을 불러 마지막 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항우는 마지막 술자리에서 왕비의 운명을 가슴아파하여
"우여! 우여! 그대를 어찌하리"이렇게 노래를 읆었습니다. 우미인은 메어지는 가슴을 누르고 "소첩 기꺼이 이 세상을 하직하리" 이렇게
노래하며 항우를 격려하고 그의 출진을 전송하고나서 조용히 자결했습니다. 치열한 전투는 다시금 계속되었고
이 싸움에서 패한 항우는 우미인의 뒤를 따랐습니다.
그리하여 세상은 한나라의 고조의 천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우미인을 묻은 무덤가에서 이상한 풀이 돋아나와
가련한 분홍색 꽃이 피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은 필시 우미인의 넋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꽃에 우미인초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꽃은 우미인초라고도 불리는 것입니다.
글라디올러스
꽃말:밀회,조심
옛날에 잔인무도한 임금에게 마음씨 착하고 예쁜 공주가 하나 있었는데
공주는 몸이 약하여 항상 병석에 누워 있었지요. 어느날 거의 죽게된 공주는 아버지에게 아주예쁜 옥(玉)으로 만든 향수병
두개를 드리면서 절대로 이 병을 열어보지 말고 자기가 죽으면
곁에 묻어 달라고 하였답니다. 사랑하는 딸의 말이라 왕은 그것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가
공주가 죽자 딸의 부탁대로 시녀에게 그 병을 공주의 무덤옆에 묻어주라고 명령 했는데
이 시녀는 너무 궁금하여 그 병 하나를 잠시 열어 보았는데
그 속에 있던 향수가 모조리 날아가 버렸어요. 당황한 시녀는 공주의 무덤 옆에 그 향수병 두개를 묻어 놓았지요. 다음해 봄이 되자 향수병을 묻었던 자리에서 풀이 두 포기 돋아 나왔는데
한 포기 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는데
다른 한 포기에서는 아무런 향기도 나지 않았답니다 임금은 이 사실을 알고 시녀가 그 향수병 하나를 열어 보았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그 시녀의 목을 베어 죽였지요. 그랬더니 향기가 없던 꽃은 붉은 핏물이 되고
잎새는 임금의 칼날처럼 날카롭게 변했답니다. 향기가 나는 하나의 꽃은 백합이고 영원히 향기를 잃은 붉은색 꽃은
글라디오러스라고 합니다.
나팔꽃
꽃말:기쁜소식
옛날 중국에 그림을 잘 그리는 젊은 화공이 있었는데
이 화공에게는 아주 예쁜 부인이 있었답니다. 이 부인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맘씨 나쁜 고을의 원님은
화공의 부인을 잡아 갔습니다.
죄명은 너무 어처구니 없게도 얼굴이 넘 예뻐 동네 사람들이 죄를 짓게 된다는 것이였지요. 그리고 이 부인이 자기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높은 성에 가두었답니다. 그런 일로 화공은 미쳤지요. 그후 두문불출, 며칠 동안 아무도 모르게 집에서 그림을 한장 그렸는데
그 그림을 부인이 갇힌 성 밑에 파묻고는 자기도 그 곁에서 죽었답니다. 얼마후 부인은 매일 꿈을 꾸기 시작 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내여! 나는 밤새 이렇게 당신을 찾아 이곳으로 온다오. 그러나 해가 돋아나면 내 목소리는 더 쉬고 당신의 잠도 깨기 때문에
말할 수가 없소. 또 내일을 기다릴 수밖에!' 매일 이런 똑같은 꿈이였어요.
부인은 하도 이상하여 아침에 일어나 철창 밖을 자세히 내려다 보았지요.
거기에는 덩굴꽃이 피어 오르고 있었습니다.
화공의 부인은 그 꽃이 남편의 영혼인 것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나팔꽃은 간절한 그리움을 안고 자꾸 위로 피어 올라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꽃이름 : 달맞이꽃
꽃말 : 기다림
아주 먼 옛날 , 그리스에 달을 사랑하는 님프가 있었습니다.
다른 님프들은 모두 별을 사랑했지만, 달을 사랑하는 님프는
별이 뜨지 않는 밤에 달과 사랑을 속삭이고 싶어했습니다.
달을 사랑하는 님프의 마음을 알아챈 다른 님프들은 유별난 그 님프에게
화가 나서 제우스 신에게 이 사실을 일러바쳤습니다.
그러자 노여움이 치솟은 제우스신은 이 님프를 달도 없고 별도 없는 먼 곳으로
쫓아 버렸습니다.
달의 신 아데미스가 이 사실을 전해 듣고는 쫓겨난 님프를 불쌍히 여겨
밤이면 높이 떠올라 그 님프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마저 못마땅해진 제우스 신은 구름과 비로 하늘을 가려
달의 신이 님프를 찾을 수 없도록 방해하였습니다.
결국 달을 볼 수 없게 된 님프는 점점 여위어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병들어 죽고 말았습니다.
달의 신이 님프를 찾아냈을 때는 이미 님프는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님프가 숨을 거둔 그 자리에는 꽃 한 송이가 곱게 피어났는데,
이 꽃이 바로 달맞이꽃입니다
꽃의 이름 : 과꽃
꽃의 꽃말 : 아름다운 추억, 추상
옛날 백두산의 깊은 산골에 어린아이들과 함께 사는 추금이 라는 과부가 있었다. 과부는 남편이 죽고 남편 후 남편이 가꾸어오던 꽃을 대신 열심히 키웠다. 그리고 꽃이 필 때면 먼 저 저 세상으로 가버린 남편을 그리워하며
이 꽃들을 바라다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 이웃 마을에 사는 중매쟁이의 재혼 권유를 단호히
거절했다. 또한 오랑캐의 청도 거절했다. 추금 부인은 그동안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 무과 시험에 응시시키기 위해
한양으로 보냈 다.
