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延 늘일 연
펴 바르다, 펼치다, 뻗다, 늘이다
延의 갑골문(政, 征과 통용)
延의 금문 延의 전문
廴正의 전문
펼치다 (1) 펴서 드러내다.
(2) 접히거나 개킨 것을 널찍하게 펴다.
(3) 보고 듣거나 감상할 수 있도록 사람들 앞에 주의를 끌 만한 상태로 나타내다.
(4) 생각, 꿈, 계획 따위를 실현하다.
(5) [북한어] 널리 퍼뜨리다.
延의 갑골문은 彳[①]과 止[②]와 口[③]의 합자입니다. 口는‘맞추다’의 뜻을 나타내며, 彳은 行의 축약으로 여기서는 반복되는 움직임을 나타냅니다. 衍(퍼질 연), 衡(저울 형) 등에 사용된 行과 같습니다. 止의‘발’ 소릿값이‘바르다’로 쓰였으며, 行과 더하여, 계속해서‘바르는 동작’으로‘펴 바르다, 펼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 ④는 囗자로 지역이나 범위의 뜻을 나타내는데 征자가 통용된 것입니다. 전문에 와서 囗이 사라지고 正의 변형으로 바뀐 것은 征이 동작행위에 뜻의 중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금문의 ① 부분은 구부린 다리가 힘을 주고 있는 모양으로 ‘버티다’의 어감을 나타내며, ② 부분은 곁가지가 삐져나간 모양이며, ③부분의 점은 힘을 주고 있는 모양으로 ‘펼치다/뻗다’의 어감을 나타냅니다. 延이‘뻗치다, 뻗다’의 뜻을 나타내며, 한 변형으로 볼 수 있는 廴正(먼곳으로갈 정)의 전문이‘펼치다, 펴 바르다’의 뜻으로 분화시킨 것입니다.
이 ‘펼치다’나 ‘뻗다’에서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늘이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이 모든 뜻, 혹은 소릿값의 근원은 正의 ‘바르다’에 있습니다.
築長城, 因地形, 用制險塞, 起臨洮, 至遼東, 延袤萬餘里 『史記』
장성(長成)을 쌓았다. 지형에 따르고, 험새(險塞)를 만들었다. 임조(臨洮)에서 일어나 요동(遼東)에 이르기까지 펼친/뻗친/늘인 길이가 만 여리(萬餘里)이다.
상기 사기(史記)의 문장에 사용된 延(늘일 연)은 ‘길다, 멂’으로 풀이합니다. 물론 ‘장성은 길다, 멀다’로 풀이한다고 해서 전체적인 문맥에 흐트러지는 것은 아니지만, 延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袤(길이 무)와 앞의 ‘~에서 시작되어, ~까지’의 구절에 비견해 보았을 때, 延은 ‘펼치다/뻗치다/늘이다’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罰弗及嗣, 賞延于世. 『書經』
벌은 후손에까지는 미치지 않게 하며, 상은 세상(世上)에 펼쳐지게/뻗게/늘어나게 한다.
