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선생님 글 그리고 참여예술인분들의 글도 보았습니다. 글을 보기 전까지는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감도 잡히지 않아서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그러다가
예기선생님 글을 다 읽은 후에야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조금 알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업을 참여함으로서 생명의 귀함이라든지 (이건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제 도덕성에 대해 좀 더 예민하게 관찰할 수 있는, 깨어있는 시간이 많은 그런 자아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배울거라 예상을
해봤습니다.
오늘은 오라리 사건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가 감이 안잡혔습니다.
제 나이 27살인데 부끄럽게도 생소한 단어와 사건들이 많아서 알아봐야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내일은 오라리, 노근리 사건에 대해 정리해 놀 생각입니다.
노근리 주제작을 하기 시작하고부터 저는 제 자신을 의식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제가 얼마나 상황에 지배를 받고 있고 상황을 핑계로 편하게 행동하는지 많이 돌아봤습니다. 참 특이하고
웃기게도 제가 가장 많이 돌아본 건 '담배꽁초'였습니다. 담배꽁초를 저는 쉽게 길에다 버리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만 버렸습니다. 그런데 노근리주제작을 하기로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내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상황들이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인가?
정답은 '아니오'였습니다. 저는 그때 이후로 단 한순간도 담배꽁초를 밖에다 버린적이
없었습니다. (라고 생각했는데 .... 아니네요. 3층 높이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담배를 실수로 바닥에 떨궜습니다. 저는 그 담배를
주으러 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행동도 상황을 핑계삼아 제 행동을 합리화 시킬 때가 있습니다. 과연 저는 군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총을 쏘지 않는다거나 위를 향해 쏜다거나.. 그럴 수 있을까요? 살인이 밥먹듯이 일어나는 전쟁에서
전우가 죽고 아는 사람들이 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가는 그런 상황을 피부로 느끼는 곳에서 이성을 바르게 통제하고 성인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가슴 한편에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는데요.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세속적인것에 눈이 멀어서 그런것들을 눈앞에서 버려두고 제 철학을 고집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