그런데 얼마 후 만주 지방의 오랑캐들이 쳐들어와 부인을 납치해 갔다. 오랑캐 두목은 추금 부인들 보고 첩으로 삼으려 했다. 한편, 부인의 아들은 무과에 급제하여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찾았으나 없었다.
아들은 얼마 후에 어머니가 오랑캐들에 의해 납치되어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자 그는 분노 하여 병사들을 이끌고 오랑캐의 진지로 숨어들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어머니가 갇혀 있는 곳을 급습해 어머니를 무사히 구출해 냈다 이때 부인은 아들에게
"이곳은 꿈속에서 너의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집이다."라고 말하고,
뜰로 나갔다가 자줏빛 꽃이 무수히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 무인은 남편이 가꾸어오던 꽃과 똑같은 이 꽃을 캐어 품에 안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그래서 이 꽃은 과부를 지켜준 꽃이라 하여 과꽃이라 불렀다.
꽃이름 : 나리꽃
꽃말 : 깨끗한 마음
옛날 한 마을에 한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마침 그 고을에는 행동거지가 아주 나 픈 고을 원님의 아들이 있었다.
아버지의 권세를 믿고 모든 악행은 혼자 저질르고 다녔다.
하루는 원님아들은 그 처녀를 보고 반해 버렸다.
어느날 그녀를 강제로 희롱하려 했으나 처 녀가 끝내 자결로서 순결을 지켰다. 그 모습을 보고 이후 원님아들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 고
그녀를 양지 바른곳에 묻어 주었는데 그곳에서 웬꽃이 자랐다.
원님 아들은 그꽃을 거두 어 자신이 고이 길렀는데 이 꽃이 나리꽃이다.
꽃이름 : 난초
꽃말 : 열렬, 순수한사랑
옛날 한 마을에 한 모녀가 살았다. 아버지도 없는데다가 집도 가난하여 언제가 굶기가 예 사였다. 하는 수 없이 어머니는 딸아이를 부자집의 시종으로 보냈다. 그곳에서는 밥을 굶지 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부자집에서는 이 어린 딸이 시종으로 들어오자 마자 많은 일을 시켰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밥 먹는 시간까지도 아까워하며 이 어린 딸아이에게
일을 시켰다. 일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매질도 서슴치 않았다. 점점 딸아이는 일에 지치고 매질 에 시들어갔다. 몸은 언제나 매질에 붉다 못해 검붉은 색을 띄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얼마후 매질에 견디다 못한 어린딸은
그 부자집에서 도망치다 잡혔다. 부자집에서는 다시 심한 매질을 하였다. 결국 매질에 견디다 못한 어린 딸은 온 몸에서 붉은 피를 토하고 죽었 다. 이 어린딸이 죽어 난초꽃이 되었는데 꽃이 워낙 붉어
사람들은 매질에 토한 피색이라면서 안타까워 했다한다.
꽃이름 : 동백꽃
꽃말 : 고결한 사랑, 겸손한 마음
옛날 여수 어동도 전설에는 아가씨가 도둑에 쫓겨 물에 빠져 죽고 난 뒤
그녀의 무덤가에 피어난 꽃이 동백꽃이라고 한다.
충남 서천군의 동백나무 숲의 전설에 따르면
마양첨사는 꿈에 꽃뭉치가 바닷가에 떠있는 것을 보고
이것을 증식시키면 이 마을에 웃음꽃이 필 것이 라는
영감을 받아 아침에 바닷가에 가 보았더니 동백꽃이 둥실둥실 물위에 떠 있었다고 한다.
민트
꽃말 : 다시한번 사랑하고 싶습니다. 재차 교제를 원합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요정 멘타가 바람을 피우다 발각되어 죽은 후
땅에서 돋아난 꽃이 민트라는 이야기가 있다. 작은 꽃 몇개가 뭉쳐서 둥근 형태를 만들고
그렇게 만든 둥근 형태 역시 작고 귀여운 이 꽃은 시원함의 대명사로도 통한다. 피곤할 때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는 민트향...
푸른 잎은 차와 함께 마시면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정력제로도 효과가 있고, 어깨나 허리에 붙히면 근육통을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다.
'다시한번 사랑하고 싶습니다'라는 꽃말이 잘 어울리는 이유는 이같은 약제로서의 효용 때문일까?
수선화 (수선화과:Narcissus spp:스페인, 포르투칼)
꽃말 : 고결, 자만
청아한 모습과 그윽한 향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수선화는
그리스 신화에 얽힌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미소년 나르시소스는 어떤 요정의 유혹에도 눈을 돌리지 않았다. 이를 시기한 복수의 여신이 나르시소스를 자기 자신만 사랑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그때부터 그는 샘물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사랑에 빠졌고,
결국 사랑을 쫓아 샘안에 몸을 던지고 만다. 그가 죽은 후에 샘주변에는 나르시소스의 혼이 한 송이 수선화로 피어났다고 한다. 때문에 '자만', '자존심'등의 꽃말이 붙어 있지만 '고결'한 꽃이다.
