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국
누룩곰팡이로 발효
홍국(紅麴)은 쌀을 누룩곰팡이(monascus purpureus)로 발효시켜 만든 붉은색 쌀이다. 즉, 멥쌀로 밥을 지어 누룩가루를 넣고 따뜻하게 띄운 다음에 더운 기운을 빼고 볕에 말린다. 약술, 곡주(穀酒)를 담그는 데 사용한다. 또한 생선이나 육류 요리에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사용한다. 중국은 당(唐)나라 때부터 홍국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홍국쌀’이란 일반 쌀을 ‘모나스쿠스(monascus)’로 불리는 곰팡이균으로 15일에서 30일 동안 발효시킨 진분홍색 쌀이다. 발효 과정에서 분비되는 진분홍색 물질이 ‘모나콜린 케이(monacolin-K)’이며 콜레스테롤을 분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홍국쌀에 존재하는 모나스쿠스균에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 일본과 중국이 홍국쌀을 먼저 생산하였다. 우리나라는 10년 전쯤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그 효능이 입증되어 ‘건강기능식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가하였다.
곰팡이균으로 발효시킨 홍국쌀은 별다른 맛이 없으며 식품첨가물 기능을 한다. 쌀 자체는 맛이 없지만 홍국쌀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다양하다. 즉 홍국이 진달래빛을 내는 건강기능식품이므로 다른 식재료와 조화를 잘 시키면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홍국밀전병, 홍국식혜, 홍국잣설기 등을 만들 수 있다. 홍국쌀은 막걸리 비슷한 누룩향이 날 수 있어 홍국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소량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홍국쌀밥 짓는 방법은 일반 쌀 200g에 홍국쌀 1작은술을 넣는다. 홍국쌀은 씻지 않고 물에 30분 불렸다가 밥하기 직전에 섞어 밥을 짓는다. 홍국쌀밥은 바로 해서 먹는 게 가장 좋다. 도시락을 싸서 멀리 가면 온도와 시간 때문에 변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홍국쌀이 모두 발효쌀이 아니다. 발효쌀에서 ‘모나콜린 K’만 추출해 일반 쌀에 입히는 ‘코팅 홍국쌀’도 있다. 즉 모나콜린 K 함량이 발효쌀보다 1/10 정도 적다. 쌀의 가격은 모니콜린 K 함량에 따라 1kg당 3만-10만원대로 3배 넘게 차이가 난다.
발효 홍국쌀을 알아보는 방법은 쌀 전체가 진분홍색을 띄고 희끗희끗한 부분 없이 균일하게 농도가 짙어야 한다. 쌀을 잘랐을 때 속까지 붉은색이어야 발효가 잘 된 쌀이다. 한편 코팅된 쌀은 속이 하얗다. 발효쌀은 힘을 줘 누르면 부서진다. 코팅쌀은 쌀 형태가 그대로 살아 있다.
‘홍국’이란 쌀에 홍국균(菌)을 접종하여 생산한 발효(醱酵)물로서 식용에 적합하도록 제조ㆍ가공한 것으로 건강기능식품공전의 제조기준과 규격에 적합한 건강기능식품을 말한다. 홍국은 쌀(90%이상)과 홍국균(10%이하)을 이용하여 순수 고체발효(solid state fermentation)하여야 하며, 액체발효하여서는 아니된다. 모나콜린 K(monacoline K)만을 분리, 정제하여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홍국제품’이란 홍국을 주원료로 하여 섭취에 적합하도록 제조, 가공한 것으로 건강기능식품공전의 제조기준과 규격에 적합한 건강기능식품을 말한다.
유용성
홍국제품의 기능성은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cholesterol) 수치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 모나콜린 K 성분을 하루 4-8mg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개선 기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발효쌀 1/2-1큰술 내외 분량이다.
한편 주의 사항은 임신부, 수유부, 간질환 환자, 어린이, 청소년은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복통, 속쓰림, 어지럼증, 복부팽만감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 조절 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는 의사와 상담하여야 한다.
중국 명(明)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홍국은 약성이 온화하고 독성이 없고 소화불량과 설사를 다스리며,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소화기능을 튼튼하게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홍국으로 만든 술인 홍국주(紅麴酒)는 산모(産母)의 어혈(瘀血)에 약재로 쓰인다. 어혈 또는 적혈(積血)이란 타박상 등을 입은 곳에 피가 제대로 돌지 못하여 한 곳에 맺혀 있는 증세이다.
