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홈스쿨링 체험 ; 미스터피자, 타임 패러독스 & 생일파티
그룹홈스쿨링 1월 체험여행은 외식 그리고 영화감상입니다. 한달 내내 집밥만 먹다가 하루 정도 밖에 나와 먹는 재미는 정말 남다르지요. 객지에 나가있는 우리 애는 입만 열면 집밥집밥 합니다만. 겨울에 체험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너무 추워서요. 다음 달엔 유리온실이라도 경유지에 끼워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따뜻한 초록'이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타임 패러독스>로 정했습니다. '시간'은 새해 벽두부터 우리의 화두입니다. 시간을 이해해야 삶의 과정이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 열린연단' 출연 교수님들도 강연 주제는 다르더라도 시간을 많이 언급합니다. 아! 열린 연단, 너무 좋습니다. '평생교육을 위한 미니대학'입니다. 모두 함께 동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술감상 좋아하는 초록손이는 유럽 3대 박물관을 한꺼번에 여행경비 안들이고 볼 기회라면서 <바티칸 뮤지엄>을 강력하게 들고 나왔지만, 아이들은 '수면제는 싫다'면서 반발하고 나왔습니다. 딱 한 번 '아침 8시 반' 상영이라니 꼭두새벽부터 부산떨기도 부담스러워 저도 슬그머니 아이들 편에 붙었습니다.
이번엔 <허삼관>을 들고 나왔습니다. 헌데 개봉일이 체험일 다음날입니다. 게다가 감독이 주연인 하정우 본인이랍니다. 뭐 하정우를 무시할 근거는 눈꼽만큼도 없지만 초짜 감독에, 과거 출연작에, 세상인식 관점이 다를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궁금하기는 합니다. 작품성 높다는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암튼 체험일을 바꿀 수 없다고 결론을 냈습니다. 결론은 <타임 패러독스>입니다.
<타임 패러독스> 첫회 상영이 오후 1시 50분입니다. 조조할인 기회가 봉쇄됐네요. 12시에 '미스터피자'에 들어가 주문합니다. 위장 작은 넷과 위장 큰 셋으로 탁자를 구분했습니다. 사진을 보니 위대한 셋이 메뉴 선정에 고민이 늘어집니다.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셋이 통일해야 하잖습니까!
영화 <타임 패러독스>를 보고 나서 롯데마트로 몰려갔습니다. 어제가 생일인 민지의 생축파티 준비를 합니다. 민지맘님이 생축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쇼핑 방법을 정해줬습니다. "1인당 1만원 한도 내에서 먹고싶은 걸 고르면 된다. 공통먹거리는 3만원선에서 따로 산다. 따로 사도 좋고, 뭉쳐 사도 좋다." 남아 셋, 여아 둘, 어른 둘로 나눠 뭉쳤습니다. 자기가 자기 먹을 걸 선택해야 만족도가 제일 높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즐거운 선택일지라도 선택은 선택, 선택은 늘 어렵습니다. 오죽하면 사르트르가 '자유는 선택하고 책임져야 해서 불안한 것'이라고 했겠습니까? 아이들의 선택 과정을 그날 일기에서 발췌했습니다.
(19세) 아줌마께서 각자 만원씩 장을 보라고 말씀하셔서 민지와 돈을 합쳐 같이 장을 보았다. 무엇을 먹어야할지 고민하다가 함박스테이크, 빵 등을 샀는데 약간 이상적인 선택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더욱 신중하게 선택하도록 해야겠다.
(19세) 쇼핑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일단 간식거리가 아닌 저녁거리를 돈이 정해져있는 상태에서 사야하기 때문에 매우 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되어 머리를 엄청 썼다. 그래서 3만원치 사는데 1시간이나 썼다. 쇼핑을 하고 나니 머리 아픈 영화와 머리 아픈 쇼핑이 어우러저 정말 피곤했다. 무슨 한나절 운동한거 보다 더 힘든것 같았다.
(16세) 나랑 유지 언니랑 돈을 합쳐서 샀다. 우리가 사서 불만은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군것질이 너무 많았던 듯. 다음 번엔 정말 군것질 줄일거다...인스턴트도.
