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가슴이 꽉 막히는 슬픔이 일렁였다. 쪽방촌의 진수형은 병원에 실려가고 몇 달 버티지 못하다 죽음을 맞이한다. '병원에 실려간 진수형은 몇 달 사이 뼈만 남은듯 홀쭉해지더니...오늘은 진수형의 두 번째 기일이었다.' 직접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유추하게 한 표현이 인상적였다. 이 부분을 읽는데 가슴이 저려왔다.
유머감각이 많던 진수형과 주인공(그)과의 추억이 여러 차례 복선된다. "어이, 예술가!," (병원에서 구두를 가리키며)"진즉에 신어볼걸. 아끼다 똥됐네.
임마, 나처럼 똥되지 말고 네가 신어!."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진수형도 그렇지만 그도 독립하기 위해서는 가족과 연을 끊고 살아야 했다. 그의 하모니카는 큰 형의 부양의무 포기각서 대신 받은거였다.' 이 부분이 특히 공감되었다. 복지관에서도 기초생활수급자들을 여럿 본다. 생활비 뿐만 아니라 임대 주택 신청자들도, 신청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본다.
'형은 눈송이가 되었을까. 삼월의 눈송이가 되어 형이 말한 아이의 입학식에 가고 싶었던 걸까? 눈송이가 구두 속으로 자꾸 걸어오는 삼월이었다.' 표현이 아련하면서도 여운이 느껴지는 짧지만 깊이 공감주는 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