義 옳을 의
죽이 맞는 양, 그런 듯, 의

義의 갑골문

義의 금문 義의 전문 義의 별체
義의 갑골문, 금문 및 전문 자형은 羊과 我의 합자이며, ‘옳다, 의롭다, 착하다’ 등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羊은 다른 글자의 요소로 쓰여 양의 뜻을 직접 나타내지 않을 경우, 배달말의 의존명사 ‘양(/[접사]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어떤 행동을 짐짓 취함을 나타내는 말)’의 뜻을 나타냅니다.
我가 비파형동검으로 배달인과 하나로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에서 ‘맞다, 맞추어지다, 갖추다’ 등의 어기를 함의합니다. 즉 義의 가장 기본적인 뜻은 ‘죽이 맞다’는 의미의 순우리말 ‘의(/상하 간의 도리)’의 뜻입니다. 물론 이 의를 현대국어에서는 중국어인 義를 받아들인 결과라고 표기하고는 있지만, 순우리말 본연의 어감입니다. 비파형동검이 의장이나 의식을 상징하는 도구인 것에서 규율과 제식에 맞도록 갖춘 형식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義는 순우리말 ‘의’가 함의하는 바를 화합의 상징물인 我[비파형동검]와 상태를 뜻하는 양[羊]으로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義理(의리)나 正義(정의)에서 義자 자체에 ‘옳다’, 즉 절대 진리의 뜻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객관적이거나 그 동안 관례에 맞음을 의미합니다. 大義名分(대의명분)은 ‘대체적으로 관례나 관습에 맞는 명목과 분수’의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義齒(의치)나 義父(의부), 義兄弟(의형제) 등에서 義를 ‘해 넣다, 실물의 대용품’ 등의 뜻으로 억지 정의를 내리고 있기는 하지만, 배달말의 ‘의’가 품고 있는 뜻, ‘맞는 양(/그런 듯)’을 의미합니다.
行而宜之 之謂義. 「韓愈」
행함이 마땅할 지라면, 이것을 의(義)라고 이른다.
상기 예문에서 義의 뜻은 ‘맞는 양’의 의미이며, 義의 [의] 소릿값은 우리말 고유의 소릿값이며, 그 소릿값의 어기를 나타낸 것이 義 자인 것입니다. 배달말에서 더 이상 풀이하지 않아도 됩니다.
雖有大義 無從知之. 『管子』
비록 대체적으로 의(義)가 있다고 하더라도 종래(從來)에는 지(知)라고 할 것이 없다.
(비록 대체적으로 맞는 양(/그런 듯)해도 결국은 앎이라고 할 것이 없다.)
상기 예문의 義는 사전적으로는 ‘사특하다, 옳지 않다’로 풀이합니다. 기존의 정의나 앞의 예문과는 완전히 반대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는 義자 자체에 ‘옳음’의 뜻이 있는 것이 아니며, 순우리말의 ‘의’가 ‘맞는 양, 그런 듯’의 어기(語氣)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義와 동자로 취급받고 있는 별체 羛(땅이름 의)는 羊과 弗(아닐 불)의 합자인데, 弗은 순우리말의 ‘떨다, 떨치다’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글자이며, ‘(/맞아)떨어지는 양’에서 義과 같은 어기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義爾邦君 越爾多士尹氏御事綏予. 曰 無毖于恤 不可不成乃寧考圖功. 『尙書』
의당(宜當) 너희 나라의 영주, 이에 다사(다사), 윤씨(윤씨), 어사(어사)는 나를 편안히 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라를 안정시키고 꾀하려 했던 공을 이루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상기 예문의 義는 ‘문장의 첫머리에 쓰여 구가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이 경우 해석하지 않는다. 『허사대사전·성보사』’와 같은 식으로 문법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뜻은 ‘의당(宜當)’, 즉 ‘당연히 ~해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이 경우의 義는 宜(마땅 의)와도 통용되는데, 이는 宜의 且는 ‘차곡차곡’ 쌓은 모양을 의미하며, 宀이 ‘처해진 상황이나 상태’로 ‘맞추다/맞다’의 뜻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儀 거동 의
양식(/죽)에 맞는 행사, 의

儀의 전문
儀(거동 의)의 전문 자형은 人과 義의 합자이며, ‘거동, 행동하는 짓이나 태도, 마땅하다’ 등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我가 비파형동검으로 의장(儀裝)이나 제식(制式)의 뜻을 나타내며, 羊이 양식(樣式)을 의미합니다. 즉 갖추어진 양식, 혹은 그러한 사람[人]의 행차라는 것에서 ‘(/일정한 양식을 가진) 거동(擧動)’의 뜻이며, 배달말의 ‘의’ 소릿값에 들어가 있는 하나의 어기(語氣)입니다.
儀狀(의장), 儀式(의식), 禮儀(예의 ; 존경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예로써 나타내는 말투나 몸가짐), 儀禮的(의례적 ; 의례에 맞는. 또는 그런 것/형식이나 격식만을 갖춘. 또는 그런 것), 祝儀金(축의금) 등에서 儀가 ‘의’의 뜻입니다.
上者下之儀也. 『荀子』
위에 있다면 아래의 의(儀)가 되어야 한다.
상기 예문의 儀는 義가 함의하는 ‘옳음’이란 외형적이고, 관례에 맞는 ‘의’인 것입니다.
議 의논할 의
맞는 양식의 상태, 의

