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꽃으로 피어난 감꽃
윤홍근
초록으로 가는 길목에 서서
떨감나무 아래 금꽂이 피었다
봄을 마감하는 최후의 만찬인가
여름을 맞이하는 꽃잔치인가
금꽃에 발목 붙잡혀
지나간 풍경들 되새김길 한다
추억으로 새겨진 감꽃 목걸이
그리운 얼굴 금꽃속에서 웃고있다
#2024년윤홍근詩모음
봄
윤홍근
잠시 머무는 바람이
뼛속까지 향기로울 때가 있다
그대가 그렇다
잠시 얼굴 내미는 꽃들이
마음속까지 미소 짓게 할 때가 있다
그대가 그렇다
철없는 꽃들
윤홍근
눈이 내려도
봄꽃들이 피었다
찬바람이 불어도
여름꽃들이 피었다
그대의 따스한 맘이
내게로 와
꽃으로 피었나 보다
가을과 겨울 사이
윤홍근
가을이 지나간 가지마다
그리움 상흔들 남겨두고
동목서 사이로 낮달은 뜨고
가을보다 뜨거운 향기가 코끝을 파고든다
집앞 갈대는 노래하다 노래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집 나온 청둥오리
징검다리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발길 막고 있다
가을은 낮달 바라보며
가지 않겠다고 땡깡부리고
낮달을 입에 문 비둘기
평화의 새란 먼 기억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고 있다
가을날 보다 더 가을날 같은
아슬한 겨울 아침
가을이 주렁주렁한 가지마다에
낮달이 뜨고
추억이 되새김질 하고 있다
외투 사이로 찬바람이 부는데
가슴에는 가을 바람이 부는데
가을은 기억의 그림자 밟기
윤홍근
길거리에는 외투 깃 세우고
종종걸음치는데
찬바람 속에서도
보름달과 노랑 노랑
보름달과 빨강 빨강 하다
겨울은 문지방을 넘었는데
가을은 가지 않겠다고
땡강 부리고 있다
마지막 유혹에 몸짓으로
사람들 발길 붙잡고 있다
노랑 꽃 속에 추억 한 아름
빨강 꽃 속에 사랑 한 다발
가을이란 기억의 그림자 밟기
오늘도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