상기 서경(書經)의 문장에 사용된 延은‘펼치다([북한어]널리 퍼뜨리다)’로 쓰였습니다. 또 앞의 及[미치다]에 대응하여, ‘뻗다/늘다’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延建坪(연건평)’은 현재의 사전적으로는‘건물이 차지한 바닥의 면적을 종합한 평수’의 뜻이라 하여, 延을‘수를 종합하다’의 뜻으로 중국어식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된 延의 개념은 중국어에서는 없는 개념으로 이른바‘한국식 한자’라고도 하며. 실제의 뜻은‘펴 바르다’로‘건물의 평수를 펴 바르다/펼치다’가 되어 전체 면적의 총합이란 개념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또 다르게는‘건평(建坪)을 늘어놓다’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延人員(연인원 ; 어떠한 일에 동원된 인원수와 일수를 계산하여, 그 일이 하루에 완성되었다고 가정하고 일수를 인수로 환산한 총인원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부터 쓰인 단어인지 기원은 정확하지 않지만, 한자(漢字)가 중국어로부터 유입된 것이라면 이와 같이 독자적이면서도 본연의 뜻에 딱 들어맞는 성어(成語)의 사용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다른 한국식 한자, 혹은 성어(成語)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명(明)나라와 청(靑)나라를 합한 6백 년보다 조선왕조(朝鮮王朝) 5백 년 동안에 출간된 서적의 수가 5~6배 많습니다. 인구수에 비례해 본다면 수십 배에서 백배 가까운 서적 출간 양입니다.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기본 원인은 명(明)은 한족(漢族)의 나라이며, 청(靑)은 여진족(女眞族)의 나라로 이 배달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이 문자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언어권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북방문자는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복합 기호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의 기호가 배달말의 어떤 소릿값을 나타내고, 다른 기호로 중의성(重義性)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延에서도 근본 구조는 正의 ‘바르다’ 소릿값을 나타내며, 그 ‘바름’이 ‘곧음’이 아니라 ‘늘이다’의 ‘바름’임을 구분하기 위하여 一을 丿로 바꾸고, 다시 廴으로 한 번 더 중의성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의 소릿값을 극세하게 분화시킨 기호 체계의 문자라면, 영어의 알파벳이나 훈민정음의 자모처럼, 표음문자로 만드는 것이 오히려 더 쉬운 방법일 것입니다.
표음과 회의가 복합된,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난해할 수 있는 방식의 문자를 만든 이유가 이 북방문자는 처음부터 ‘세계 공통어’라는 전제(前提) 하에 고안되고 배포된 것에 기인합니다. 말의 소릿값을 떠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갈래의 낱말을 1 ; 1의 대응 관계로 만든 것입니다.
현재 한자의 글자 수는 대략 7~8만 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는 실제로는 같은 글자의 이체자, 자형이 변화되는 과정의 모든 글자 모양, 또 기본 개념(배달말의 소릿값)에 부합되지 않게 만들어 졌다가 일시적으로 통용되었던 글자(/주로 고문), 등을 모두 통합한 수자에 불과하며, 실제로 주로 통용되는 글자의 수는 춘추전국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 합해서 5천 자를 넘지 않으며, 이른바 현대중국어 문자라고 할 수 있는 간체자의 수도 3천 자를 넘지 않습니다. 즉 이 정도의 글자 수면 어떤 언어에서라도 인간의 사고라면 무엇 하나 표현해 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개념으로 세계 공통어를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보다 앞서 이 북방문자와는 별도로 배달말만을 위한 표음기호의 문자가 먼저 존재했기에 가능한 고문(考文) 방식이라는 대전제(大前提) 조건도 성립됩니다. 즉 훈민정음(訓民正音) 이전의 훈민정음이 존재 했다는 것입니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은 고조선(古朝鮮)의 건국이념이자, 우리나라 정치, 교육, 문화의 최고 이념입니다. 고조선에서 실제로 행한 홍익인간의 예는 무엇인가? 그냥 이름뿐이고 허울뿐인 건국이념이 5천 년 가까이 배달민족 세세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인가?
말이 달라 서로 통하지 않는 수십, 수백 종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표준어, 문자 공통어를 배포해 서로 통하게 해 준다면, 그보다 더한 범세계적인 홍익인간은 없을 것입니다.
埏 땅끝 연/이길 선
뻗어나간 경계 ; 땅끝, 가장자리
흙을 펴 바르다 ; 삐대다[≒비벼대다]
埏의 전문
埏의 전문 자형은 土와 延의 합자이며, ‘땅 가장자리, 땅 끝, 이기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土는 境(지경 경), 域(지경 역)의 축약으로 지역적인 범위를 나타내며, 延의‘뻗다, 펼치다’가‘닿는 한계’라는 어기를 나타내어, ‘땅 끝, 가장자리’의 훈(訓)을 나타냅니다. 境은 권한이 다른 땅과 땅의 사이로 境界(경계)의 뜻을 나타내며, 域은 지역적인 범위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이며, 埏은‘이쪽 끝에서 저쪽 끝’, 즉 ‘뻗거나 펼치거나, 혹은 늘여서 닿는 한계’라는 관념을 나타냅니다.
