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세입자협회 칼럼 15]
- 빚더미 늪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는 자영업자에게 구조의 손길은 없는가?
전국세입자협회 운영위원 박동수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중 자영업자의 비율이 약 30% 내외이다.
OECD국가의 평균 10% 안팎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비율이다. 소득이 높아서 자영업자비율이 높기 보다는 기업이나 공공분야에서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창업을 한다.
그런데 최근 자영업자관련 통계는 우울을 넘어 비관적이다.
신규 자영업을 창업하면, 5년 내에 10곳 중 7곳이 폐업하고 3곳만 생존한다.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전통시장의 2001년도 매출액이 40조원이었는데, 2012년에는 20조 7천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2012년 국세청에 사업소득을 신고한 개인사업자(자영업자) 396만명 중 약 56%인 222만명이 월 소득 100만원 이하를 신고했다.
2013년 현재 자영업자 1인의 평균 부채는 1억 16만원으로 임금근로자 1인의 평균 부채 액 4397만원의 배가 넘는다.
최근 4년간 자영업자의 총 대출액수는 40조원이었는데, 이는 해마다 10조씩 증가한 것이다.
대출액수가 늘어가는 액수가 작년에 비해 8.5%늘었는데, 이는 일반 국민의 가계대출이나 신용대출의 평균증가 속도인 2~4%의 2배~4배 높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의 잠재부실을 60조 7천억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연체율도 하나은행 자료를 보면 최근 0.44%에서 0.82%로 약 2배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은 전반적으로 매출이나 소득이 정체 혹은 감소되는 가운데, 사업자금뿐만 아니라 생활자금으로 대출을 하고 있으며, 대출상환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이어서, 자영업자의 경제적 어려움은 곧 주택대출 연체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시기 가계대출부실화의 뇌관이 되고 있다.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처음에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했고, 그 다음에는 소상공인 대출 그리고 나중에는 자영업자 명의의 한 개의 카드론에서 여러 개의 카드론을 사용하다 최종적으로는 가족의 카드론 까지 사용하는 돌려 막기에 이르고 있다.
결국 한 명의 자영업자의 붕괴는 개인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거주하던 집에서 밀려나고 가족까지 신용불량이 된다는 점이다.
자영업자가 대출을 상환하고 생존해 나갈 수 있는 길은 소득증가이다.
그러나 자영업자에게 소득증가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
장사가 잘 되려면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서 장사를 하고, 국민들도 경제여력이 있어 소비를 많이 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사실상 정체되어 있다. 내수가 좋을 수 없다.
여기에 그나마 목이 좋은 즉 위치가 좋은 곳에 위치한 자영업자는 열심히 일할 의욕이라도 생긴다. 그런데 손님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에 위치한 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은 하루 12시간이상 자리를 지키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더더욱,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와 대형쇼핑몰 그리고 아웃렛 그리고 극장가와 역세권은 사람을 흡입하면서 소비자의 돈지갑을 열게 한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먹고 마시는 것을 소비한다. 그리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브랜드 있는 법인사업자나 개인사업자로 채워진다. 전철역 등 목이 좋은 곳에는 계속 대형 상가건물을 짓고 있다.
한적한 동네에 위치한 가게들에서는 그야말로 푼돈만을 쓴다.
동네나 전통시장에 위치한 자영업자들은 지친 몸으로 문밖을 바라볼 뿐, 행인들은 야속하게 지나가기만 한다.
자영업자들이 무슨 욕심이 있어, 돈을 많이 벌길 기대하겠는가?
가족들이 먹고 살만한 돈을 벌기를 바라고, 먹고 살기 위해 장사를 했는데 결국 은행 빚만 늘었고, 이자 갚는 날, 카드 결제일 그리고 상가 월세 내는 날은 빠짐없이 다가와 마음을 짓누르게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러한 자영업자가 처한 현실을 모두 알고 있다.
위의 자료도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은행 그리고 국세청, 한국은행에서 나온 자료이다.
그리고 정부관료나 정치인이 시장이나 동네에서 장사하는 분을 만나도 ‘다 죽게 생겼다’라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도 실질적인 개선책이 나오지 않는다.
부채의 늪에 점점 빨려 들어가는 자영업자들..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자영업자를 구조할 손길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