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courage)는 마음과 관련된 단어다. courage의 어근 cor은 라틴어로 '심장(heart)'을 뜻한다. 처음에 용기는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바뀌어 현재는 주로 영웅적이고 용감한 행동에 대해 이 말을 사용한다. 그런데 용기에 대한 현대적 의미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좋든 나쁘든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내면의 힘과 의지가 빠져 있다.
마음속 이야기를 하는 것이야말로 '평범한 용기(ordinary courage)'라고 나는 생각한다.
요즘같이 두려움, 비난, 단절로 수치심 문화가 만연한 시대에는 특히 평범한 용기를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평범한 용기는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쉬고 있는동안 읽고 있는 <수치심 권하는 사회-브레네 브라운 >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5/26(일) 시골에 갔다 오다가 난 교통사고로 근 한달간 요양중이다. 그렇게 많이 다치진 않았지만 그동안 외면했던 아픔이 수면위로 올라온 느낌이다.
엄청난 사고가 아님에도 난 통증으로 괴로워하고 있고, 쉬면서 내 몸과 마음을 돌보고 있는 중이다.
그 사이사이에 남들이 나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 또 지금도 누군가가 내게 들려주려고 하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위에서 읽은 '평범한 용기'에 대해 생각해본다.
정말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것 같다. 특히 마음속 깊이 내재되어 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더더욱...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우리의 경험상 어렵게 꺼내놓은 이야기가 상대에게 어떤 부담으로 들릴지, 또 어떤 반향이 되어 나에게 치명타를 입힐지 모르기 때문에...
병원에 있을 때에도 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들으려고 했다.
어떤 한 분(할머니)이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과거의 삶과 현재 자식들과의 관계에 대한 삶의 이야기, 젊은 아가씨의 타향에서 느끼고 감내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 조선족 간병인의 한국에서의 삶에 대한 어려움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
그들은 생면부지의 나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에 대해 용기를 내어 들려 주었다.
그러고 끝에 늘 이 이야기를 하셨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난 들었다. 그리고 공감했다.
아직도 목이 좋지 않아 휴대폰 사용을 되도록 하지 말라는 의사의 권고에도 이 글을 쓰는 건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 하는 단 한명에게라도 들려주고 싶어서다.
때론 몸과 마음이 힘들 때도 있고, 덜 할 때도 있고, '이게 쉬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짜증낼 때도 있고, '이렇게 쉬었는데도 계속 아프면 어쩌지?'하고 두려움에 휩쓸릴때도 있고, '한달여 쉬는 동안 빵구난 경제는 어떻게 감당하지?'하는 걱정으로 밤을 지새울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난 이렇게 지금 이곳에서 글을 쓰고 있다.
앞으로 '평범한 용기'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것이다.
오늘은 6/25(화).
오늘도 순간순간이 평화롭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