스톡크
꽃말 : 믿어주세요. 역경에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
줄기가 굵고 매우 튼튼한 꽃 스톡크에는 애달픈 전설이 하나 전하고 있다. 14세기경 스코틀랜드, 엘리자베스라는 처녀는 왕의 아들과 강제로 약혼을 했지만 이미 사랑하는 청년이 따로 있었다. 부모들은 장차 왕이 될 사람과 결혼을 거부하는 딸이 미워 성안에 가두고 말았다. 이렇게 되자 청년은 방랑시인으로 변장을 한 채 매일 같이
엘리자베스가 감금되어 있는 성으로 가서 함께 도망치자는 뜻을 시로 전한다. 어느날 엘리자베스는 한 송이의 스톡크를 던져 애인의 뜻에 동의하고
탈출을 시도 하지만 도중에 성벽에서 떨어져 죽고만다. 애인을 잃은 청년은 방랑시인이 되어 유럽을 헤메고 다녔는데
스톡크만 보면 엘리자베스가 생각이 나서 모자에 달고 다녔다고 한다. 이런 이유때문에 스톡크에는 '역경에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자연스럽게 붙었다고 한다. 시네라리아
꽃말 : 항상 즐거움, 항상 빛남
떠오르는 듯한 꽃의 색깔 때문에 '항상 빛남',
'항상 즐거움'이라는 꽃말이 붙어 있는 시네라리아. 이 꽃의 이름은 라틴어의 Senex(노인)에서 유래된 말인데
세넥스는 노인이라는 의미로 꽃이 지고 난 후 종자가 떨어진 화반을
노인의 대머리에 비유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 꽃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다채로운 꽃빛깔에 있다. 짙은 노랑과 까망 이외의 모든 색을 골고루 가지고 있으며
우아하고 탐스러워서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꽃이다. 다정한 연인끼리 주고 받거나 또는 병문안용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시클라멘
꽃말 : 수줍움, 내성적
꽃이 아래를 보고 피는 것은 땅에서 보물이 나오기를 기다리느라고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고, 꽃이 빨간 것은 슬픔의 칼로 꽃의 심장을 찔렀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그리고 수도에만 전념하던 한 수도녀가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사랑을 알게 되자 종교를 뿌리치고 남자와 도피했다가 실연을 당하자
결국 자살을 해버렸는데, 피를 흘린 수도녀의 넋이
시클라멘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이런 이야기 때문인지 땅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 꽃을 보고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수줍고 내성적인 가련한 소녀를 바라보는 것 같다. '수줍움'은 많을지언정 가슴속에는 뜨거운 사랑을 품고 있는 시클라멘.
사랑을 말로 전하기 쑥스러울 때 이 꽃으로 용기를 내어 보았으면 한다.
아네모네
꽃말 : 사랑의 괴로움
아네모네는 그리스어인 아네모스(바람)에서 나온 이름이며,
꽃의 종류에 따라 한 겹에서 여덟 겹까지 있고,
꽃 빛깔도 빨강, 하양, 보라 등 매우 다채롭다. '사랑의 괴로움'이라는 꽃말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애절한 이야기 때문이다. 꽃의 여신 플로라의 남편인 바람의 신 제프로스는 시녀인 아네모네와
서로 사랑하게 되었는데, 이를 질투한 플로라가 아네모네를 꽃으로 바꾸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미의 여신 비너스가 어느날 그녀의 아들 큐피드가 가지고 있던 사랑의 화살에 가슴을 다쳐 아름다운 소년 아도니스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아도니스는 산돼지 사냥중에 죽고 만다.
슬픔에 빠진 비너스는 아도니스의 가슴에서 흐른 피에 신주를 뿌려 꽃으로 만들었는데 그 꽃이
아네모네라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지고 있다.
아이리스
꽃말 : 사랑의 메시지, 변덕스러움
아이리스는 그리스어의 Iris란 뜻으로 꽃색깔이 아름답고 변화가 많으며
여러종이 있다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이리스는 사랑을 다스리는 신으로 되어있다.
그렇다면 사랑의 신을 무지개에 비유한 것은 아마도 사랑의 아름다움, 사랑의 덧없음 그리고 사랑의 '변덕스러움'을 생각해서가 아닐까?
꼭 아이리스의 꽃말처럼... 아무튼 비온뒤 하늘에 찬란하게 빛나는 무지개가 금새 덧없이 사라지더라도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해줄 수 있다면 그 역시 행복일 것이다.
에델바이스
꽃말 : 중요한 추억
알프스의 명화로 유명한 에델바이스에는 하늘나라의 생활에 싫증이 나
지상으로 내려온 여천사에 관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여천사는 세상을 볼 수는 있지만
속세와 부딪칠 일이 거의 없는 알프스 산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한 등산가에 의해 발견된 뒤 남자들의 끊임없는 구혼에 시달리게 되자
다시 하늘나라로 올라가 버렸는데 지상에 존재했던 '중요한 추억'의 기념으로 에델바이스를 남겨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꽃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인해 더욱 인기를 얻은 꽃이다. 제2차 세계대전중, 독일군이 오스트리아를 침공하였을때 사람들은
오스티리아의 국화인 에델바이스에 관한 노래를 불러 저항을 한다. 특히 조국을 버리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조국에서의 '중요한 추억'을 안은채
알프스산을 넘어 가는 트랩 대령일가의 노래소리는 지금도
귀에 울리고 있는 듯하다. 시정 넘치는 멜로디, 아름다우면서도 애수를 느끼게 하는 이 가사는 많은 사
람들의 기억속에 아름답게 남아 있다. 고산식물인 이 꽃은 흰 양털과 같은 부드러운 털이 많이 난 별모양의 꽃으로
유럽에서는 흔히 '알프스의 별'이라고도 부른다.
용담
꽃말 : 애수, 정의
진한 청색이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용담은 꽃보다도 약용식물로 더 유명하다. 약효와 관련된 전설로 헝가리에서는 '성 라디스라스 약초'라 불리우기도 하는데
그것은 옛날 라디스라스 왕국이 페스트라는 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왕이 화살을 쏘면서 신에게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식물에 맞춰 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나서 화살을 찾아보니 화살은 용담의 뿌리를 관통하고 있었고,
왕은 곧바로 그 뿌리를 모아 병을 치유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병을 다스리는 효용 탓으로 용담꽃의 꽃말은 '정의'이다.
크로커스
꽃말 :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크로커스는 자기자식을 늑대의 딸과 결혼시킨 어머니의 눈물이 꽃으로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얽혀 있기도 하지만 그리스의 매력적인 청년 크로커스와 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사랑 이야기와 숲의 요정 청미래덩쿨과의 뜨거운 사랑이야기처럼 연인들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결혼식장에 신랑신부를 축복하는 꽃으로
크로커스와 청미래덩굴을 장식하는 지방도 있다고 한다. 아무튼 크로커스는 여성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청년이었던 것 같다.
