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逸香/김 해성
아버지,
때 이른 길 떠나셔서
슬프지 않으셨나요
강산은 다섯번째 변하고 있지만
전 아직도 꿈길에
동지섣달 밤길 걷고 있습니다
아버지,
양은 주전자 전설을 간직한 당신을
저는 기억합니다
눈 내리는 엄동설한 그 시절
그래도 아버지께서 계셨기에
따뜻한 겨울이었습니다
아버지,
산촌의 안식처를 떠나
머나먼 그곳은 따뜻한가요
좋은 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는지요
옛 고향 산촌 양지녘은
들풀과 고목만 품고 있을 뿐입니다
아버지,
고향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지만
아버지 모습은 희미해지네요
저도 아버지처럼
나이를 먹는가 봅니다
아버지,
당신의 분신들은 잘살고 있으니
한시름 놓으시고
가을밤 바람 부는 언덕에 앉아
그곳 좋은 친구들 초대하시어
술 한 잔 나누시길 바래봅니다
우리는
逸香/김 해성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만큼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는가
우리는,
살아온 시간만큼
얼마나 성숙한 모습으로
삶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살아온 시간만큼
힘들었던 순간에
잠시 쉬었다 올 수 있었는가
우리는,
살아온 시간만큼
아쉬운 순간 기억하며
후회하며 자책한 적 있었던가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남기려 애쓰고 있었는지
반성해 보는 시간은 있었던가요
오늘이 어제였고
어제가 오늘이니
내일이 오늘이 되어 오듯이
후회보다 희망을 품어보는 날입니다
홀로 사는 인생만큼
逸香/김 해성
홀로 살아가는 인생만큼
슬픈 것 없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홀로 걸어가는 인생만큼
외로운 것 없다
동행의 기쁨 알 수 없기에
홀로 살아가는 인생만큼
슬픈 것 없다
서로 부족함 채워주는 기쁨을
홀로 걸어가는 인생만큼
외로운 것 없다
아름다운 이야기 나눌 이 없기에
홀로 살아가는 인생만큼
슬픈 것 없다
세상사 이야기 들어줄 이 없기에
홀로 늙어가는 인생만큼
외로운 것 없다
육신 하나 의지할 곳 없으니
인연
逸香/김 해성
우연이란 없는 듯
인연이라고는 없는 듯
살다 보니
우연이고 필연이더이다
우연이 있어서
인연이 되었고
인연이 있어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우연한 인연이 있어서
필연으로 만났고
인연의 옷깃 스치더니
사랑의 꽃 피우더이다
가을편지#02
逸香/ 김 해성
빈들로 늘어가는 산촌,
은행나무 가로수 사이로
금빛 은빛조각들이 날리며
만산홍엽 가을 이야기
가을 풍경 속에 푹 빠져들어
좋은 친구들 만나 술 한잔했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날
멀어져 버린 가을 이야기
언제인지 희미해지는 시간
좋은 친구들 위해 한 글자
정성껏 써보려 하지만
가끔 먹통 되어 가는 가을 이야기
푸른 하늘가 하얀 구름 속에
먹먹한 마음 채워보니
옛 생각 그리워 막막해지는 날
간절하게 다가오는 가을 이야기
가을밤 꼭꼭 눌러쓴 편지
누군가에게 부칠 수도 없어
젊은 날 가을 찾으려 하니
그 흔적조차 가을 이야기
그리움 묻어나는 가을
바람결에 따라온 국화 향기
내 마음 한쪽에 들어앉자 버려
부치지 못한 나의 가을 이야기
카페 게시글
2021년 원고접수
김해성 원고입니다.
김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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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
21.10.0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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