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1번>으로 이는 출판 순서에 따른 것이며,작곡 순서로 따질 경우 두 번째 협주곡에 해당한다. 아울러 공식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으나 14살 때 작곡한 E플랫 장조까지 포함시킬 경우 세 번째 협주곡이다. 하이든,모차르트의 영향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베토벤 특유의 강렬한 개성과 당당함이 묻어나는 작품으로,출판 당시 ‘대협주곡(Grand Concerto)’으로도 명명되었다.
■ 작품 배경 베토벤 음악의 근간을 이루는 음악은 피아노 음악이다.그가 생애 처음 연주한 악기는 피아노였으며,평생 고락을 같이 했던 악기도 피아노였다.그는 네 살 때부터 아버지 요한(Johann van Beethoven)의 강요에 의해 피아노를 시작해 혹독한 수업을 받아야 했지만,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BWV846–893]을 접하고부터는 피아노 음악에 진심으로 매료되어 강한 애착과 열정을 품었다.연습에 매진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늘었고, 20대가 되었을 때는 비르투오소(Virtuoso)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테크닉을 갖춘 피아니스트로 거듭났다.
따라서 1792년 빈에 입성해서도 처음에는 작곡가로서 보다는 피아니스트로 먼저 알려졌다. 당시 빈에는6,000여명의 피아노 교습생과 300여명의 전문 연주자가 있을 정도로 피아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을 때였기 때문에 베토벤에게는 자신을 알리는 데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즉흥 연주에 자신이 있었던 베토벤은 자기의 기량을 입증하고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빈에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들과 이른바 피아노 배틀(Piano Battle;두 명의 연주가가 번갈아 연주하면 그 승자를 청중들이 결정하는 방식의 연주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그와 겨룬 피아니스트 중에는 요제프 뵐플(Joseph Wolfl),다니엘 슈타이벨트(Daniel Steibelt),요제프 겔리네크(Josef Gelinek)등 당대의 유명 피아니스트들도 있었는데,결과는 항상 베토벤의 승리였다.당시 겔리네크와의 피아노 경연을 지켜본 작곡가 펠릭스 후크(Felix Hook)에 따르면 “베토벤이 연주할 때 공간과 시간이 꺼지고 온갖 지상적인 속된 것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도취와 황홀함에 취한 정령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평화와 자비를 노래하고 신비스러운 합창에 힘을 모아 다시금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갔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었다.무언인가 숭고한 것이 청중들 가슴 가득히 벅차올랐다. 음악이란 참으로 위대한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처음으로 깨달은 것이다.” 고 했으며,패자인 겔리네크와 슈타이벨트는 베토벤이 아마도 악마와 손을 잡은 것 같다며 경악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렇듯 베토벤의 역대급 피아노 실력이 알려지자 여러 출판사와 귀족들로부터 피아노 작곡 주문도 쇄도했다. 때문에 베토벤은 비교적 안정된 가운데 작곡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이상을 구현하고,선배 작곡가들의 명성을 넘어서고 싶다는 열망을 품게 됐다.하지만 이런 야심이 창작의 고통을 가중시키기도 했다.게다가 이즈음 그의 인생에 큰 장애가 되는 온갖 질병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심적,육체적 고통에도 시달리게 된다.급기야 그는 자신의 노트에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용기를 내라.아무리 육체가 쇠잔하더라도 나의 천재는 승리하지 않으면 안된다.이제 나도 스물 다섯.이젠 인간으로 완성되어 있어야 할 때이다.이제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을 정도로 성취되어 있어야 할 나이다.”
▲ 작곡연도 1795년 작곡한 B플랫 장조에 이어 두 번째로 작곡된 이 작품의 경우 작곡 연도가 분명하지 않다. 한편에서는1793년 스케치를 시작해1794년부터1795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작곡해 완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일부 음악 학자들은 베토벤이 마지막까지 작품을 수정 보완하는 성향과 초연 때 새로운 악보를 가지고 와 연주했다는 점을 들어,1797년부터1798년12월18일 초연 직전까지 작곡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초연은 헝가리 여행 중 프라하 콘빅트(Prague Konvikt)강당에서 그 자신의 독주로 이루어졌으며,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제자이자 후견인이었던 오데스칼키 후작 부인 바르바라(Anna Luise Barbara von Keglevics Odesscalchi)에게 헌정되었다.출판은 대략2년 먼저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B플랫 장조보다 아홉 달 빠른1801년3월에 이루어졌다.당시 협주곡들 중에서는 단연 스케일이 큰 작품이었기 때문에‘대협주곡’이라는 타이틀로 출판되었다.그로 인해 이 작품은 악보 출판 순서에 따라 협주곡1번이 되었다.
■ 음악 구성 전체3악장으로 되어 있는데,전편에 청년 베토벤의 기대와 희망이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 1악장 Allegro con brio 전형적인 협주곡풍의 소나타 형식으로 모차르트의 영향이 느껴지는 악장이다.도입부부터 신선하고 경쾌한 주제가 제시되어 화려하게 진행되어 간다.이어 우아한 제2주제가 펼쳐지고 힘차게 전개되다 끝이 난다. 한편,베토벤이 직접 작곡한 세 곡의 카덴차가 포함되어 있는데,이들은 곡에 한층 활기를 불어넣는다.특히, 129마디의 세 번째 카덴차는 기교적으로 난이도가 높아 명인기를 요구하고 있다.
▲ 2악장 Largo 온화하고 우아한 선율의 악장이다.자유로운 변주곡풍으로 전개되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은 풍부한 시정을 느끼게 해준다.아울러 전편에 부각된 클라리넷은 평화롭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배가시켜주고 있다.
▲ 3악장 Rondo. Allegro scherzando 베토벤다운 힘과 기백을 느끼게 해주는 악장이다.시작부터 약동하듯 전개되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는 흥분과 열기로 가득차 있으며,베토벤다운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면서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출쳐:두산백과>
■ 감상
▲ 제1악장 (18:33) 상단에
● 전곡 (38:45) 하단에 (00:00) I. Allegro con brio (18:39) II Largo (29:50) III Rondo: Allegro scherzando
* Margarita Höhenrieder, Staatskapelle Dresden & Fabio Lui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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