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부산신항 다목적부두에서 열린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 및 1.6만TEU급 한울호 출항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6.29 [사진 = 연합뉴스]"부산신항은 물류대란으로 배가 이틀 정도 기다리는 게 예사인데, 대통령 행사 한다고 며칠씩이나 배를 묶어둬 부두를 마비시키는 게 말이 됩니까."
지난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해운산업 재건 행사를 위해 부산신항을 방문한 뒤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물류대란으로 비상인 부산신항 상황을 너무 모르고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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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부산신항 다목적부두에서 열린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 및 1.6만TEU급 한울호 출항식에 참석해 있다. 2021.6.29 [사진 = 연합뉴스]30일 부산 항만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신항의 장치율은 100%를 육박하고 있다. 이는 터미널에 단 한 개의 컨테이너도 더 놓을 수 없다는 의미다. 더 이상 화물을 쌓을 곳이 없어 장치장 도로 주변에까지 컨테이너를 쌓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기업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미국으로 가는 운임은 3배가량 올라 40피트 컨테이너 1개가 1만달러를 넘어섰으며, 블라디보스토크 항로 운임도 10배가량 비싸져 20피트 컨테이너 1개 기준 3000달러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비싼 운임을 내겠다는데도 배가 없어 수출품을 해외에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40분가량의 행사를 위해 부산신항 터미널 운영사들은 큰 희생을 치렀다. 행사가 진행된 부산신항 다목적부두는 이틀간 선석을 아예 비워 이 기간에 배가 단 한 척도 왕래할 수 없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말할 때 나오는 뒷배경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 세워둔 HMM의 한울호는 이틀이나 선석에 대기해야 했다. 부산신항 관계자는 "한울호는 반나절이면 컨테이너를 모두 싣고 출항할 수 있는데 청와대 요청으로 이틀이나 가만히 머물게 했다"며 "이에 따라 당시 먼바다에는 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