멋진 남성일수록 경쟁율이 높은 것은 당연한 법.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는 꽃말처럼 사랑하는 남성을 기다리고만 있으면
라이벌에게 빼앗기고 말 수도 있습니다.
팬지
꽃말 : 사색, 나를 생각해 주세요.
팬지는 프랑스어의 Penser(생각하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꽃의 형태가 '사색'하고 있는 사람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중후한 수염을 붙인 학자를 떠올리게도하는 모양새때문에 인상적이다. 이꽃에는 두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데 사랑의 천사
큐피트가 쏜 화살이 하얀 제비꽃의 꽃봉오리에 맞아서
3색의 팬지가 되었다는 설과, 지상으로 내려온 천사가 제비꽃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놀라
뚫어지게 바라 보다가 세 번 키스한 것이 옮겨져
3색의 팬지꽃으로 피었다는 설이다. '사색', '나를 생각해 주세요'라는 꽃말을 지닌 이 꽃을
유럽에서는 발렌타인 데이에 선물하는 꽃으로 꼽히고 있다.
히야신스
꽃말 : 슬픔, 추억, 스포츠 게임, 기타
그윽하고 은은한 향기가 매우 감미로운 히야신스,
낮보다는 밤의 분위기에 더 잘 어울리는 이 꽃은 태양의 신 아폴론과 아름다운 소년 히야킨토스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유난히 히야킨토스를 사랑한 아폴론과 날씬한 체구에 민첩한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는 히야킨토스는 어느날 원반던지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본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두사람을 시기한 나머지
바람의 방향을 바꾸어 원반을 히야킨토스의 이마에 맞게 하고,
히야킨토스를 그 자리에서 죽게 만들어 버렸다. 슬픔에 빠진 아폴론은 죽은 히야킨토스의 이마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손가락에 찍어 'Ai Ai(슬프다)'라고 땅에 새겼는데 소년의 피는 어느새 꽃이 되었고 이것이 바로 히야신스라는 이야기다.
'슬픔'과 추억이란 꽃말을 지닌 이 꽃은 해마다 봄이면 사랑의 생명을 다시 소생시키듯 향기로운 꽃내음과 더불어
아름답게 피어난다.
후리지아
꽃말 : 천진난만함, 순진, 깨끗한 향기
청순함과 천진난만함, 무엇보다도 은은하고
깨끗한 향기가 인상적인 꽃 후리지아. 이 꽃에도 애틋한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숲의 님프인 후리지아는 미소년 나르시소스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그녀는 사랑한다는 말은 고사하고
그런 내색조차 하지 못하고 혼자 애만 태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르시소스에 대한 사랑은 깊어졌지만
먼발치에서 그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고,
자만심 강한 나르시소스는 숫제 그녀의 사랑을 눈치조차 채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르시소스가 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물에 빠져 죽자
괴로워 하던 후리지아는 그가 죽은 샘에 자신도 몸을 던져 따라 죽고 말았다. 이를 지켜본 하늘의 신은 후리지아의 순정에 감동하여
그녀를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만들어 주고
달콤한 향기까지 불어 넣어주었다. 이런 전설 때문인지 후리지아의 꽃모양은 가련하리 만큼 청초하고 깨끗하며
감미로운 향기는 첫사랑에 눈뜬 청순한 소녀를 연상시킨다. 그래서 이 꽃의 꽃말은 '순진', '천진난만함', '깨끗한 향기'이다.
꽃이름:제비꽃
꽃말: 순진 무구한 사랑 옛날 아름다운 '이아'라는 소녀는 양치기 소년인 '아티스'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아티스'를 귀여워하던 미의 여신 '비너스'는
그녀의 아들인 '큐피드'에게 두 개의 화살을 두 사람에게 각각 쏘도록 하였습니다. '이아'에게는 영원히 사랑이 불붙는 황금 화살을,
'아티스'에게는 사랑을 잊게 하는 납 화살을 쏘게 하여
이들 사이를 갈라 놓게 하였습니다. 사랑의 화살을 맞은 '이아'는 못견디게 보고 싶은 '아티스'를 보러 갔지만,
납 화살을 맞은 '아티스'는 '이아'를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이아'는 결국 비통한 나머지 울다 지쳐 죽고 말았습니다. 이것을 본 '비너스'는 안쓰러운 마음에 '이아'를 작고 가련한 꽃으로
만들어 주었는데 이 꽃이 바로 '제비꽃'입니다. 국화
꽃말은 굳은 절개
옛날 중국의 장방(長房)이라는 사람이 환경(桓景)이라는 분을 찾아와
이렇게 말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오는 9월 9일 당신 집에 큰 재앙이 있을 것이므로 이제 곧 집을 떠나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떠나실때 집사람들 에게는 주머니를 하나씩 만들어 주고
그 속에 수유나무 열매를 넣어 어깨에 메고 가게 하세요. 그리고 산으로 올라가시면 국화술을 마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무서운 화를 면하실 수 있습니다.' 환경은 일러준 말대로 집사람을 데리고 뒷산에 올라가 국화술을 마시고
다시 집으로 내려와 보았더니 집에 있던 닭이나 개나 소가
모두 죽어 있었답니다. 국화 술을 마시지 못한 동물들은 그만 재앙을 입은 것이었습니다. 이후로 이른바 '중양지연(重陽之宴)'이라는 것이 생겼고 이때면
높은 산에 올라가서 국화술을 마셨다고 하는 전설이 있습니다.