홍국이 만든 모나콜린 K(monacolin K)는 콜레스테롤(cholesterol) 저하제인 로바스타틴(lova statin)과 같은 물질로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킨다. 모나콜린 K를 8주간 복용하면 혈중 중성지방질이 30% 정도 감소하고, 우리 몸에 해로운 저밀도지단백(LDL)콜레스테롤이 25% 이상 낮아지고, 한편 우리 몸에 이로운 고밀도지단백(HDL)콜레스테롤은 증가한다고 한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물과 친하지 않아 수용성인 혈액 내를 잘 떠다닐 수 없으므로 단백질, 인지질, 유리콜레스테롤에 둘러싸여 둥글고 미세한 입자형태를 이루어 혈액 내에서 운반된다. 이 입자를 지단백(Lipoprotein)이라 부른다. 지단백에는 초저밀도 지단백(Very Low Density Lipoprotein, VLDL), 저밀도 지단백(Low Density Lipoprotein, LDL), 고밀도 지단백(High Density Lipoprotein, HDL) 등이 있다.
초저밀도 지단백(VLDL)은 중성지방을 운반하며, 중성지방은 신체 조직에서 열량원으로 쓰이며 또한 동맥경화증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초저밀도 지단백은 저밀도 지단백(LDL)으로 전환되며, LDL은 콜레스테롤을 조직에 쌓이게 한다. 한편 고밀도 지단백(HDL)은 조직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떼어내는 역할을 하므로 HDL이 LDL에 비해 우리 몸에서 좋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혈액 중에 있는 지질 성분은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지질, 유리지방산 등이며 이들 지방은 우리 몸에서 각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콜레스테롤은 세포막 성분, 담즙산 합성,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 재료로 쓰이며 중성지방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열량원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 지방이 혈액 내에 지나치게 많아지면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콜레스테롤(C27 H46 O)은 19세기 말기에 사람의 담석 중에서 발견된 동물 스테린으로, 지방 비슷한 촉감을 가진 백색 광택이 있는 인편상(鱗片狀)의 결정이다. 생물 세포의 성분으로, 특히 뇌신경 조직과 장기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생체 내에서 산생되고, 용혈물(溶血物)에 대해 적혈구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다. 콜레스테롤은 뇌신경과 호르몬 특히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담즙, 비타민 D 전구체(7-dehydrocholesterol)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성분이다.
고콜레스테롤혈증(Hypercholesterolemia)이란 혈청 콜레스테롤 농도가 240mg/㎗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원인은 1차적으로 유전적 요인, 고지방식사 등이며 2차적 원인으로 당뇨,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증후군, 신부전증 등을 들 수 있다.
정상 콜레스테롤 수치는 총콜레스테롤 200mg/㎗ 미만, 중성지방(TG) 150mg/㎗ 미만, 저밀도 지단백(LDL) 130mg/㎗ 미만, 고밀도 지단백(HDL) 60mg/㎗ 이상이다. 우리 나라 정상 성인의 혈중 콜레스테롤 평균치는 60년대 초 150~160mg/㎗에서 점차 증가하여 90년에는 185mg/㎗에 이르렀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치료 목표는 총콜레스테롤치 240mg/㎗ 이하, 저밀도 지단백(LDL) 160mg/㎗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는 대개 처음에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지만 LDL이 190mg/㎗ 이상이거나, 심질환 위험인자가 있고 LDL이 160mg/㎗ 이상일 때는 바로 약물치료를 한다.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은 다음과 같다. 식품 100g당 콜레스테롤 101 - 200mg 함유 식품(새우, 전복, 미꾸라지, 돼지기름, 마요네즈, 생크림 케이크), 201 - 300mg 함유 식품(생 오징어, 꼴뚜기, 장어, 버터, 카스테라, 대부분의 젓갈류), 301mg 이상 함유 식품(육류 내장, 달걀 노른자, 한지, 마른 오징어, 명란젓) 등이 있다.
홍국은 쌀(90%이상)과 홍국균(10%이하)을 이용하여 순수 고체발효(100% solid state fermentation)하여야 하며, 액체발효하여서는 아니된다. 모나콜린 K(monacoline K)만을 분리, 정제하여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 원료는 정선하여 이물을 제거한 후 적절한 방법으로 살균 처리하여야 한다. 원료에 접종된 홍국균이 잘 자라고 다른 미생물의 생육이 억제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여야 한다. 특히, 다른 곰팡이균에 의해 곰팡이 독소가 생성되지 않도록 한다.
글/ 박명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보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