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류시화 옮김) 일부
말이나 분류표로 세상을 덮지 않을 때 잃어버린 감각이 삶에 되돌아온다. 삶에 깊이가 되돌아온다. 자기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무엇이 내가 아닌가’를 아는 순간 ‘나는 누구인가’가 저절로 나타난다.
자기 자신을 깊이 안다는 것은 마음속에서 떠다니는 다양한 사상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미아가 되는 대신 ‘순수한 있음’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고,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은 마음의 내용물을 자기 자신이라고 여기는 동일화를 멈추는 것이다.
유일하게 진정한 행복인 ‘순수한 있음’의 기쁨은 형상, 소유, 성취, 사람 또는 사건을 통해 오지 않는다.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얻어지지 않는다. 그 기쁨은 밖에서 ‘오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당신 내면의 형상 없는 차원으로부터, 의식 그 자체로부터 발산되는 것이며, 따라서 본래의 당신 자신과 하나이다.
강력한 영적 실천 중 하나는 에고의 작아짐이 일어날 때 그것을 복구하려는 시도 없이 의식적으로 작아진 채 두는 것이다. 때때로 실행해 볼 것을 권한다... 산이 되기보다는 “천하의 깊은 골짜기가 되라.”고 노자의 『도덕경』은 가르친다. 그러면 당신의 전체성을 회복할 수 있고, “모든 것이 너에게 흘러들어 올 것”이라고.
행복을 위해서는, 행복해지는 데는, 얼마나 작은 것으로도 충분한가! 더할 나위 없이 작은 것, 가장 미미한 것, 가장 가벼운 것, 도마뱀의 바스락거림, 한 줄기 미풍, 찰나의 느낌, 순간의 눈빛……. 이 작은 것들이 최고의 행복에 이르게 해 준다. 고요하라.
저항하지 않고(무저항), 판단하지 않고(무판단), 집착하지 않는 것(무집착)—이 세 가지는 진정한 자유와 깨달음의 세 가지 측면이다.
호흡에는 형상이 없다는 사실도 호흡 알아차림이 삶에 공간을 만들어 내는, 즉 의식을 발생시키는 더없이 효과적 방법인 몇 가지 이유 중 하나이다. 호흡은 물체가 아니며 형태도 형상도 없기 때문에 훌륭한 명상 대상이다.
생각과 단어는 형상의 세계에 속한다. 그것들은 형상 없음을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나는 나의 내부의 몸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생각이 만들어 낸 오해이다. 실제로 일어난 것은 육체로 나타난 의식, 즉 ‘나는 있다.’고 하는 의식이 그 자신을 의식하는 것이다.
고요는 형태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통해서는 고요를 알아차릴 수 없다. 생각은 형태이다. 고요를 알아차린다는 것은 고요하게 멈추는 것이다. .
전체는 생각의 한계를 넘어서고, 따라서 인간의 마음으로는 불가해한 것이다. 모든 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있어 온 모든 것, 그리고 앞으로 있을 모든 것은 ‘지금’이다. ‘지금’은 시간 밖에 존재한다. 시간은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 낸 심리적인 구조물에 불과하다.
현대 문명은 외부의 것과 완전히 동일화되어 내면의 영적 차원에 무지하기 때문에 ‘늙음’이라는 단어는 주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늙음은 쓸모없음의 동의어이며 우리는 늙었다는 말을 거의 모욕으로 받아들인다. 이 단어를 피하기 위해 어르신이나 연장자와 같은 완곡한 단어를 사용한다. 최초국가(First Nation.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나라를 부르는 용어)에서 ‘할머니’는 위대한 존엄성의 상징이지만, 오늘날의 ‘할머니’는 기껏해야 귀여운 존재에 불과하다. 왜 노인은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지는가? 늙은 나이가 되면 ‘행위’보다 ‘있음’이 강조되는데, 우리의 문명은 ‘행위’에 몰두해 순수한 ‘있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형상 차원에서의 잃음은 본질 차원에서의 얻음이다. 고대 문명과 전설에 등장하는 ‘눈 먼 예언자’와 ‘상처 입은 치료사’ 같은 전통적인 인물을 보면 형상 차원에서의 크나큰 상실이나 장애가 영적 차원으로의 문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신은 의식을 잃어버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의식은 본질적으로 당신 자신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오직 자신이 소유한 것만을 잃을 수 있을 뿐이며, 당신 자신인 것을 잃을 수는 없다.
깨어 있는 행동의 세 가지 방식은 받아들임, 즐거움, 열정이다. 각각은 의식의 특정한 진동 주파수를 대표한다. 가장 단순한 일부터 매우 복잡한 일까지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그 셋 중 하나가 작동하도록 특별히 깨어 있어야 한다. 만일 당신이 받아들임, 즐거움, 열정의 어느 상태에도 있지 않다면, 자세히 살펴보면 당신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