꽃창포
꽃말:좋은 기별, 우아한 마음
클로비스 프랑스왕은 어느 날 신기한 꿈을 꾸었습니다. 마흔 살이 넘도록, 한 번도 보지 못한 천사가 꿈에 나타나 방패 하나를 주며,
왕비에게 전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천사가 주고 간 방패에는 꽃창포 세 송이가 수놓아져 있었습니다. 왕은 천사가 주고 간 방패처럼 전국의 병사에게 방패의 문양을
꽃창포로 바꾸어 넣으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방패의 문양은 개구리였습니다. 그런지 얼마 뒤에, 외국의 군대가 프랑스에 쳐들어왔습니다. 프랑스의 땅을 집어 삼키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전쟁을 준비해 온 적군. 먼저 쳐들어온 군사들이
그만큼 유리한 것입니다. 그러나 프랑스 군대는 적군을 맞아 용감하게 싸웠습니다.
적군이 쳐들어왔지만 프랑스 영토를 한 발도 밟지 못하고 물러갔습니다. 왕은 기뻤습니다. 병사들도 신이 났습니다. 왕은 이것이 천사의 덕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천사가 방패를 갖다 주었기 때문에 프랑스 영토를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아, 고마운 천사여!" 프랑스는 다시 평화로웠습니다.
그런데 외국의 군대가 또 프랑스를 쳐들어왔습니다. 한 번 실패를 하고 돌아간 적군은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를 한 모양입니다.
수천 마리의 말과 수백만의 군대가 프랑스 영토로 쳐들어왔습니다. " 아뢰오. 적군이 침입하였다고 하옵니다." "내 그럴 줄 알았느니라. 국경선을 지키는 장군을 불러라."
허연 수염을 기른 장군이 왕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장군, 조금도 지체하지 말고 빨리 국경으로 가시오. 짐도 곧 그리로 나가겠소."
프랑스는 다시 전투 태세로 들어갔습니다. 왕은 프랑스 국민과 군사들에게 더 이상 전선에서 물러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전쟁은 계속되었습니다. 양쪽 다 수많은 부상자가 나고 죽은 군사들도 많았습니다.
"자, 이 기회다. 총반격이다." 백마를 탄 왕은 몸소 전쟁터로 나아가
총지휘를 하였습니다. 꽃창포가 그려진 방패를 든 왕은 동과 서로 뛰면서 적군의 기세를 막았습니다. 왕의 모습을 본 군사들은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여
적을 삽시간에 쳐부수었습니다. 총사령관의 목이 떨어지고 수십만의 포로를 사로잡은 프랑스 군은
완전히 적군을 물리쳤습니다. 물론, 그 나라 땅까지 점령한 프랑스는 대제국을 세운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평화가 오자,
왕은 왕비에게 꿈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왕은 방패의 문양을 개구리에서 꽃창포로 바뀐뒤로
두 번이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꽃창포를 국화로 삼고자 하였습니다.왕비도 반대할 리 없었습니다.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을 지켜 준 꽃창포를 당연히 국화로 정해야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때부터 꽃창포는 프랑스 국화가 된 것입니다. 꽃창포의 꽃말은 [심부름, 소식]이라고 합니다. 꽃창포가 이 세상에서 꽃을 피우게 된 것은 하늘의 선녀가 무지개를 타고
땅 위에 심부름을 왔다가 구름의 장난으로 무지개가 걷히자, 그만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땅에서 꽃창포로 변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꽃창포는 또한 음악의 성인 베토벤이 좋아하던 꽃 중의 하나로, 베토벤이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러 갈 때는 꼭 꽃창포를 들고 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무궁화
꽃말:섬세한 아름다움
옛날 북부 지방에 있는 어느 한 산간 마을에 글 잘 쓰고 노래 잘하는
아주 예쁘게 생긴 여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여자의 재주를 칭송했고 귀여워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자의 남편은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남편을 매우 사랑하였습니다.
언제나 지극한 정성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남편을 돌보았습니다. 제아무리 돈많고 권세있는 사람들이 여자를 유혹하여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마을을 다스리던 성주가 그녀의 재주와 미모에 반해
그녀를 유혹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남편을 돌볼 뿐이었습니다. 애를 태우던 성주는 마침내 부하를 보내 강제로 그녀를 잡아들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끝까지 성주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성주는 화가 나서 단숨에 칼로 그녀의 목을 잘라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녀가 죽은 뒤 성주는 그녀의 절개에 감탄을 하며 그
녀의 시체를 남편이 살고 있는 집안 뜰 앞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 후 그 무덤에서 꽃이 피어났는데,
이 꽃나무는 자라고 자라서 집을 온통 둘러쌌습니다. 마치 장님인 남편을 감싸주려는 듯이 울타리가 되었던것입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이 꽃을 울타리꽃이라 불렀다 합니다.
미모사
꽃말:민감, 섬세
미모사는 몹시 거만스런 공주님이었습니다. 손톱만큼의 겸손함도 모르는 공주는 이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이라고 생각하며
콧대를 높였습니다. “흥,이 세상에서 나보다 예쁜 미인이 있으면 나와 보라지. 이 미모사 공주를 따를 사람이 있으면 호호호· 미의 여신마저도
미모사의 아름다움에는 손을 들고, 그저 말할 수 없을 만큼 예쁜
공주라고밖에 말 못하겠어!" 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데다가 노래를 잘 부르고 춤도 잘 추었습니다. 미모사 공주는 하늘 아래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이 세상 무얼 바라고 내가 사는지 모르겠어. 아유 따분해··.
이 세상 모든 것이 미모사 공주에게는 가소롭게만 보였습니다. 이런 공주의 태도가 늘 못마땅한 임금님은 하루는 공주를 불렀습니다. “공주,너 듣거라. 곡식은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고,
짐을 가득 실은 수레는 요란한 소리가 없느니라··." 임금님은 조용히 공주를 타일렀습나다.
“아바마마,도대체 제가 상대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상대될 사람이 없는 걸 어찌 합니까? 그래도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단 말씀입니까?”