또, 흙을 펴 바른다는 것에서‘삐대다[≒반죽하다(/가루에 물을 부어 이겨 개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如子事父 尙幾垂憐, 今胡亢旱 遍于八埏. 有萎其穀 有坼其田, 重以蟲災 如蠶再眠. 『弘齊全書』
자식이 부모를 섬기듯 하물며 수련도 않으신지, 지금 어이하여 꺾어지는 가뭄을 사방팔방의 땅끝까지(/땅에 뻗쳐서) 휘둘러 놓으셨나요. 그렇게 곡식이 시들어 들고, 그렇게 밭이 갈라져 들고, 병충해가 거듭 쓰이니, 누에가 거듭 누이는 것 같네.
상기 홍제전서(弘齊全書)의 글귀는 가뭄 시에 하늘에 고하는 제문(祭文)의 내용입니다. ‘八埏’에서 八은 사방팔방(四方八方), 즉 모든 곳의 뜻이며, 埏이‘끝에서 끝’의 뜻을 나타냅니다.
[‘蠶再眠 ; 누에가 거듭 누이다’는 활기차게 돌아다녀야 할 사람들이 오랜 가뭄으로 고달프고 병들어 누에처럼 꿈틀거리고 있는데, 한 번 더 눕혀진다는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埏埴以爲器. 『老子』
진흙을 삐대서[≒비벼대서] 그릇으로 만든다.
挻 늘일 선
손으로 펴 바르다 ; 늘이다
뻗치는 동작 ; 뻗대다
挻의 전문
挻의 전문 자형은 手와 延의 합자이며, 延이‘뻗다’로 쓰여, ‘뻗치는 손동작’이라는 것에서‘뻗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主上有敗 則因而挻之矣. 『賈誼/漢書』
주상(主上)에 찌그러짐이 있다면 법칙과 유래로서 뻗대는 것이겠다.
상기 예문에 사용된 挻(늘일 선)은‘달아나다, 찬탈하다’등의 뜻으로 풀이하지만, 실제로는‘뻗대는 동작’으로 주상에 대하여‘뻗대다(/쉬이 따르지 아니하고 고집스럽게 버티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임금이 잘못한 게 있을 경우, 명을 거부하고 멀리 가버린다든지, 오히려 대항하는 것을 순우리말의 비유적인 표현으로‘뻗대다’라고 한 것을 중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달아나다, 찬탈하다’로 풀이된 것이며, 이 오역을 한국어로 재번역 한 것이 이른바‘한문(漢文)’입니다.
人情習於久安, 而憚於更變, 非有馮河之勇, 不能挻特奮發以革其弊 故曰 用馮河. 『睿宗實錄 1年 2月 6日』
인정(人情)이 오래도록 안일(安逸)함에 습관이 되면 변경(變更)에 대하여 꺼리게 되며, 빙하지용(憑河之勇)이 아니라면, 뻗대고(/삐대고) 튀며 분발하여도 그 폐단을 고칠 수가 없다. 그래서 ‘빙하(憑河)를 쓴다’고 가로는 것이다.
* 빙하(憑河) ; 무모한 용기
상기 문장의 挻도‘뻗대다’로 기존의 안일(安逸)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挻은 종종 埏과 통용되기도 하는데, 모두 소릿값이‘삐대다(/오래 눌어붙어서 끈덕지게 굴다)’로 경우에 따라서는‘비벼대다’와 같은 뜻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국역본에서는 ‘挻特奮發’를 ‘정특(挺特)하게 분발(奮發)하여’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相挻爲亂. 『唐書』
서로 뻗대면 난(亂)이 된다.