議의 전문
議의 전문 자형은 言과 義의 합자입니다. 言은 ‘말’이라는 것에서 ‘드러내다’의 의미이며, 義가 ‘맞는 양(/그런 듯)’과 더하여, ‘드러내어 맞추다’의 뜻으로 배달말 ‘의’가 가지고 있는 어기(語氣)를 나타냅니다.
議論(의논), 議事(의사), 會議(회의), 議員(의원) 등에서 議가 ‘드러내어 맞추다’라는 어기의 ‘의’의 뜻입니다.
鸃 금계 의
의장용의 깃, 금닭

鸃의 전문
鸃(금계 의)의 전문 자형은 鳥와 義의 합자이며, ‘금계(錦鷄)’의 뜻을 나타냅니다. 금계(金鷄)는 꿩과의 새로 유난히 화려한 빛깔을 자랑하는데, 그와 같은 상태의 의장을 말합니다. 여기서의 義는 儀의 축약입니다.
鸃에서 [의]의 음(音)은 실제 소릿값이 아니라, 임의적으로 붙여버린 것입니다. 설문해자와 같은 초기의 자전에서 글자를 구분할 때, 형성(形聲)자로 보고 義의 [의] 소릿값에 따라버린 것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 지칭하던 우리말 명칭이 따로 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금계(金鷄)는 ‘금닭, 은꿩, 고추꿩’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㕒 산마루 의
들쭉날쭉 이어지는 언덕, 등성이

㕒의 전문
㕒(산마루 의)의 전문 자형은 厂(언덕 한)과 義의 합자입니다. 厂은 자형의 요소로 사용되어 주로 경계면이나 반듯함의 뜻을 나타냅니다. 義가 ‘들쭉날쭉’으로 쓰여, ‘들쭉날쭉한 비파형동검의 날 모양으로 이어지는 언덕’에서 배달말의 ‘등성이(/사람이나 동물의 등마루가 되는 부분/산의 등줄기)’를 나타냅니다.
檥 배댈 의
들쭉날쭉한 모양의 구조물, 멍에

檥의 전문
檥의 전문 자형은 木과 義의 합자입니다. 木는 築(쌓을 축)의 축약으로 건축물이나 구조물을 의미하며, 義가 ‘들쭉날쭉한 모양[羊]’을 나타냅니다. ‘들쭉날쭉한 모양의 구조물’로 ‘멍에(/거룻배나 돛단배 따위에서 뱃전 밖으로 내린 창막이 각목의 끝 부분)’의 뜻을 나타냅니다.
轙 수레고삐고리 의
죽을 맞추어 싣다, 채비

轙의 전문
轙의 전문 자형은 車와 義의 합자입니다. 車는 자형의 요소로 쓰여, ‘(수레에)싣다’의 뜻을 나타내며, 義가 ‘죽을 맞추다’로 여기서의 ‘죽(/옷, 그릇 따위의 열 벌을 묶어 이르는 말)’은 ‘제반 사항’을 의미합니다. 즉 필요한 제반 사항을 맞추어 놓았다는 것에서 ‘채비(/어떤 일이 되기 위하여 필요한 물건, 자세 따위가 미리 갖추어져 차려지거나 그렇게 되게 함)’의 뜻을 나타냅니다.
또 義가 ‘들쭉날쭉/깔쭉깔쭉한 모양’을 나타내어, 수레[車] 고삐 중에서 여러 마리의 말의 고삐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을 의미합니다.
羲 복희씨 희
만물의 채비를 차리다

羲의 전문1 羲의 전문2
태호(太昊) 복희씨(伏羲氏)는 삼황오제(三皇五帝) 중 수위(首位)를 차지하며, 팔괘(八卦)를 처음 만들었으며, 그물을 발명하여 백성들에게 수렵과 어로의 방법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기원전 2,800년경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전설상의 인물입니다. 대부분의 전설은 어떤 실제 했던 역사적 사실의 투영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羲의 전문 자형은 兮와 義의 합자이며, 다시 兮는 丂(공교할 교)와 分(나눌 분)의 축약인 八의 합자입니다. 여기서 丂는 이리저리 구부러져 있는 모양이며, 八과 더하여, ‘공교하게 구분 짓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의식이나 제식의 모양을 뜻하는 義와 더하여, ‘공교하게 구분 지은 제식(/일정한 격식을 갖춘)의 모양’으로, ‘팔괘와 그물’의 형상을 동시에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여기서 말하는 팔괘(八卦)란 문자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兮를 사람의 입에서 이리저리 나오는 각기 다른 소리로 보면, 그 소리를 격식화 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복희씨의 팔괘란 하늘과 땅, 음양의 조화를 부호로 나타낸 것이며, 창힐(倉頡)은 새와 짐승의 발자국을 보고 문자를 처음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는 결국 문자 발전의 단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義가 ‘죽을 맞추다’로 ‘채비’의 뜻을 나타내며, 兮가 구분자로 쓰여, ‘만물의 채비를 차리다’로 복희씨(伏羲氏)를 표상하고 있습니다.
犧 희생 희
채비하여 고하다

犧의 전문
犧의 전문 자형은 牛와 羲의 합자이며. ‘희생(犧牲)’의 뜻을 나타냅니다. 牛는 告(고할 고)의 축약이며, 羲의 ‘죽을 맞추다’의 ‘채비’와 더하여, ‘채비하여 고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희생(犧牲)은 일반적으로 ‘산 제물’을 의미하지만, 이는 고제(告祭)가 무슨 급박한 일이 생겼을 때, 살아 있는 상태의 제물을 잡아서 올렸던 것에서 생겨난 비유적인 개념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