공주는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아버지인 임금님에게 말대꾸를 하였습니다. “그 생각이 틀린 거야. 잘나면 잘날수록 겸손하고 얌전해야지,
공주의 몸으로 어찌 그리 경거 망동하는고.” “아바마마는 저만 야단치십니다.” 공주는 밉지 않게 살짝 눈을 흘기며 버릇없이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공주야, 그럼 네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공주는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많지요. 돈과 권력은 아바마마 덕분이라고 하겠지만, 춤이든지 시를 짓는 솜씨야··. "그리고 제 얼굴 하나만이라도 당할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아요. 아버지··.”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아름다움이라든지, 춤을 잘 춘다는 것은 자랑이 될 수가 없다.” 제가 제일이라고 믿고 있던 공주는 아버지의 말씀이 귀에 거슬렸습니다. “쳇,아바마마는 어찌하여 제 마음을 이렇게 몰라주시옵니까!”
공주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마음을 진정할 수 없는 공주는 정원으로 나갔습니다.
그때,어디선가 들려 오는 하프 소리. 조용히 들려 오는 하프 소리가 공주의 귀청을 세게 울렸습니다.
“저 소리는?” 공주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소리는 도저히 사람의 솜씨 같지 않게 잘 타는 것이었습니다.
공주가 자기보다 더 잘 타는 하프 소리를 들은 것은 이것이 처음입니다. 공주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하프 소리를 듣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소리나는 쪽으로 발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아니, 저 소리는 시를 읽는 소리····. "
공주는 뜻밖이라는 듯이 깜짝 놀라 멈춰 섰습니다. “이 밤에 누가 저리도 훌륭하게 하프를 타고 시를 옮지?”
공주는 차츰차츰 빠른 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목소리는 보통이 아닌데, 내 소리와 비교도 안 되잖아?”
호기심과 질투에 찬 공주는 이제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니?” 공주는 깜짝 놀랐습니다. 더러운 옷을 입은 목동차림의 소년이
바위에 앉아서 시를 읊고 있었습니다. “어머나, 어쩌면 저리도······.” 공주가 더욱 놀란 것은
목동 차림의 소년 옆에 아흡 명의 여인들이 둘러앉아
빙그레 웃는 낯으로 소년이 읊는 시에 맞춰 하프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 아흡 여인들의 얼굴을 본 공주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렇게 예쁜 미인도 있었나?” 눈이 휘둥그래진 공주는
다시 시를 읊는 소년을 보았습니다.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소년의 모습은 일찍이 이 세상에서
보지 못하던 모습이었습니다. 혹시 그림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그런 늠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아유 부끄러워!” 공주는 아바마마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그것은 아무런 자랑이 될 수 없다고 나무라시던 그 모습.
공주는 지금까지의 모든 일이 새삼스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소년이 눈을 떠 봤으면··. "얼마 동안 시를 읊고 있던 목동 차림의 소년은 눈을 떴습니다. 눈을 뜬 소년은 당황하는 공주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눈빛은 별빛보다 차가웠고,
무엇을 꿰뚫어 보듯이 공주를 쳐다보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 공주님···.’ 이렇게 꿰뚫어 본다고 생각한 공주는 너무도
부끄러워서 쥐구멍이라도 찾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쥐구멍이 있을 리도 없었습니다. 아흡 명의 여인들이 소리를 내어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한 미모사
공주는 너무너무 부끄러워 손에 얼굴을 파묻은 채 꼼짝도 못했습니다. “아유, 가없어라··.” 미모사 공주는 그만 한 포기 풀로 변하여 버리고 말았습니다. 참아 낼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미모사는 그렇게 된 것입니다.
이때, 시를 읊던 소년은 풀이 된 공주를 바라보았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씨만 지닌다면 모든 사람이,
모든 짐승이,아니 한 포기 풀일지라도 모두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소년은 그 풀을 어루만지려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풀은 모든 것을 뉘우치기라도 한 듯이 소년이 만지려 하자
부끄러워하였습니다. 이때부터 공주는 미모사꽃이 되었고, 사람이 만지려고 하면
살아 온 옛날이 부끄러워 몸을 움츠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시를 읊던 소년과 하프를 타던 아흡 명의 미인은 누구일까요?
더 말할 것도 없이 그 소년은 태양신 아폴로가 변장한 모습이었으며, 아흡 명의 여인들은 음악에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태양신
아풀로의 시종들이었습니다.
은방울꽃
꽃말:틀림없이 행복해집니다.
아득히 먼 옛날입니다. 아버지와 열살난 긴 머리 소녀가 살았습니다.
어머니가 왜 안 계시냐구요. 그것은 소녀도 모릅니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소녀가 다섯 살 때 돌아가셨다고
하셨지만 그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소녀는 생각했습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어머니가 살고 계실 거라고 소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소녀가 어릴 때는 아빠가 밥을 지어 두 식구가 먹었지만,
소녀가 차차 크면서 이젠 밥도 짓고 설겆이도 합니다. 끔찍하게 귀여워해 주시는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소녀는 그날그날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녁상을 물린 아버지께서 이상한 물건을 앞에 놓고 소녀를 불렀습니다.
“너에게 줄 선물이 있다.이거다,받아라· “어머!은방울 아니어요?” “그렇다.은방울이다.”
“어디서 났어요.아버지?” “이거··으응.” “어디서 났는데요,아빠?”
“이거··으응,저· " “어서 말해 주세요,답답해요··." 그래 말해 주마. 이 은방울은 네 엄마의 선물이란다.”
“네? 이 은방울이 엄마의 선물이라고요?” 소녀는 엄마의 선물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니!” 얼마나 보고 싶은 어머니입니까. 소녀는 어머니의 선물이라는데 그만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소중한 엄마의 선물·소녀는 어머니를 와락 껴안듯이 그 은방울을 꼭 쥐었습니다. “아빠, 엄마는 어디에 계세요? “엄마?엄마는 죽었대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예요.” 소녀는 한없이 울었습니다. 이때부터 소녀는 늘 어머니 생각에 젖어 있었습니다.
아빠의 말처럼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나신 것일까?
아니라고 소녀는 대답하는 것입니다. 그러면··그러면 소녀는 도리질을 하였습니다. 그 뒤 며칠이 지났습니다.
