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2-03
접 속 그 리 고, 접촉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지금을 온 라인(on-line)시대라고 하는가? 편리를 위하여 온 나라 안을 컴퓨터 전용선(LAN)으로 그물망(net)을 엮어 가듯 구석구석 시골마을까지 연결해 가고 있단다. 그런 네트워크(network)를 망 얽듯이 속속들이 엮어 가는 것은 가히 범 세계적이라고 하는 인터넷(Internet)망을 어느 곳에 있는 사람들이나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내선(內線)공사와도 같이 여겨진다. 그런데 아직 알다가도 모를 것은, 그 컴퓨터 통신 또는 인터넷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가상공간(假像空間.cyber space)이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의사(意思)들이 손의 조작을 통하여 담겨져서 선(線)을 따라 어느 공간에 가서는 그곳에서 자기 얘기도하고, 다른 사람과 만나 말도 나누고 하면서 여럿이 또는 단둘이 함께 노니는 활동의 장(場) 같은 그런 곳인가 보다. 그런데 사람들이 던져놓는 그런 자기(自己)의 의사(意思)들이 실명(實名)이 아닌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의 것인지?를 밝히지 않은 채 불분명한 것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렇지 않으면 별명(別名)으로써 자기를 내세운다. 그래서 그곳에서 어울려 가는 투들이 순진(純眞)한 것이 있지만 그렇지 않고, 많게는 어떻게 보면 무명용사(無名勇士)의 휘둘러대는 칼과 같은 것들로 갈겨써지기 일쑤다. 바로 난상(亂床)의 극치를 이루기도 한다. 이런류의 이야기를 하는 테레비를 오늘 아침에 보았다. 이런 가상공간 속에서 이뤄지는 것들 중에 체팅(chating)이 있다고 한다. 그 공간에서 사람들 여럿이 간간(間間)이 만날 경우도 있고, 단 둘이 만나는 일들이 더욱 빈번하단다. 어떤 주제거리를 가지고 만나지만, 많은 것은 이 속에서 음담을 일삼아 가고 있단다. 어느 가정주부가 체팅으로 이성(異性)을 만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묶여있는 그 상황에서 잘 풀려나고자 대중방송에 나왔다. 그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이 그런 낮 붉히는 얘기를 했다. 접속이 차차 접촉이 되어 간다고 지나치듯 말하였다. 내가 풀자면 그런 말인 것 같다. 이들은 선(線)의 접속(接續)을 통한 가상(假像)의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차츰 몸까지 나서는 접촉(接觸)의 공간으로 빠져들어 일탈(逸脫)로 치닫게 된다는 얘기인 것 같다. 컴퓨터 접속이 탐닉(耽溺)을 뛰어넘어 중독으로 빠져 들어가게도 한다. 심한 사람은 먹고 배설하는 일 외에 주야장천(晝夜長川) 그 앞을 떠나지 못하고, 앉아서 컴퓨터에 몰입해 있단다.
