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로켓인 ‘창정 7호’는 운반 로켓이다. 기존 로켓들이 지구 근접궤도에 실어보낼 수 있는 화물량 8톤보다 훨씬 더 많은 13.5톤의 화물을 실어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중국유인항천공정판공실(中國載人航天工程辦公室, CMSEO) 측의 주장이다.
29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중국은 ‘창정 7호’를 통해 그동안 준비해온 원대한 계획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첫 번째 목표는 중국 우주인을 중국이 만든 다목적 멀티 모듈 우주정거장에 실어 올리겠다는 것.
우주개발비용, 미국보다 20억 달러 많아
문창 발사기지에서 ‘창정 7호’를 통해 그 첫 번째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발사를 지켜보고 있었던 관람자들의 열광을 상상할 수 있다. 수만 명의 중국인들은 로켓이 지구 상공 394km 지점에서 또 다시 솟아오르자 감격에 겨워 어쩔 줄을 몰랐다.
최근 중국의 우주기술은 눈부실 정도다. 차세대 운반로켓 ‘창정 7호’에 이어 독자 개발한 세계 첫 양자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는 등 우주굴기를 위한 과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은 우주를 돌고 있는 중국의 미니 우주정거장 ‘톈궁 1호’. ⓒcmse.gov.cn/
유럽우주기구(ESA)의 파비오 파바타(Fabio Favata) 소장은 ‘창정 7호’ 발사가 성공한 데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제 중국이 매우 빠른 속도로 우주기술을 발전시켜 주요 우주개발국 가운데 하나로 발돋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우주기술은 눈부실 정도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는 지난 16일 오전 1시40분 간쑤(甘肅) 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독자 개발한 세계 첫 양자위성을 실은 ‘창정(長征) 2-D’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양자통신은 광자나 전자 같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보안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다. 도청이나 감청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양자위성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을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중국은 또 올해가 가기 전에 엑스레이 망원경이 부착된 탐사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중국의 로켓 발사가 계속 이어지면서 우주개발에 쏟는 자금 역시 천문학적인 수치다. 올 한 해 동안 60억 달러(한화 6조748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러시아보다 10억 달러, 미국보다 20억 달러가 더 많은 것이다. 우주기술 분석가이면서 중국 전문가인 브라이언 하비(Brian Harvey) 씨는 “중국이 오는 2020년까지 유인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기술 경쟁의 정점은 우주정거장이다. 중국이 지난 2011년 9월 중국 최초의 미니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를 발사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과 대등한 수준 요구
지금 ‘창정 7호’로 차세대 우주발사가 가능해진 시점에서 더 크고 뛰어난 우주정거장 모듈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더 크고 우수한 우주 정거장을 띄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관계자들은 2020년대 초반까지 우주정거장을 통해 달까지의 우주비행과 달 표면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생존기술을 확보한 후 2025년부터 중국인들이 달을 향해 출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럴 경우 우주 강대국들 간에 달의 영유권을 놓고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다양한 우주 협력에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럽우주기구(ESA)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른바 ‘우주 기상(Space Weather)’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우주 시스템의 사용과 플라스마 밀도 변화 등 우주 공간의 물리적 상태를 연구하는 일이다.
중국은 여기에 큰 관심을 갖고 ESA에 별도의 기상위성을 띄우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2015년 12월에는 자체적으로 암흑물질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암흑물질입자 탐측 인공위성이 3개월 동안의 기능 테스트(In-orbit Testing)를 마치고 귀환했다.
중국이 이처럼 우주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다른 강대국과 비교해 중국의 우주기술이 뒤져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환경과학원의 왕치(王琪) 소장은 “중국의 우주기술이 경험에 있어 매우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ESA와의 공동 연구 참여를 희망했다. 유럽과의 협력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과의 협력은 철저히 차단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두 나라간의 경쟁적인 분위기가 중국으로 하여금 더욱 더 우주개발에 몰두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우주기술에 대한 군사적 이용이다. 때문에 관련 기술의 중국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반면 ESA는 논란 없이 기술을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천체물리학자인 런던 대학의 그라질라 브랜듀아르디-레이몬트(Graziella Branduardi-Raymont) 교수는 “현재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우주 기상’ 프로젝트가 순수한 학술연구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우주개발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8년 달 내부를 탐사할 계획이다. 유인 달기지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초 저명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을 중심으로 월면 레이더기지 설립의 실행 타당성을 검토할 연구팀을 구성하고 연구에 돌입했다.
이 프로젝트 기획안은 달 표면에 우주인들의 거주와 작업을 위한 기지와 함께 최소 50m 높이의 강력한 레이더 안테나 설비를 건립, 기존 위성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지구 영역을 모니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월면 레이더기지 건설 프로젝트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염두에 둔 것인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군사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강대국들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