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내장문학 제36호 원고
☐ 약력
- 2013년 정읍사 문학상 제정
- 월간「문학세계」에서 2015년“한국문학을 빛낸100
인”에 선정
- 한국문인협회 회원
- 전북 문안협회 이사 역입
- 정읍문학회 회장역임
- (사) 한국문인협회 정읍지부 회원
☐ 수상
- 제18회 무주전주 유대회 전국 글짓기 문학상
- 한국문학신문 제5회 문학상
- 한국참여문학 문학상
- 정읍 시사신문 「김병학 연재 시상」 7년 연재 감사패
- 전북과 전북문협이 주최한 문학페스티벌에서 향토작가상
☐ 시집
- 뒤웅박소리. 쭉쟁이, 가슴꽃. 흙구슬 등 제8집
☐ 작품
- 발자국
- 내장산의 설국
- 난 북이다
- 가슴이 하얀 사람
발자국
여름 끝자락
매미소리 하늘로 하늘로 올아 가더니
무서리도 오지 안 했는데
벌써 기세가 한풀 꺾이어
감기 걸린 누렁이 신음소리 같다
그에게도
운명의 바람이 불어 닥친 것일까
자리 털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기에는
너무 바람이 세다
여름 내내
그늘에서 노래만 불러 대더니
그래도 나무 껍데기에
허물하나 붙어 놓았네.
내장산의 설국
북서남동 아홉 봉
어깨를 서로 기대고 만년설처럼 서서
퍽이나 의연도 하다
낙엽 떠나보낸 산자락에는
수목마다 포기포기
순백 꽃 매달고
눈 수북이 쌓인 일주문 골짜기는
정적을 뿌려 놓은 것처럼 쥐 죽은 듯이
고요 하구나
스산한 눈 위 바람결에 들리는
대웅전 풍경소리
욕심을 다 비웠는지 청아하게
도량을 빠져나오네
하얀 솜이불 둘러쓴 설국내장산은
은빛 침묵에 묻혀 잠잠히
깊어만 간다.
난 북이다
우리 집사람은
젊어서는 순한 양이였는데
칠순 넘어서니 뿌사리 잔소리꾼
필요 없는 전깃불 써 놓았다고 머퉁이
추운데 창문 열어놓았다고 머퉁이
홈키파*를 너무 많이 뿌렸다고 머퉁이
머퉁이 머퉁이 -------
심심찮게 두드려 본다
북처럼 치면
흥이 나는지, 구름이 걷히는지
가만히 두드렸다 세게 두드렸다
강약 장단 맞추어 친다
여보
나를 치는 것이 그렇게 좋은 감
징 그렇다면
속 후련하게 맘껏 얼마든지 치게나.
* 홈키파 : 살충제 모기약
가슴이 하얀 사람
- 고 노회찬 의원
갑자기 달려오는 비보에 부딪치어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천만번 가슴을 찧고 찧다가
결국 가시었습니까!
맘이 애당초 맑았기 때문에
더더욱 참기 힘들었으리다
심지心地가 대쪽 같아서
그렇게 그렇게 부러졌으리다
그 누구는
수 억짜리 독약을 꿀꺽 삼키고도 건재 하는데
묻은 먹물 눈같이 하얗게 지울 수 없어서
그리 가셨나요
국민은 압니다
본래 가슴이 하얀 것을
가신님이시어 훨훨 하늘 길 날아 은하수 건너
꾐 없는 세상으로 가시옵소서
그곳에서
아카시아 꽃처럼 하얀 향기로 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