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구원하는 은혜를 경험한 신자들은 그 은혜를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 이는 은혜를 체험한 사람들이 “모든 것에 대하여 무감각하고 초월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가 아무리 신비를 체험했고, 신통한 기적을 행하더라도 이웃에 대한 사랑과 실천적 관심이 없으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관계없다.
신자들은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찬송 301장), “이제껏 내가 산 것도 주님의 은혜라”(찬송 305장)라고 입으로 찬양을 돌리는 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적극적인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나타내야 한다. 은혜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큰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한국 교회의 모습은 이 은혜를 값싼 은혜로 만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교회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도 전에 모든 것을 은혜로 “덮자”거나, 은혜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방적인 선물이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은혜를 많이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 것 같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