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부를 북서류하는 동진강은 정읍시와 김제시, 부안군을 관통한다. 길이 44km, 유역면적 1,021㎢. 정읍시 산외면 호남정맥의 묵방산(538m)에서 발원하여 산외·칠보·태인면과 신태인읍을 적시며 북서류하면서 황해로 흘러든다. 정읍천, 고부천, 원평천은 동진강의 주요 지류를 이룬다.
조선후기 수전농법이 보편화되면서 농민들은 수확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물이 흐르는 곳에 물막이 둑인 보(洑)를 쌓고 이를 이용하여 농사를 지었다. 고부군수 조병갑은 정읍천과 태인천이 합류하는 동진강 상류에 이미 제 역할을 하는 예동보(禮洞洑)가 있었음에도 농민들을 강제동원해 1892년 5월 그 아래, 곧 정읍천과 태인천이 합류하는 이평면 하송리 지점에 새로운 보를 막았다. 만석보는 홍수가 지면 냇물이 범람하여 상류는 오히려 큰 피해를 입게 되었는데도 조병갑은 보세(洑稅)라 하여 보의 윗논은 1마 지기에 2말, 아랫논은 1말씩 징수하여 농민들의 원성을 샀다. 1894년 1월 고부봉기 당시 전봉준이 열거한 조병갑의 주요한 학정 8조항 가운데 두 개가 만석보와 관련이 있었다. ① 주민들을 동원하여 만석보를 건설하며 수세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이후 강제로 징수한 일, ⑥ 보를 쌓을 때 수백 년 묵은 나무를 강제로 베어온 일 등이 그것이다.
전봉준, 김도삼, 정익서 등 고부 군민들은 1893년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고부관아에 수세감면을 진정하였으나 강제로 쫓겨나고 말았다. 급기야 1894년 1월 10일 전봉준의 지휘 아래 1천여명의 고부 농민들은 관아를 습격하고, 만석보를 부셔버렸다. 이것이 동학농민혁명의 도화선이 된 고부농민봉기이다. 만석보는 고부농민봉기를 유발한 고부군수 조병갑 학정의 상징물이다.
1898년에 군수 안수길이 만석보를 완전 철폐했다. 만석보터에는 1973년 동학혁명기념사업회에서 세운 유지비와 1987년에 세운 만석보정화기념비, 1999년에 세운 양성우 시인의 ‘만석보시비’가 연이어 세워졌지만, 원래의 보, 곧 예동보가 있던 자리에는 아무런 기념물이 없었기 때문에 2000년 5월 11일 정읍시와 이평면이 힘을 합쳐 〈만석보유지(萬石洑遺 址)〉비를 세웠으며, 이때 만석대교 옆에도 〈만석보유지〉 표시석을 세워 두었다.
-동학농민혁명종합지식정보시스템