아버지는 언제나 처럼 산에 나무를 하러 간 뒤였습니다. 바깥문이 유난스레 흔들리는 것 같더니, 인기척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누굴까?엄마?” 방문 틈으로 내다본 소녀는 실망하였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면 누굴까·소녀는 와락 겁이 났습니다.
‘호랑이다!’ 소녀는 어둑한 방구석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호랑이, 무서운 호랑이!” 소녀는 방에서 뛰쳐 나와 산길을 달렸습니다.
무작정 뛰었습니다. 무작정 뛰어도 호랑이는 따라왔습니다. 걸음이 빠르지 못한 소녀는 금방 호랑이에게 잡힐 것 같았습니다.
“잡혀서는 안 된다.” 소녀는 있는 힘을 다해 뛰다가 할수없이 머리에 꽂은 노란 빗을 던졌습니다.
아! 이게 웬일입니까? 금방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달려들 것 같은 호랑이 앞에 갑자기 험한 산이 생기는 것이 아니겠어요.
험한 산을 호랑이가 헐레벌떡 넘는 시간에 소녀는 호랑이에게서
멀리 달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빠른 걸음으로 쫓아오는 호랑이는 얼마 안 가서 또 가까이 따라왔습니다.
소녀는 있는 힘을 다하여 뛰었지만,
재빠른 호랑이의 걸음을 당할 도리는 없었습니다. 소녀는 당황한 나머지 허리띠를 풀고 치마를 벗어 던졌습니다.
치마가 떨어진 자리는 연꽃이 가득 피어 있는 못이 되었습니다.
호랑이가 진흙밭 속을 빠지며 고생고생 하는 동안,
소녀는 또 호랑이와 멀리 떨어져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호랑이는 다시 쫓아왔습니다. 거의 호랑이에게 물릴 것 같은 순간에 소녀는 신었던
꽃신 한 짝을 벗어 던졌습니다. 꽃신은 높은 낭떠러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호랑이가 이 높은 낭떠러지를 조심조심 내려오는 사이에
소녀는 또 힘껏 달렸습니다. “이제는 호랑이도 못 쫓아오겠지.” 소녀는 마음을 놓고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조금 천천히 뛰었습니다. 그러나 호랑이는 악착스럽게 뒤쫓아왔습니다.
끝장을 내고 말겠다는 듯이 소녀를 뒤쫓아왔습니다. 소녀는 다시 힘껏 뛰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호랑이는 큰 입을 벌리고 소녀에게 덤벼들 기세였습니다. 소녀는 급한 나머지 푸른 빛 저고리의 앞고름을 떼어 던졌습니다.
“아!” 이번에는 긴 강이 되었습니다.
붉은 황토 흙물이 벌겋게 흐르는 강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소녀는 긴 강물을 돌아다보고 다시 안심을 하고 갔습니다.
그러나 호랑이는 소녀보다 빨랐습니다. 호랑이와 소녀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몇 발자국을 못 가서 호량이에게 물려 죽게 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소녀에게는 인젠 호량이한테 던질 만한 것이 없습니다. 단 하나 있다면,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인 궈여운 소리가 나는 은방울 뿐입니다.
호랑이는 자꾸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은방울만은 버릴 수 없었습니다. 소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은방울을 던져 호랑이가 죽는다고 해도 소녀는 쉽사리 은방울을
던질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단 하나 엄마의 마지막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소녀는 있는 힘을 다하여 달렸습니다. 인제는 더 어쩔 수가 없습니다.
금방 호랑이의 날카로운 이빨이 소녀의 다리를 물 것만 같은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으악!’ 소녀는 펄썩 땅바닥에 엎드렸습니다.그러고는, 이내 정신을 잃었습니다.
호랑이에게 물렸다구요? 겁에 질려 기절했다구요?
여러분이 좋은 대로 생각하셔요· 소녀가 쓰러지자 호랑이는 한참 동안 어슬렁어슬렁 소녀 곁을 몇 바퀴 돈 뒤,
어디론지 가버렸습니다. 호랑이는 갔지만 소녀는 일어날 줄을 몰랐습니다. 이미 숨을 거두었던 것입니다. 소녀가 죽은 그자리에 은방울꽃이 피었습니다.
어머니가 마지막 준 은방울은 꽃이 되고, 어머니를 부르는 애틋한 마음은 향기가 되어 아름답게 퍼져 갔습니다.
할미꽃
꽃말:슬픈 추억, 충성
옛날에 세 딸을 둔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세 딸은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할머니는 딸들이 크는 것이 단 하나의 기쁨이었습니다. 남편을 일쩍 여의었지만,
할머니는 무럭무럭 크는 세 딸을 보면서 오늘까지 살아왔습니다. 어느덧, 딸들은 이제 시집을 가야 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먼저 큰딸에게 좋은 신랑을 정해주려고 애를 쓰다가
드디어 신랑을 정했습니다. 키도 크고 건강한 남자와 짝을 지어 주었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너무너무 기뻐서,잔칫날에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딸이 잘살라고,깨·팥·찹쌀 따위를 한 줌씩 정성껏 챙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시집올 때 가지고 온 할머니의 고운 옷감도 주었습니다. 그저 잘살기만을 바라면서······. 큰딸은 건넛 마을로 시집을 갔습니다. 이제 둘째 딸의 차례입니다.
할머니는 이 둘째 딸도 남부럽지 않게 시집을 보내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밤늦게까지 밭일도 하고,쌀도 아껴 먹으며, 둘째 딸 시집가서 흉잡히지 않게 하려고 열심히 하였습니다. 마침내 둘째 딸도 시집갈 날이 왔습니다. 할머니는 첫째 딸을 시집보낼 때처럼 기뻤습니다.
