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9
1.
비가 와서 그런가?
감성이 살짝 촉촉해지는 느낌...
그래서 떠오른 노래,
나에겐 꽤 각별한 곡입니다
호주 유학생 시절 Woolworth에서,
그러니까 우리로 하면 이마트같은
대형 쇼핑센터에서 새벽 청소를 하며
학비를 벌었습니다
새벽 한시부터 아침 여섯시까지
하루 다섯시간, 주 6일이니까
일주일에 30시간 청소를하고
주급 300불을 받았습니다
당시 환율로 하면 주당 약 20만원,
가끔 오바타임까지 해서
월평균 백만원쯤 벌었습니다
백만원이면 그때 한국 중견기업
과장들 평균 월급 정도,
가난한 유학생에겐 엄청 큰 돈이죠
밤잠도 못자고 힘든 청소긴 하지만
즐겁게 열심히 일했습니다
2.
서론이 길었네요
청소 투입시간에 도착하려면
저녁 8시에 자서 밤 열한시 반에 기상,
정신 번쩍 들게 푸푸~ 찬물로 세수하고
늦어도 자정에는 집에서 나서야 합니다
부족한 잠과 늘 싸워야 하니
운전하면서 졸음도 쫒을겸,
또 노래도 좋아해서
라디오를 크게 켜고 다녔는데
그때 이 노래, Please forgive me가
거의 매일 나왔습니다
1991 ~ 1992년 무렵인데
노래가 그 당시 발표된건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암튼 크게 유행해서 라디오에서 자주 나왔죠
멜로디도 좋고
브라이언 아담스 음색이야 뭐
엄지척이죠
오늘 문득 떠올라서 다시 들어보니
나의 서른살 시절
시드니에서의 생활들.. 풍경들..
추억들이 스쳐 떠오르고
왠지 센치해 지고
가슴 속 깊은 곳 어딘가에서
아련함이 올라오네요
3.
맞아요
감성이나 느낌에 빠져들기,
사랑하고 사랑받기,
추억 떠올리기...
이런 것들은
나이와 아무 상관 없더라구요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것,
취미나 여가를 즐기는 것도
마음이 시키면 하는거지
남의 눈을 의식할 이유가 없구요
남들에게 민폐만 안끼치면
내가 뭘 하고말고는
온전히 내 자유의지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그 시절 청소하러 가던 새벽길,
운전하던 차 안에서
큰 소리로 따라 불렀던 것처럼
오늘 다시 한번
이 노래를 크게 불러 봅니다
please forgive me ~~~ 🎵
https://youtu.be/kPxXEI_tN6M?si=qaIlb8PqD8VsDxN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