상기 문장의 挻를 기존에서는‘끌다, 당기다’로 풀이하고 있지만, 실제는 배달말‘뻗대다’의 한 비유입니다.
筵 대자리 연
대쪽을 펴 바르다 ; 대자리
筵의 전문
筵의 전문 자형은 簡(대쪽 간)의 축약인 竹과 延의 합자이며, ‘대로 만든 자리, 좌석’등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延이‘펴 바르다’인 것에서‘대쪽[竹]을 펴[/넓게] 바르다(/나열하다)’에서‘대자리(/대오리로 엮어 만든 자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筵席(연석 ; 임금과 신하가 모여 자문ㆍ주달하던 자리), 筵中(연중 ; 연석과 같은 말), 經筵(경연 ; 고려ㆍ조선 시대에, 임금이 학문이나 기술을 강론ㆍ연마하고 더불어 신하들과 국정을 협의하던 일) 등에서 筵의 본래의 뜻은‘대자리’이지만, 고대의 풍습과 의례에 의하여‘임금과 신하가 만나는 자리’의 뜻으로 비유된 것입니다.
鋋 작은창 연/
펴 바른 쇠붙이, 날붙이를 뻗치다
鋋의 전문
鋋의 전문 자형은 金과 延의 합자이며, 延의‘펴 바르다’에서, ‘펴 바른 쇠붙이’로‘작은 창’의 뜻을 나타내며, 또 창을 뻗치는 것에서‘찌르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誕 낳을 탄/거짓 탄
뻗쳐 나오다 ; 태어나다, 벋나다
펴 바르고 늘어난 상태 ; 부풀다
誕의 금문 誕의 고문 誕의 전문
誕의 금문 자형은 延과 동일하며, 전문은 言과 延의 합자입니다. 고문 자형은 廴과 言의 합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言은 [말]의 ‘표현하다’에서 ‘겉으로 드러난 상태’의 어기를 나타내며, 延의 ‘뻗다, 발리다’와 합하여 ‘뻗쳐 나오다, 벋나다, 발리다’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 뻗쳐 나왔다는 것에서‘태어나다(/사람이나 동물이 형태를 갖추어 어미의 태로부터 세상에 나오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고문 자형의 경우에는‘늘어나는[廴] 상태[言]’로 자형 자체만으로는‘자라나다, 불어나다’의 뜻이 됩니다. 조합이 잘못된 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誕降(탄강 ; 임금이나 성인이 태어남), 誕生(탄생 ; 사람이 태어남. 예전에는 성인 또는 귀인이 태어남을 높여 이르는 말이었으나, 현재는 주로 이와 같이 쓰고 있다), 聖誕(성탄 ; 성인이나 임금의 탄생) 등에서 誕은 延의‘뻗다’와 言의 ‘드러난 상태’, 즉‘뻗어 나온 상태’라는 것에서‘태어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生은‘생기다’로 없던 것이 나타났다는 의미인 반면에 誕은‘뻗어 나오다’로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남을 힘차고 드라마틱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배달말 ‘태어나다’의 어원(語原)은‘(불룩하게)튀어나오다’에 있습니다. 즉‘뻗어 나오다(/원줄기에서 갈라져 나오다)’로‘튀어 나오다[≒태어나다]’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誕妄(탄망 ; 말이나 행동이 터무니없고 망령되다), 誕放(탄방 ; 지나치게 방종하다), 慠誕(오탄 ; 태도가 거만하고 큰소리를 함부로 침) 등에서 誕은 延의‘뻗다’와 言의‘겉으로 드러난 상태’가 합하여, ‘벋나다(/못된 길로 나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相小人 厥父母 勤勞稼穡, 厥子 乃不知稼穡之艱難 乃逸 乃諺 旣誕. 『書經』
서려 있는 소인(小人)들은 그 부모가 수고롭게 애쓰며 농사짓는데, 그 자식은 농사의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으며, 이에 방탕하며, 이에 공손하지 못하며, 벌써 벋나있다.