(17세) 나는 형들과 합쳐 3만원으로 김밥, 순대, 초밥, 치킨, 만두 등을 샀다. 뭐 사야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이래서 쇼핑이 싫어~ ㅠㅠ
(18세) 각자 만원씩 가지고 먹을 것을 샀다. 남자 3명이서 합쳐서 먹을 것을 샀다. 처음에 뭐먹을까 하고 고민을 한 30분 넘게 한 것 같았다. 계속 똑같은데를 돌다가 치킨을사고 또 고민을 하다가 초밥을 사기로 결정하고 초밥을 사고 또 고민하다가 김밥을 사고 그리고 만두와 순대를 샀다. 쇼핑이 너무 피곤하다.......
선택이 쉽지 않다는 걸 체험을 통해 안 것 같습니다. 이제 집에서 "뭐 이런 걸...." 하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예전부터 그러지 않은 아이도 있겠지요.
함포고복을 끝내고 생축 뒷풀이 공연입니다. 음악은 예술문화입니다. 그런데 음악이 소비문화로 전락(?)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봅니다. 음악은 들어서 행복할 수 있지만 실행하면 행복두배를 경험할 수도있습니다. 아이들이 늘 행복두배를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기타 연습한 지가 서넛이 채 한달이 안됩니다. 어지간히 못하지요. 하지만 한달을 감안하면 너무 잘 칩니다. 듣기도 좋습니다. 약간 업그레이드시켜 동영상으로 찾아뵙지요.
함께도 부릅니다. 아이들과 함께 노래할 때가 전 제일 행복합니다. 옛날옛날 직장 회식 후 노래방에서의 곤혹스러움이 떠오릅니다. 젊은 취향의 정신없는 곡에 리듬타기도 쉽지않고, 흘러간 노래로 분위기 깰 수도 없고, 최신곡 취입도 어렵고, 그렇다고 더 높은 사람처럼 적당히 물러나기도 애매했던 때가 있었지요. 동요나 싱어롱 하기 좋은 곡을 세대를 초월하여 함께 부르는 것, 이보다 좋을 수는 없습니다. 사진을 보니 얼굴에 표가 나네요. 술 한 잔의 효과인지 행복해서인지 본인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타임 패러독스> 영화토론 시간입니다. 영화가 시간이동이 너무 많아 어렵습니다. 평소 시간 순서에 익숙해져 있는데 뒤섞어놨으니 더욱 그럴 겁니다. 먼저 일정 시간을 주고 검색해서 정리하여각자 발표하라고 했습니다. 교재로 진도 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주제에 대해 스스로 찾아 알아가는 것이 진정한 공부입니다. 하지만 어렵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이 전제되어야 하고 컴퓨터에는 어른도 감당이 어려운 '타임킬러'가 너무 많습니다.
끝나고 나시 밤 10시 40분입니다. 또 하루가 의미있게 갔습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요.
※ 정산서를 첨부합니다.
첫댓글 민지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감사해요~
귀가 괴로웠지만, 참았더니 점점 괜찮아지더군요 ㅋ
기타를 칠 때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이 막 빨개지는 것 같아요 ㅋ
그리고 다음엔 더 이성적인 생각을 하겠어요..ㅠ
부끄럽다고오?
맞아요..선택은 즐거운 일인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야하기 때문에
힘든 것 같아요..ㅠ그래도 흥미로웠어요~ㅎㅎ
흠, 선택 많이 하게 해야겠군 ㅋ
고민하느라 머리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됐어요^^ ㅋㅋ
기타는 다음달에 더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허걱, 기타 하나로 부족할려나 ㅋㅋ
ㅋㅋ 그럴 수도 있겠네요^^
쇼핑할 때 좀 피곤했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ㅎㅎ
기타를 연습을 하면서 기타에 흥미가 생겨서 좋아요
그려, 기타 열심히 해보련~
재밌었어요~~ 그리고 저희랑 노래하는게 즐거우시다면 자주해요 저희도 즐거우니
ㅋㅋ 자주? 그 뻔한 레파토리로오?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좀 불러주련?
민지가 추운 겨울에 태어났구나. 민지야! 생일 축하해 ~ 유지언니 맘 ^^
하이고, 보내주신 거..늘 잘 먹고 있습니다^^ 꾸벅~ 어제는 떡도 썰었어요, 애들이 한석봉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