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와 영화가 만나는 그곳, 빈스로드를 가다!
(빈스로드 정윤재, 장윤선 인터뷰)
인터뷰/정리 : 사쁘나, 조영주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윤재(이하 윤재) : 저는 중랑구에서 ‘빈스로드’를 운영하는 정윤재라고 합니다.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는 영화 프로듀서도 같이 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 기억나는 중랑구 풍경이 있어요. 들판이 많고, 공장도 많았는데요. 문화를 즐기는 공간은 많지 않았어요. 다들 부지런히 일하고 살아가기 바쁜 환경 속에서 문화를 즐길만한 여유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동네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게 많아졌으면, 문화 공간을 운영해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커피와 영화가 만나는 그곳, ‘빈스로드’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영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영화 ‘ET’를 보면 하늘을 나는 자전거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영화에 대한 매력을 느꼈어요.
장윤선(이하 윤선) : 저도 ‘빈스로드’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고양이와 행복한 공존을 하고 싶은 카페 운영자입니다. 현재 고양이도 키우고 있고, 길고양이 돌봄을 하고 있어요. 마당에 모이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고 있습니다. 길고양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년 정도지만 길고양이에 대해 알게 되면 될수록 보이는 것들이 많아지고, 동물과의 공존에 대해 생각할 부분이 많아져요. 인간과 동물이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Q. 빈스로드 공간 소개 더 들어볼 수 있을까요?
윤선 : 빈스로드를 오픈 한 지 4년 차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과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선, 대문을 열어보자!’하고 시작했어요. 동네에서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고 시작했는데, 이웃 분들이 많이 방문해주셨어요. 공간을 열 때 그때는 어쩌면 쉽게 열었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쉽게 닫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커피만을 판매하는 상업적인 공간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서로 관심사를 나누는 모임을 운영하는 곳, 이웃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이뤄나가는 곳으로 공간을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단골손님이 와서 연애 고민도 나누고, 길고양이 돌봄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길고양이 정보도 나누고요. 그리고 카페 운영 면에서 맛있는 음료를 제공하고자 트렌드를 주시하며 음료 개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가끔은 빈스로드를 통해 중랑구 문화 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것 같은 큰 부담감이 들 때도 있지만요! (웃음) 그런 부담감보다는, 이웃들과 함께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바탕으로 영화, 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채워나가고 싶어요.
윤재 : 44년 간 나고 자란 공간에서 만든 카페입니다. ‘빈스로드’는 <커피와 영화가 만나는 그곳>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요. 빈스로드는 현재 중랑구 내 카페 공간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현재 국내 영화제 게스트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어요. 영화제에서 비즈니스 PD 역할, 영화감독님, 배급사, 영화 홍보/마케팅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년 간 국내 영화제에서 국내외 많은 영화관계자 분들과 소통하고 호흡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영화 교육, 커피 교육, 카페 코칭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네요!




Q. 시네마로드 공간도 소개해주세요!
윤재 : 시네마로드는 중랑구 주민 분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영화를 촬영하는 분들에게 로케이션, 영화 촬영 장소로도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지트로도 사용하고 있어요. 일만 하다보면 지칠 수 있는 데, 시네마로드가 숲 속에 있어서 휴식 공간이 될 수 있어요. 잠깐의 휴식이 필요할 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시네마로드에서 다양한 영화제도 많이 열렸어요. 테마영화제도 재미있었어요. 뮤지컬/호러(좀비)/피자를 테마로 다양한 영화를 상영했어요. <똑바로 살아라>라는 영화가 있는 데, 공동체를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라 중랑구 주민 분들과 함께 다시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영화입니다.
Q. 빈스로드, 시네마로드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문화 행사들이었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으셨는지 궁금해요.