상기 서경(書經) 문장에 사용된 誕을 기존의 풀이에서는 한결같이 ‘거짓말, 거짓말하다’로 하고 있습니다만, 오류이며 실제는 ‘벋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벋나다’는 [번나다]로 읽는 것이 표준 발음이기는 하지만, 일부지역에서는 [뻗나다]로도 읽힙니다.
이 문장의 내용은 ‘부모의 갖은 고생’과 그 은혜를 모르는 ‘자식의 태도’를 대조하고 있습니다. ‘勤勞稼穡(근로가색 ; 부지런히 수고하고, 심고 거두다)’에 대한 자식의 잘못으로 逸(편안할 일 ; 방탕하다), 諺(상말 언 ; 공손하지 못하다)는 대응을 이루고 있지만, ‘거짓말하다’는 뜬금없습니다. ‘乃逸 乃諺 旣誕’에서 접속사들이 ‘乃~. 乃~, 旣~’로 이어지고 있는데, ‘逸’과 ‘諺’을 함께 꿰뚫은 의미로 ‘誕’이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晉阮籍 負才放誕 居喪無禮. 『小學』
진(晉)나라의 완적(阮籍)이 재주를 지고서 팽겨 치고 벋나, 상중에 있으면서도 예가 없었다.
상기 소학(小學)의 구절에 사용된 放誕의 실제 뜻하는 바는 사전적 정의인 ‘허황된 말을 하다’의 뜻이 아닙니다. ‘벋나다’의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王 歸自克夏 至于亳 誕告萬方. 『書經·湯誥』
왕이 직접 하(夏)를 이기고 돌아가 박(亳)에 이르러서는 만방(萬方) 뻗어나가도록 고하였다.
상기 서경(書經) 문장의 誕을 일반적으로 ‘크게, 강력하게’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誕에 직접 ‘크게, 강력하게’의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고(告)하다’를 강조하기 위한 비유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습니다. 배달말 ‘뻗다’에는 ‘아주 강하다’의 어기가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況收養云者 大夫·士無子者 收族姓之産 嗣續其氣魄而已. 成宗以宗廟社稷之寄 見收於貴人 而又誰嗣續耶? 是必婦寺之誕言 有所巧構而發. 『中宗實錄 12年 6月 8日』
하물며 수양(收養)이라고 이르는 것은 대부(大夫)·사(士)로서 자식이 없는 자가 족성(族姓)의 아이를 거두어 그 자신의 기와 넋을 이을 뿐입니다. 성종(成宗)께서는 종묘사직(宗廟社稷)을 붙임으로써, 귀인(貴人)에게 수양을 받는데, 그렇다면 또 누가 잇겠습니까? 이는 반드시 부사(婦寺)의 부풀린 말로써 교묘하게 얽어서 발한 바가 있습니다.
將憚死綏, 卒先曳兵 因是可料 豈非國家之深憂乎? 嗚呼! 譸張誕辭, 皆起於人心之幽昧. 人心之幽昧, 實陷於利源之濫觴也. 『中宗實錄 22年 7月 13日』
장수는 죽기를 꺼려 고삐를 쥐고, 병졸은 우선 병기를 끌게 됨은 이로써 가히 헤아릴 수 있습니다. 어찌 국가의 깊은 근심이 아니겠습니까? 오호! 비틀리고 풀어헤치며, 부풀린 말은 다 사람 마음의 유매(幽昧)에서 일어납니다. 사람 마음의 유매는 실로 이원(利源)에 빠지게 하는 남상(濫觴)입니다.