인터넷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여 의사를 전달해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누가 올려다놓으면 가져다가 보고 사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소위 일컬어 “청보의 바다”라고 말들을 한다. 그렇지만 컴퓨터를 오용(誤用)하여, 그 물건을 앞에 두고 한 구석에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들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또한 사람에게 바람직한 상호(相互)의 관계를 말하자면, 그런 얘기를 하고싶다. 친밀(親密)이 접촉(接觸)이나 터치(touch)가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즉 친밀함이 탁상(卓上) 위에 흩어져있는 난잡(亂雜)한 물건들과 같이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컴퓨터가 사람 사이를 연결하여주고, 묶어준다. 그렇지만 어느 한편으로 공동체에서는 대인(對人)과의 거리를 둔 공동체 이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공동체 이야기
어 느 봄 날 의 오후
푸른 계절 봄이 온다. 봄은 유순(柔順)하다. 그리고 오르는 때이다. 기온이 오르고, 나무에 물이 오르고, 그래서 순이 돋는다. 살아있는 것이 위로 자라기 시작하는, 요새 흔히 쓰는 영어말로 엎하는 바로 그러한 때이다. 이른봄이라서 아직 돋는 새싹들은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지만, 봄의 기운이 이곳저곳에서 마냥 솟는 듯 싶다. 아이들은 새학기가 막 시작되었다.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에 오르게되고, 둘째 아이도 유치원을 마치고,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선다. 둘째 아이가 시계가 그려져 있는 판지(板紙)그림을 펴놓고 엄마와 시계바늘을 돌리어 가며, 하루중의 시간 알아보기 놀이공부를 하고 있다. 나는 그 광경을 보고 계절도 앞으로 돌아 나아가 기다리는 봄에 이르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한 학년씩 올랐는데 나도 어느 곳으론가 오르기 위해서는, 겨우내 움직임이 적어서 비대해진 몸을 날렵한 몸으로 몸가짐부터 갖는 노릇에 힘써야겠다. 나는 이러한 일이 곧 수신(修身)의 시작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돌연 든다. 포근한 때이니 더더욱 몸놀림을 많이 가져야겠다.
오늘은 해질 녘에 집안의 선생님들과 짧은 시간동안 베드멘트를 치고, 봄과 여름 내내 자라갈 복숭아나무와 배나무의 가지치기를 처음으로 해보았다. 사람들은 여러 개의 잔 열매보다는 몇 개이지만 실한 열매를 갖기를 바란다. 여기에 충실(充實)이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나무 한 그루도 충실(充實)히 가꾸려 할 진데, 사람도 충실(忠實)하지 않으면 어찌하랴? 처와 무래는 아이들이 놀아가며 어지럽혀놓은 들마루를 치우고 닦아내었다. 전도사님께서는 들로 다니며 냉이를 뜯어 오셨다. 땅을 밟으며 여기저기 다니며 봄이 곁에 와 있음을 체취로 냄새를 맡듯 실감할 수 있으니 더할 수 없는 봄날 오후의 한가로움이다. 한가로움 가운데의 충실(充實 혹은 忠實)함. 그 누가 말한 “텅 빈 충만(充滿)”이라는 말이 생각되어진다. 움직임의 느슨함을 갓 벗어난 우리들이 박진감 있게 내어 달리는 야생의 들짐승같이 될 필요는 없다. 그저 봄날의 유유(悠悠)한 걸음걸이면 된다.
봄은 완연(宛然)하여져서 텅 빈 들은 녹색으로 물들여져 갈 것이다. 우리들 또한 녹색의 바람을 맞으며 싱그러운 젊음으로 곧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 바람에 갇혀있던 것이 온통 풀어 해쳐지는 봄이 될 것이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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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박영근
이유범
김정옥
문창수
김귀숙
정무래
박종만
어귀녀
박병민.진선미.한솔.진솔
* 02년 2월 12일에 충남 청양의 병원을 찾았던 이유범 선생님께서 병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2월 16일에 다시 오셨습니다.
* 01년 10월 27일에 대전에서 오셔서 대전중앙병원에 입원하여 계시던 김봉상 할머니께서 02년 2월 26일에 대전 유성의 선우치매병원으로 옮겨 다시 입원하셨습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0인).성남교회안수집사회.대평교회(황찬규외4인)주식회사EG(이광형).금산군새마을부녀회(장호성외여러분).어귀녀.문창수.김귀숙.이유범.그리스도의집.이정애.정금란추부면사무소(손숙희외1인)*2.조종국외3인.수락랜드.박경희.채윤기(박현실).왕지교회.만나교회(전남홍외10인).김봉상세광교회(박승호).예수마을.대덕교회.대전서노회.김영창.박종만.신평교회.진수정.박정도.지철희(홍영기).옥천동부교회김종생(박향월.박영근).한삼천교회.추부제일교회(이윤옥).최종현.판암제일교회이종국.유인숙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