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2 이야기밥 여섯번째
걷기명상을 마치고 이야기동무 선민과 지안이 도서관으로 옵니다.
얀은 하동할머니댁에서 잘 놀고 있겠지요?
'맹꽁, 맹꽁' 하던 얀의 목소리를 생각합니다.
동생이 없어 그럴까요? 언니 둘은 기운도 없고, 의욕도 없어보입니다.
도서관 데크에 나와 잠시 봄햇살과 바람을 맞으면 나아질까 싶어, 의자 들고 나옵니다.
선민은 나무바닥에 눕고 싶다고, 그런데 눈이 부시지요. 그래서 우산을 씌워 주니 '좋다'합니다.
한참을 그렇게 누워서, 또 앉아서 멍~~, 그리고는 보리밥이 들고 온 작은 그림책을 읽습니다.
비아트릭스 포터의 '다람쥐 넛킨이야기'
한때 영국 레이크지방 힐탑농장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낸 적이 있습니다. 비아트릭스 포터가 자신의 그림책 인세로 받은 돈으로 농장을 샀어요. 개발업자들이 더이상 자연을 훼손하는 일을 막을 방법으로 그랬다지요. 이 작가의 그림책 배경은 그곳의 자연이 그대로 담겨 있어요.
작가의 옛 가정교사의 여덟살 난 딸 노라에서 편지로 보낸 다람쥐이야기가 한권의 그림책이 되었지요.
아름다운 숲 속에 살던 다람쥐 넛킨과 형 트윙클베리 그리고 많은 친구들은 호수 한가운데 밤나무가 무성한 작은 올빼미 섬으로 도토리를 주우러 가게 됩니다. 그곳에는 속이 텅빈 늙은 떡갈나무에 사는 올빼미 브라운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다람쥐들은 작은 떳목을 만들어 타고 꼬리를 돛처럼 위로 한껏 치켜들고 긴 노를 저어서 그 올빼미섬으로 갔지요. 물론 작은 자루도 하나씩 가지고 말이죠. 첫날은 생쥐 세마리를 올빼미 브라운 할아버지께 선물로 드리고 도토리를 주워가도 되겠냐고 묻지만 할아버지는 묵묵부답. 그런데 너무너무 버릇없는 다람쥐 넛킨은 인사는 커녕 빨간 버찌처럼 팔짝팔짝 뛰면서 노래만 불러요. 그렇게 여섯째날, 넛킨이 바람소리를 내며 올빼미 브라운할아버지의 머리 위로 깡충 뛰어올라갔어요. 그때였어요. "쾌액!" 비명소리가 나고 다른 다람쥐들은 후다닥 흩어지고, 넛킨은 할아버지 주머니속에 있었지요. 할아버지가 넛킨을 혼내주려는데 몸부림치는 바람에 넛킨의 꼬리가 툭 끊어져 버렸지 뭐예요. 그순간 넛킨은 창밖으로 도망치고 --------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진 않지요.
우리 이야기동무 둘이 이어갑니다.
넛킨은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리고
다락방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와 브라운 할아버지에게 갔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사과드렸어요.
할아버지도 실수로 꼬리를 떼어버려서 미안하다고 했고,
넛킨에게 앞으로도 넛킨의 수수께끼를 듣고 싶다며 가끔 집으로 놀러 오라고 했고
그리고 브라운 할아버지와 넛킨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답니다.
이야기밥 여섯번째 시간은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연금술사입니다.
첫댓글 얀이 합류 준비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