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이 통장님, 통장님의 둘째 아드님인 성현님, 장재희님과 발산역 근처 샤브샤브 식당에 왔습니다. 바로 어제 수료식이 끝난 뒤, 이선이 통장님께서는 저와 세경언니에게 점심식사 사주시겠다고 했습니다. 그 약속 지키기 위해 저희를 멀리 이곳까지 데려와주신 이선이 통장님께 감사했습니다.
“마음껏 가져다 먹어.”
통장님 말씀대로 야채, 고기 푸짐하게 가져다놓았습니다. 통장님께서는 육수에 야채, 고기 익혀주셨습니다. 고기 먹으라며 건져주셨습니다. 계속해서 집게를 놓지 않으셨습니다.
“통장님. 많이 못 드시는 거 같아요. 이제 저희가 할게요.”
“아냐 너희 많이 먹어. 괜찮아 내가 할게.”
편히 먹을 수 있게 배려해주셨습니다. 통장님 덕분에 천천히, 여유롭게, 풍족하게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통장님께서는 커피에 아이스크림을 얹은 아포가토 먹어보라고 가져와주셨습니다. 한 입 맛보니 달콤 쌉싸름하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아포카토 두 컵이나 먹었습니다. 찬 걸 많이 먹은 데다 에어컨 바람이 추웠습니다. 온몸에 닭살이 돋고 덜덜 떨렸습니다. 통장님께서 당신의 옆으로 오라고 해주셨습니다. 옆자리로 가니 에어컨 바람이 덜 왔습니다. 이내 점차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어쩌다보니 어제 수료식 하느라 끼니를 챙겨먹지 못해 몸이 안 좋았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나도 젊었을 때 너같이 말랐었어. 밥 거르지 말고 조금 씩 여러 번 먹어야 돼. 만약 끼니를 챙길 수 없을 때는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거 꼭 넣어 다니고!”
그렇게 이선이 통장님께서는 저를 챙겨주시고, 보듬어주시고, 걱정해주셨습니다. 정말로 이선이 통장님의 넷째 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선이 통장님께서 장재희님 남편 분께 한 여름 날의 낭만잔치 영상 보여드렸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장재희님 남편 분께서 ‘장재희가 맨날 집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것도 할 줄 아네.’라고 하며 싱긋 웃으셨다고 했습니다. 남편 분께서 장재희님을 다르게 보는 계기가 되었을 겁니다. 이웃 분들을 직접 초대해주시고, 챙겨주시고, 사랑으로 섬겨주시는 장재희님이 자랑스러우셨을 겁니다.
“어제 수료식에 꽃 사가지고 가야하나 했어. 근데 시간이 없어서 못 샀어. 뭐라도 해줄까 하고 주머니에 만원 넣어 갔지.”
저와 세경언니를 끔찍이 생각해주시고, 예뻐해 주시고, 귀히 여겨주시는 장재희님. 장재희님께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식당을 빠져나와 서울 시민 공원에 나들이 갔습니다. 분명 서울 도심 한복판인데, 마치 시골에 내려온 듯했습니다. 잔잔한 호수, 초록빛 풀, 화사한 꽃, 푸른 하늘. 거기에 언제든지 넉넉한 품을 내어주시는 이선이 통장님, 장재희님, 성현님까지 있어 그렇게 느꼈던 겁니다.
한적하게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때로는 바닥에 철푸덕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때로는 강아지풀 꺾어 서로의 귀에 꽃아 주고는 다정하게 서로를 바라봐주었습니다. 근사한 경치가 나올 때면 다함께 사진 찍었습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습니다. 곧 있으면 헤어짐이 다가오는데, 야속하게도 통장님과 장재희님을 향한 애틋한 감정은 배가 되어 버렸습니다.
첫댓글 마침식까지 끝나고 통장님 가족과 함께한 시간.
맛있는 음식 먹고 서로 이야기 나누고 산책까지 하니 풍성했겠어요.
예주와 세경을 향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잘 먹고 감사 잘하니 어른다움으로 세워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