[利源-이익이 생기는 근원. 濫觴-사물의 처음이나 기원을 이르는 말]
상기 두 문장의‘誕言, 誕辭’는 사전적으로는‘과장되게 허풍 치는 말’로 정의되어 있지만, 실제 뜻하는 바는 誕에서 延의 ‘펴 바르다, 늘이다’에서, ‘드러난 상태’의 뜻을 나타내는 言과 더하여, ‘부풀다(/물체가 늘어나면서 부피가 커지다/어떤 일이 실제보다 과장되다)’의 뜻입니다.
唌 참소할 연
까발리다, 까다
唌의 전문
唌의 전문 자형은 口와 延의 합자이며, 延이 誕의 축약으로‘발리다’의 소릿값을 나타내며, ‘발리는[≒바르는] 소리’라는 것에서‘까발리다(/비밀 따위를 속속들이 들추어내다), 까다(/행동 없이 말만 앞세워 입을 놀리다/[북한어]몹시 얄밉게 재잘거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서는‘語唌嘆也[사람의 말 연(唌)은 찬탄(贊嘆)하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는데, 배달말‘까다’에 대한 중국어식 풀이입니다. 또‘발, 발쇠’는‘남의 비밀을 캐내어 다른 사람에게 넌지시 알려 주는 짓’의 뜻인데, 延의‘발리다’에서‘발’의 소릿값을 따온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䘰 수레덮개 선
차려 펼치다
䘰의 전문
䘰의 전문 자형은‘차리다’의 뜻을 나타내는 衣와, 延의 합자이며, 延이‘펼치다’로 쓰여, ‘차리고 펼치다’로‘수레덮개’의 훈(訓)을 나타냅니다.
脡 곧은포 정
펴 바른 고기, 발라낸 고기 ; 다발
脡의 전문
脡의 전문 자형은 肉과 廴과 止[①]의 합자입니다.[현재의 해서 자형은 肉과 延의 합자] 설문(說文)에서는‘生肉醬也[생고기로 장을 담은 것이다]’라고 자원(字源)을 설명하고 있으며, 현재 사전적으로는‘곧은 육포’라고 훈(訓)을 달아 놓고 있지만, 실제로 그런 의미로 사용된 용례는 없습니다.
여기서의 止는‘발’의 뜻이며, 廴은 구분자로 육포의 양사(量辭)로‘다발(/꽃, 푸성귀, 돈 따위의 묶음을 세는 단위)’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副司直崔濡齎脯四十脡, 奔競于兵曹判書趙末生家, 憲府拿鞫之. 『世宗實錄 3年 11月 6日』
부사직(副司直)최유(崔濡)가 포(脯) 40 정(脡)-다발-을 싸가지고 병조판서(兵曹判書) 조말생(趙末生)의 집에 분경(奔競) 하였으므로, 헌부(憲府)에서 잡아와 국문하였던 것이다.
[분경(奔競) ; 예전에, 벼슬을 얻기 위하여 엽관 운동을 하던 일]
脡가 직접‘육포(肉脯)’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는 확인하기 어려우며, 상기 문장에서처럼 주로 양사(量辭)로‘다발’의 뜻으로 쓰입니다.
梴 길 천
발라낸 나무 ; 지팡이
梴의 전문
梴의 전문 자형은 木과 延의 합자이며, 木이 柄(자루 병)의 축약으로 延의‘발라내다’와 더하여, ‘발라낸 자루’라는 것에서 가늘고 긴 나뭇가지에서 껍질을 발라낸 식으로 만든, 즉 큰 나무를 깎아 내거나 하지 않은 자연적인 형태의‘지팡이(/걸을 때에 도움을 얻기 위하여 짚는 막대기)’를 나타냅니다.
硟 다듬잇돌 천
펴 바르는 돌 ; 다듬잇돌
硟의 전문 硟의 별체
硟의 전문 자형은 石과 廴과 止[①]의 합자이며, 별체 자형은 石과 延의 합자입니다. 별체가 延의‘펴 바르다, 펼치다’에서‘펴 바르는/펼치는 돌’로‘다듬잇돌’의 뜻을 나타내며, 전문 자형은‘길게 발라내는 돌’ 정도의 어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