윤선 : 2018년 10월에 진행했던 프리마켓 ‘빈스놀이터’가 생각나요. 수익만을 내기 위해서 마켓을 준비한다면 준비가 힘들 수 있는데요! 마켓에 참여하시는 셀러 분들이 준비한 상품을 판매도 하지만 다른 셀러 분들과 서로 어울리고 교류하고자 하는 욕구도 커요! 때로는 번 것보다 사는 게 더 많다고 할 때도 있어요. 점차 방문객도 늘어나고 있고, 수익도 어느 정도 창출되었으면 합니다. 올해에도 기회가 된다면 마켓을 종종 열고 싶어요. 아이디어를 짜보겠습니다!
윤재 : ‘노리미트’라는 국제적인 축제가 기억에 남아요. 일본/대만/한국을 아우르는 기획이었죠. 중랑구 내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교류할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중랑마을넷 단체 분들도 많은 도움을 주셨고요. 노리미트 축제를 진행한 이상현 기획자와 소통하면서, 젊은 기획자 분들과 co-work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Q.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일까요?
윤재 : 중랑구에 위치한 ‘녹색병원’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어요. 영화 ‘피의 연대기’를 만드신 김보라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Q. 녹색병원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윤재 : 녹색병원 내에도 빈스로드 까페로 운영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녹색병원의 활동, 녹색병원 구성원들에 대하여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녹색병원은 공공병원은 아닙니다. 재단법인에서 운영하는 병원이지만, 공공의료를 지향하고 있어요.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 난민, 노조 등 이런 분들에게 무료 진료를 하는 인권을 중요 가치로 삼는 병원입니다. 이러한 녹색병원의 활동들, 의사와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들을 영상에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중랑구 주민분들이 녹색병원을 더 많이 이용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녹색병원 다큐멘터리는 올해 안에 완성하려고 하는 데, 완성되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고요!
Q. 중랑구에 필요한 문화적 자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윤재 : 독립영화예술전용관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극장만 있는 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아우를 수 있는 미술, 책, 카페, 영화, 교육, 한 데 묶여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예전 기획 했던 2080프로젝트가 있는데요, 청년부터 실버까지 이 공간을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남녀노소. 누구든지 이용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이러한 문화적 자원이 생겨났으면 해요. 그리고 중랑구가 진행하는 행사를 지역 내 단체들과 협업해서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청년 단체들과도 협력해도 좋고요!
Q. 동네에서 축제를 만든다면, 상상해 본 축제가 있을까요?
윤재 : 영화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영화제를 열고 싶어요. 작년에 <망우만끽>이라는 축제에 갔었는데, 공간이 너무 좋았어요. 제 가족이랑 함께 산책했던 공간, 그 공간에서 공연과 함께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은 영화제를 상상해보고 있어요. 무주산골영화제를 모티브로 하는 작은 영화제를 꿈꾸고 있습니다. 건강한 음식,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 힐링 음악가와 함께 하는 축제요!
윤선 : 중랑구 마을 안에 아름다운 공간이 많아요. 이러한 아름다운 공간에서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축제들이 자주 열렸으면 좋겠어요. 다른 구에 선례가 되는 축제가 되는 아름다운 예술제를 꿈꿔봅니다. 그리고 중랑구 마을 안에 기획자들이 많아요. 다양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에 함께 협력한다면 즐거운 축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Q. 장윤선, 정윤재 선생님에게 ‘마을’, ‘마을공동체’란?
윤선 : 마을 행사에 보다 많은 주민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함께 모이는 게 마을, 마을공동체 같습니다.
윤재 : 마을공동체를 처음 접한 건 중랑마을넷을 알게 되면서부터인데요. 중랑구 내에서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을 지속적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었어요. 다음 세대에게도 살고 싶은 중랑구를 만들어주기 위하여 다 같이 노력하는 게 공동체인 것 같습니다. 다만 ‘마을’, ‘마을공동체’라는 말이 어색할 때도 있어요. ‘마을’이라는 단어만큼이나 ‘중랑’이라는 지명으로도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