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詩 / 지산 고종만
모악산 연실봉 아래 붉게 타는 상사화
타는 가슴 열어 애타게 임 그리네
잎이 지면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잎이 피어
피고 지고 피고 져도 만날 수 없는 임을 향한 그리움
기다리고 기다리다 잎은 지고 꽃대만 남아
붉게 노을빛으로 물든 상사화를 아시나요?
내 눈 속에 그대가 있고 그대 마음속에 내가 있건만
한 하늘 아래 살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아픔
긴 사슴의 목처럼 기다림은 야속하고 그대와 나 하나인데
어이하여 그리움으로 살아야만 합니까?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이
칠산바다 밀물처럼 태산같이 밀려옵니다
그리워도 그립다 말하지 않고
보고파도 보고 싶다 말하지 않을래요
행여 날 보려거든 8월 한가위에 오시어요
호남땅 옥당골 불갑사로 오시어요
상사화 한 송이가 되어 기다리고 있을테요
이 목숨 다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테요
내가 기다리다 지쳐 쓰러지면
그대는 어여쁜 꽃으로 피어나고
그대가 기다리다 지쳐 쓰러지면
나는 푸른 잎으로 피어납니다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고 사랑은 영원한 것
이별의 꽃과 잎이 승화되어
아름다운 사랑의 열매로 맺어요
인적 없는 대웅전 외로이 촛불 밝혀놓고
노스님의 염불소리 들려옵니다
상사화 주위에 멀리멀리 울려 퍼집니다
시집 "사랑과 시 그리고 그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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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만날 수 없으니 그리움만 가득 차고
꽃에서 향기는 없고 눈물만 떨어질것 갓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