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安·瑞山詩行
26.7.12/이당
小序
歲在丙午仲夏,余偕牛耳書堂諸道友遊泰安、瑞山。
登白華山,訪太乙庵;坐蒼松下,聽松風。入海美,覽古城;臨左營,懷往事。
山川無改,世事多遷。松風洗塵,令人悟靜;古城依舊,使人思興亡。倭寇已遠,而世間烽煙未息;山河如昔,而天下太平猶為眾人所願。
旅中有所感,輒賦短章,以誌行跡,名曰《松風一路》。
第一首 題偶到白華太乙庵
偶到白華太乙庵
滄溟沃野接晴嵐
移來寶殿藏深意
坐對蒼松滌俗心
炎天照嶺林逾靜
爽籟穿松氣自涵
方知勝地安心處
一路松聲伴客還
第二首 題海美邑城
海美孤城古意深
左營無語暮雲沈
倭塵已息烽煙未息
惟願寰區久太平
跋
一程山水,一程風月;一座古城,一段歷史。
太乙庵使我知靜,海美邑城使我思和。
山水可以怡情,歷史可以鑑今。
若覽此數篇,亦能聽松風,惜太平,則此行足矣。
泰安·瑞山詩行 태안·서산 시행(詩行)
小序 (소서)
歲在丙午仲夏,余偕牛耳書堂諸道友遊泰安、瑞山。
세재병오중하, 여해우이서당제도우유태안·서산.
병오년 한여름에 나는 우이서당의 여러 도우들과 함께 태안과 서산을 유람하였다.
登白華山,訪太乙庵;坐蒼松下,聽松風。
등백화산, 방문태을암; 좌창송하, 청송풍.
백화산에 올라 태을암을 찾고, 푸른 소나무 아래 앉아 솔바람 소리를 들었다.
入海美,覽古城;臨左營,懷往事。입해미, 남고성; 임좌영, 회왕사.
해미에 들어가 옛 성을 둘러보고, 좌영에 이르러 지난 역사를 생각하였다.
山川無改,世事多遷。산천무개, 세사다천.
산하는 변함이 없으나 세상일은 많이 바뀌었다.
松風洗塵,令人悟靜;古城依舊,使人思興亡。송풍세진, 영인오정; 고성의구, 사인사항망.
솔바람은 티끌 같은 속세의 마음을 씻어 고요함을 깨닫게 하고, 옛 성은 예전 그대로 있어 흥망성쇠를 생각하게 한다.
倭寇已遠,而世間烽煙未息;山河如昔,而天下太平猶為眾人所願。왜구이원, 이세간봉연미식; 산하여석, 이천하태평유위중인소원.
왜구의 침략은 이미 멀어졌으나 세상의 전쟁은 아직 그치지 않았고, 산하는 옛 모습 그대로이나 천하의 태평은 여전히 모든 사람이 바라는 소망이다.
旅中有所感,輒賦短章,以誌行跡,名曰《松風一路》。여중유소감, 첩부단장, 이지행적, 명왈 《송풍일로》.
여행 중 느낀 바가 있어 짧은 시를 지어 이번 여정을 기록하고, 이를 『송풍일로』라 이름하였다.
第一首
題偶到白華太乙庵 우연히 백화산 태을암에 이르러
偶到白華太乙庵 우도백화태을암
우연히 백화산 태을암에 이르니
滄溟沃野接晴嵐 창명옥야접청람
푸른 바다와 기름진 들판이 맑은 산기운과 이어지고,
移來寶殿藏深意 이래보전장심의
옮겨 세운 보전에는 깊은 뜻이 깃들어 있으며,
坐對蒼松滌俗心 좌대창송척속심
푸른 소나무를 마주하니 속된 마음이 씻긴다.
炎天照嶺林逾靜 염천조령림유정
한여름 햇살이 산등성이를 비추는데 숲은 더욱 고요하고,
爽籟穿松氣自涵 상뢰천송기자함
시원한 바람은 솔숲을 지나며 맑은 기운을 머금게 한다.
方知勝地安心處 방지승지안심처
이제야 비로소 명승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곳임을 알고,
一路松聲伴客還 일로송성반객환
돌아가는 길 내내 솔바람 소리가 나그네를 따라온다.
第二首
題海美邑城 해미읍성에서
海美孤城古意深 해미고성고의심
해미의 외로운 옛 성에는 고색이 깊고,
左營無語暮雲沈 좌영무어모운침
좌영은 말이 없는데 저녁 구름만 무겁게 내려앉았다.
倭塵已息烽煙未息 왜진이식봉연미식
왜구의 전란은 끝났으나 세상의 전쟁은 아직 그치지 않았고,
惟願寰區久太平 유원환구구태평
다만 온 세상이 오래도록 태평하기를 바랄 뿐이다.
跋발
一程山水,一程風月;一座古城,一段歷史。일정산수, 일정풍월; 일좌고성, 일단역사.
한 구간의 산수요, 한 구간의 풍월이며, 한 좌의 옛 성이요, 한 토막의 역사였다.
太乙庵使我知靜,海美邑城使我思和。태을암사아지정, 해미읍성사아사화.
태을암은 내게 고요함을 알게 하였고, 해미읍성은 평화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였다.
山水可以怡情,歷史可以鑑今。산수가이이정, 역사가이가감금.
산수는 마음을 즐겁게 하고, 역사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若覽此數篇,亦能聽松風,惜太平,則此行足矣。약람차수편, 역능청송풍, 석태평, 즉차행족의.
이 몇 편을 읽는 이도 솔바람을 듣고 태평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면, 이번 여행은 그것으로 충분한 보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