이번에 보는 사위도 큰사위 못지않게 튼튼하고 건강합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너무약했기 때문에 튼튼하고,
건강한 사위만을 골랐던 것입니다. 둘째 딸 시집가는 날도 굉장히 성대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와서 국수나마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할머니는 그저 아무 탈 없이 잘 살아 주기만을 바랐습니다. 둘째 딸을 무사히 시집보낸 할머니는 기쁨과 허탈 때문에 그만
자리에 몸져누웠습니다. 이제 남은 딸은 막내딸 하나입니다. 두 딸을 시집보내고 나니,집에 남은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반반한 것은 모두 두 딸에게 들어가고 몇 마지기 되던 논도 거의 팔아 버렸습니다. 이제 할머니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밭 몇 두렁 밖에 없었습니다.
먹고사는 것은 단 두 식구라 그런 대로 꾸려 가겠지만,
막내딸을 보면 할머니는 저절로 한숨이 나왔습니다. “쯔쯧,저것도 언니들처럼 해주어야 할 텐데··. 그러나 할머니는 이제 힘이 없었습니다.
막상 자리에 몸져눕게 되니 막내딸 걱정뿐 이었습니다. “저것을 시집보내야 할 텐데······· "
할머니가 아프니,자연 막내딸이 밭일 논일을 해야 했습니다. 마음씨 착한 막내딸은 아무런 불평도 없이 몸져누운 어머니를 봉양하고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막내딸도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몸져누운 채 막내딸의 결혼식을 맞이하였습니다. 큰딸,작은딸처럼 결혼식 준비를 못하였습니다.
‘내가 움직일 수만 있었다면··. 할머니는 한없이 슬펐습니다. 먼저 시집간 두 언니의 도움으로 결혼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할머니는 후유 한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었습니다. 그저 막내딸의 혼수를 자기 손으로 마련해 주지 못한 것이 한이었지만,
그런 대로 남부끄러운 결혼식은 아니었습니다.
할머니는 그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막내딸이 시집을 가던 날,할머니는 간신히 지팡이를 짚고 집 앞
언덕까지 올라갔습니다. “어머니,안녕히 계셔요.” 마음 착한 막내딸은 몇 번이고 돌아다 보며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옮겼습니다.
막내가 떠나간 지도 어언 석 달,할머니는 시집간 딸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이제 아픈 몸도 좀 나은 것 같아,
할머니는 딸들이 사는 모습을 볼 겸 집을 나섰습니다.
봄볕이 따뜻합니다. 할머니는 먼저 큰딸네 집으로 갔습니다. 벌써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큰딸은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일 주일이 가고 보름이 지나자,큰 딸의 태도는 달라졌습니다. 할머니가 아주 자기 집에 살러 온 줄 알았습니다.
대접도 시원찮아지고,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할머니는 큰딸네 집에서 떠나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할머니는 짐을 챙겨 가지고 작은딸의 집으로 떠났습니다.
“더 계시지 않고·· " 큰딸은 대문 앞까지 따라 나와 말렸으나,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다시 작은딸의 집으로 갑니다.
작은딸도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버선발로 뛰어나와 할머니를 맞이하였지만, 일 주일이 가고 보름이 지나니,큰딸과 마찬가지였습니다.
할머니는 또다시 봇짐을 머리에 이고 막내딸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두 딸에게 괄시를 받은 할머니는 막내딸만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둘째 딸의 집에서 나왔습니다. 바람이 몹시 차가웠습니다. 어느덧 12월. 차가운 바람을 안고, 할머니는 막내딸을 찾아갑니다.
막내딸의 집은 두 딸과 산 하나 너머에 있었습니다. 별로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할머니에게는 높은 산이었습니다. 숨이 찼습니다.
다리가 휘청거렸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고개가 보입니다. 그 고개에 오르면 막내딸이 살고 있는 집이 보입니다. 할머니는 막내딸을 빨리 만나고 싶었습니다.길을 서둘렀습니다. “순아야·! 고개에 오른 할머니는 성급하게도 막내딸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그 소리가 들릴리 없습니다.
“순아야.. “순아야··. 할머니는 너무나 숨이 차서 고개에 쓰러젔습니다. 순아,순아-하고 막내딸의 이름을 부르다 부르다 그만 잠이 든 것입니다.
영영 세상을 뜨신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막내딸은 할머니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 다음해 봄, 할머니의 무덤에 돋아난 꽃이 곧 할미꽃이었습니다. 디기탈리스
꽃말:열애, 나는 애정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땅위의 여인들을 지켜 주는 쥬노 여신은 매우 성미가 괴팍한 신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지상의 여인들의 대수롭지 않은 실패에 발칵 성을 내어
올림퍼스의 황금빛 신좌속에 숨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되자 땅위에서는 야단법석이 일어났습니다.
수호신이 모습을 감추어 버렸으니, 어떤 불행이 닥쳐올런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땅 위의 여자들은 쥬노가 좋아하는 물건을 제물로 바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불을 지피고 기도를 하는 등,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쥬노는 이런 땅 위의 여인들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르는 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혼자 주사위 장난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보다못한 남편인 쥬피터는 쥬노에게 말했습니다.
"땅 위의 여인들이 저렇게 열심히 빌고 있으니 그만 용서해 주면 어떻소?" 그러나 쥬노는 대답을 않고 여전히 주사위 장난만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지상의 여인들은 아무리 기도를 해도 수호신의 반응이 전혀 없자
"여신님 제발 용서해 주십시요!" "여신님, 잘못 했으니 제발 노여움을 푸십시요." 이렇게 소리쳐 외쳤습니다.
이렇게 되자 하늘에 있는 모든 신들이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쥬피터는 쥬노의 태도에 비위가 잔뜩 상해,
그녀가 갖고 있는 주사위를 집어 구름 속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주사위는 구름을 뚫고 하늘을 빠져 밑으로 떨어져갔습니다. 쥬피터는 주사위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그것을 꽃으로 바꾸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디기탈리스였으며, 이 꽃의 모양이
주사위처럼 네모진 것은 바로 그 때문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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